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최근 5년간 국내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이 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환자 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생존하게 되었고,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 암종별 발생률 대비 사망률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생존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성과의 중심에 국립암센터가 있다. 암 조기검진, 암 등록통계, 다학제적 협력 모델 제시, 암 예방수칙 제정, 호스피스 완화의료 제도화, 암 생존자 통합지지서비스 구축 등 그간 국립암센터가 일궈낸 다양한 성과들이 원동력이 되었다.
글 편집실 사진 윤선우
암 예방·진단·치료·연구의
국가적 컨트롤타워
2000년에 설립해 2001년 문을 연 국립암센터는 암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적 관리의 책임을 맡은 국가중앙암관리기관이다. 부속병원, 국가암관리사업본부, 연구소,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등 4개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가운데 암 진료·정책·연구·교육을 결합해 내부 역량을 높여왔다. 또한 국가중앙암관리기관으로서 진단부터 말기 돌봄까지 암 치료 전 주기를 아우르는 지역 완결형 암 관리 체계 확립을 목표로 전국 13개 권역암센터와 협력해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해소에 힘써왔다.
부속병원은 환자 중심의 통합적 진료 시스템으로 다학제진료 체계를 구축해 위암·폐암·간암 등 주요 6대 암을 포함한 총 15개 진료센터를 운영하며 국내 암환자에게 최적화된 표준 치료법을 개발하고 정착시키는 데 기여해왔다. 특히 국내 최초로 양성자치료를 도입하고, 스마트 병원으로 전환을 선도하는 등 환자 중심의 의료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연구소는 기초·중개·임상·정책 연구를 연계한 전 주기 암 연구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연구성과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고형암을 대상으로 차세대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 개발을 위한 대형 국책과제를 주도하며 첨단 바이오의약품 연구와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국가암관리사업본부는 2002년부터 국가암검진사업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6대 암을 대상으로 국가검진체계를 구축하고 정착시켜 국내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을 42.9%에서 72.9%까지 끌어올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는 2014년 개교 이래 석박사급 암 전문 인력 총 226명을 배출했다. 이들은 국내외 보건의료기관과 글로벌기업 및 국제기구에서 활약하며 국립암센터를 국제 수준의 암 인재 양성 허브로서 자리매김하게 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관리 체계에서도 성과를 거둬 2016년부터 교육부의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에서 지속적으로 우수대학으로 인증받아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표준 치료를 정립해 좋은 치료 제시
국립암센터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표준 치료를 정립하고 더 좋은 치료를 제시하는 역할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AI와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해 암 예측 진단 고도화, 환자 개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진료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전국에 분산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데이터를 통합·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 약 8억 6,000명의 데이터를 확보했다. 또한 고형암 치료에 세포치료를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면역세포 유전자치료제 전주기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2026년 1월 공개될 ‘제5차 암관리종합계획(2026~2030년)’ 기획을 지원하며, 국가중앙암관리기관으로서 역량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국 13개 권역암센터와 협력해 진단, 치료, 말기 돌봄까지 아우르는 ‘지역완결형 암관리 체계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위암, 간암, 대장암 등 국가암검진 가이드라인 개정을 추진해 5차 종합계획의 핵심 기반을 구축하고자 한다. 이 밖에도 전국 암환자 98% 정보가 포함된 450만 명 규모의 국가암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 정보, 국가데이터처 암환자 생존 데이터 등과 연계한 암 진단부터 치료, 추적관리에 이르는 전 주기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암 정보를 선별하고, 암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기관에 주어진 중요한 사명입니다. 진료의 우수성은 기본이며, 이에 더해 국가중앙암관리기관으로서 국립암센터가 지난 25년간 치료의 표준을 리드하고 새로운 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다고 자부합니다.”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은 표준 치료를 정립해야 좋은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는 만큼 국가 암관리 표준진료체계 구축을 위한 연구와 진료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전한다.
암환자에게 문턱이 낮은 의료기관
국민의 뇌리에 ‘암 치료’라고 하면 으레 ‘국립암센터’가 떠오른다. 암 치료와 연구라는 특수목적으로 설립된 만큼 상급종합병원이 갖춰야 할 일부 시설이 필요 없기 때문에 수술료나 진료비가 10∼20% 정도 낮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수준 높은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국립암센터가 처음 세워질 때 암환자라면 누구든 쉽게 올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기 때문이다.
‘연구중심병원’의 원조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다른 대학병원들이 연구 중심병원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기 시작했을 때 이미 국립암센터는 기초연구와 임상 진료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통합 시스템을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육종암 등 경제성만으로 판단할 경우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 희귀암 분야에서 국립암센터는 적자를 감수하고 꾸준히 연구를 지속해왔다. 특히 육종암센터를 개소해 재발성·진행성 골육종에 대한 임상시험 등 육종환자 맞춤형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생존율이 낮은 췌장암 분야에서도 한국 췌장암 환자의 역학 및 생존율 연구를 지속해 생존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희귀암인 구강암 환자를 위한 정밀치료법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 25년간 국가와 의료계가 합심해서 예방에 힘쓰고 검진이 확대된 덕분에 암을 일찍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암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적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암환자가 여전히 많고 또 그로 인해 돌아가시는 분도 많습니다. 암이 우리 국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무서운 질병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시고 국가검진을 꼭 받으시고, 혹시 의심 증상이 지속된다면 무시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으실 것을 강조드립니다.”
양한광 원장은 암과 관련해 소위 ‘카더라’와 같은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국립암센터는 표준 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암 관련 정보와 치료에서 가장 앞서고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기관, 암지식정보센터를 통한 정보 제공과 임상·기초 연구를 통한 치료 방법 개발 등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 밝혔다.
mini interview
2026년은 중장기
암 관리 계획을 실천하는 원년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
국립암센터는 설립 25주년을 기점으로 정밀의료와 데이터 기반의 혁신을 통해 암 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가암관리기관이자 정책 제안·집행 기관으로서 중장기 암 관리 계획을 10년 단위에서 5년 단위로 전환하고 있는데, 2026년이 바로 원년입니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표준 치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표준 치료의 발전을 위해 임상 연구를 통한 암 치료 발전을 도모할 계획입니다. 또 국가암데이터사업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유럽 여러 나라와 공유하며 협력해가는 가운데 새로운 치료방법을 모색해나가고자 합니다. 아울러 국민이 염려하시는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역 암센터와 진료나 연구를 함께 진행함으로써 지역 권역 암센터의 역량을 높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