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에 대응하는 의료기관이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의료계 ESG 가치를 확산하고, 혁신적이고 실현 가능성을 갖춘 ESG 경영 우수사례와 아이디어를 발굴하고자 ‘의료기관 ESG 경영 우수사례·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했다. 이번 공모전에 52개 의료기관에서 ESG 경영 우수사례 등을 출품했으며, 공정한 심사를 거쳐 최우수 수상작으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하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의 사례가 선정됐다. 취약계층 청소년의 건강과 자립을 지원하는 서울성모병원의 특화된 사업 4개를 소개한다.
글 편집실 사진 윤선우
서울성모병원은 영성구현을 통한 지속가능한 의료체계 구축을 목표로 2022년 ‘ESG 위원회’를 발족하고 전사적으로 확산·운영하고 있다. ESG 경영의 전략 방향을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병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안전한 병원, 윤리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병원’으로 정하고, 나눔 의료, 교직원 봉사활동, 친환경 캠페인 등 ESG 경영과 연관된 각종 아이템을 발굴하면서 환자 안전을 우선 시 하면서도 사회에 공헌하는 경영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공모전에 참여한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은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 영성구현을 실천하고자 시설보호아동, 자립준비청년, 학교 밖 청소년 등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지원
취약계층 청소년은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지지체계가 미약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낮으며, 신체적인 건강 이외에 감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회활동에 참여할 시기임에도 기회가 제한되어 향후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 지장을 줄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은 환경적인 어려움으로 자신도 모르게 저지른 실수, 자해, 자살 시도 등으로 몸과 마음에 상처가 많은 청소년들을 도울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맞춤형 지원사업을 고안했다.
그 첫 번째가 202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문신제거 의료비 지원사업’이다. 많은 청소년이 호기심이나 또래 문화에 영향을 받아 문신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신 때문에 학업, 대인관계, 취업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피부과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문신은 한 번에 지울 수 없어서 지원 대상자는 1년 동안 연속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43명이 이 사업의 혜택을 받았다.
두 번째는 치과 진료 지원사업이다. 치아 상태가 좋지 않지만 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치과 진료를 지원하고 있다. 사업 초반에는 충치 치료와 크라운, 충전 등 보존적 치료에 중점을 두었고, 사고나 폭행 등으로 치아가 부러진 경우도 있어 현재는 임플란트 치료도 지원하고 있다.
세 번째는 흉터 치료비 지원사업이다. 자해나 사고로 인해 생긴 흉터는 청소년들에게 심리적·사회적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부터 사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총 27명이 도움을 받았다. 자해 흉터가 있는 청소년에게는 성형외과 치료 외에도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해 심리적 치유를 함께 지원한다.
네 번째는 자립준비청년 건강검진 지원사업이다. 자립준비청년은 양육시설이나 가정에서 위탁보호를 받으며 성장하다가 보호가 종료돼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청년들로, 건강상태가 자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건강검진에서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청년 총 335명이 건강검진지원을 받고 자립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젊은 꿈을 응원하는 마음
아동복지시설에서 성장 후 성인이 된 청년은 자립생활의 어려움으로 치과 진료도 받지 못하고 홀로 고립된 생활을 하다가, 최근 치과 진료와 심리상담을 병행하면서 다시 사회로 나갈 의지를 얻었다. 학교에서 놀림과 폭력을 당하던 남학생은 충동적인 자해로 흉터가 생겼지만 비용 문제로 치료를 받지 못하다가, 흉터 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밝아지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필요한 치료 중 특히 문신 제거, 흉터 치료, 치과 진료는 국가나 민간 지원사업을 통해 도움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긴급하거나 생명 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치료가 아니라 미용적인 측면이 포함된 치료이기 때문이죠. 치아 건강은 성장기 어린이의 영양 섭취와 관련이 있고, 문신과 자해 흉터에는 내면의 아픔과 상처가 담겨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함으로써 희망과 회복의 기회를 얻어 긍정적이고 자존감을 가진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취약계층 청소년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미성년자는 법적 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 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 시설보호 아동들은 법적 보호자가 병원에 함께 내원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은 원무팀, 진료팀과 협의하여 시설 보호자 본인 확인과 동의만으로 아이들이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은 의료사회복지사 10명을 비롯한 총 16명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들은 치료진의 일원으로서, 환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심리사회적·경제적 어려움, 사회복귀·재활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고 조정하는 의료사회사업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어려운 환경에 놓인 취약계층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이 지지하고 응원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취약계층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사업은 단순히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상처를 잊고 꿈을 향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일입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삶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신을 더욱 소중히 여기겠다는 아이들, 학업·취업으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을 지켜보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우리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지원을 받은 취약계층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저도 누군가에게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라고 한다.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 김연순 팀장은 취약계층 청소년 지원사업은 지역사회 기관, 사회사업팀, 의료진 등 많은 사람이 함께 협력해서 진행하는 만큼,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닌 사회적인 관심과 따뜻함, 응원, 위로 등 다양한 의미로 전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다.
mini interview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
김연순 팀장(아브라함 수녀)
서울성모병원은 다양한 ESG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사회활동 분야에서 의료비 지원을 위한 ‘자선 예산’을 편성·집행하여 책임 있는 실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병원의 자선 예산이 있기에 사회사업팀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한 지원을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든 구성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믿습니다. 초고령사회, 다문화사회 등 급변하는 사회구조와 아동기·청소년기 등 생애주기별 이슈, 저출산, 청년실업, 정신건강 등 현재의 주요 사회문제를 면밀히 분석하며, 문제해결의 체계적인 접근을 위해 국가·민간단체의 지원 현황 등을 파악하고, 서울성모병원이 보유한 자원과 역량을 활용해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이 모든 노력이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계층을 돕고, 더 나아가 모든 시민의 건강 증진과 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