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이 늘고 인구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재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재활치료는 건강 회복뿐만 아니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영역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일정 자격요건을 갖춘 병원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를 거쳐 재활의료기관으로 지정한다. 인구 100만여 명인 경상남도 창원에서 유일하게 ‘제2기 회복기 재활의료기관’으로 지정된 희연재활병원을 방문했다.
글 편집실 사진 윤선우
보건복지부 지정 재활의료기관다운
우수한 의료 환경
재활치료는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신체 기능이 저하됐을 때 이를 회복하고 장애를 최소화해 사회 복귀를 돕는,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모든 치료를 의미한다. 따라서 ‘급성기-회복기-유지기, 지역사회 통합 돌봄’으로 이어지는 재활의료 전달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시스템을 단단하게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 희연재활병원의 자랑이다.
요양병원으로 출발한 희연재활병원은, 지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재활치료 전문병원으로 운영해왔다. 재활의학과, 내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간호사, 물리·작업·언어치료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영양사 등 총 620여 명의 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희연재활병원의 주요 역할은 중추신경계·근골격계·비사용증후군(장기간 침상안정 등으로 인한 다양한 전신기관의 기능 저하)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재활, 상지 가상현실훈련 재활, 일상생활 동작훈련 재활, 연하재활, 언어재활 등 전문재활을 시행하는 일이다. 여기에 더해 환자가 퇴원 후에도 재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통원재활센터, 재활 낮병동, 의료형 피트니스센터, 방문재활, 주택개보수 제도 등 시스템도 구축해 가동 중이다.
보건복지부 지정 재활의료기관은 인력·시설·장비·진료량·환자 구성비 등 7개 영역에서 14개 항목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희연재활병원은 현재 재활의학과 전문의 8명과 간호사 115명, 물리·작업·언어치료사 230명 등 최소 인력의 3배가 넘는 의료 인력을 갖추고 있다. 또 시설 면에서도 기준보다 4배가 넓은 5,289㎡ 규모의 치료실과 병상을 갖추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도 보행·상지훈련 등을 지원해주는 5개 기종의 재활로봇 7대를 구비한 점도 지정에 있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모든 이의 삶에 대한 존경’을 위하여
희연재활병원의 강점은 높은 수준의 인력·시설·장비를 통한 전문재활, 퇴원 후 재활과 지역사회로의 연계시스템을 갖추었다는 점이다.
“급성기 치료를 마친 환자는 ‘재활 골든타임’ 내에 전문재활을 해야 합니다. 우리 병원은 이런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재활치료를 시행하고, 퇴원 후에는 지역연계, 통원재활, 방문재활과 장기요양보험 영역의 주간보호, 방문간호, 방문요양 등 재가서비스까지 제공합니다.”
김양수 병원장은 희연재활병원이 국내 유일의 의료·복지 복합체로서, 재활 환자의 전 주기에 걸쳐 의료-복지, 의료기관-지역사회의 연계시스템을 탄탄히 구축해왔다고 자부한다.
재활의료기관의 목표는 환자가 빠른 시일 내에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희연재활병원은 ‘365일 쉬지 않는 재활’이라는 원칙을 세웠다. 재활을 멈추게 되면 환자의 운동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고, 이후 회복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재활치료는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확신에서다. 모태인 요양병원 시절부터 지켜온 ‘신체구속 폐지’ 원칙을 지금까지 고수하는 점도 이곳만의 특장점 중 하나다.
“개원 초기에 일본의 고쿠라리하빌리테이션 병원과 IMS 병원 그룹 등 여러 선진 의료기관과 교류하면서 재활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그때 배운 가르침이 환자의 손발을 묶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환자의 위험 행동을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도, 손발을 묶는 것은 인격적 침해입니다. 더구나 움직일 수 없이 종일 침대에 있게 한다면, 재활치료를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환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게 됩니다. 환자가 스스로 움직일 수 없게 한다면 재활치료를 하는 의미가 없다는 생각으로 신체구속 폐지를 선언했고, 지금까지 이 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환자 욕창 발생은 의료사고에 준하여 철저히 경계하고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내부 직원들조차 손사래를 칠 만큼 결코 쉽지 않은 목표들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구성원 모두가 희연재활병원이 내건 신조인 ‘모든 이의 삶에 대한 존경’에 공감하면서, 환자의 존엄성 확립을 위해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있다. 심평원이 개최한 ‘우리 동네 좋은 병원 미담 발굴 프로젝트’ 공모전에서, 간호사로서 자긍심을 가지게 해준 희연재활병원에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달받은 김양수 병원장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노력하는 구성원 모두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답신으로 격려를 잊지 않았다.
인간성 회복을 위한 재활이 이루어지길
희연재활병원은 제2기 재활의료기관 지정 후, 환자 개인의 기능과 목표에 맞추어 치료사와 1:1로 하루 최대 4시간 동안의 스케줄을 구성하는 등 더욱 적극적이고 집중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 비급여로 적용되던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환자의 비용 부담이 줄었다는 것도 장점이다. 4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재활병동을 비롯한 252개 병상에 환자 수보다 더 많은 인력을 배치하여, 쾌적한 입원 환경과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희연재활병원은 재활의료기관 지정에 이어 제2기 어린이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 기관, 주사제 처방률 적정성 평가 1등급 기관 지정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지역 간 의료 불균형으로 인해 지방 의료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지금, 우리 집 가까이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믿을 수 있는 병원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희연재활병원은 단순히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넘어 환자의 인권을 최대한 존중하고, 어떠한 장애가 남더라도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나답게’ 보통의 일상을 지내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자 합니다.”
김양수 병원장은 앞으로도 지역에서 언제든 믿고 찾을 수 있는 병원, 누구든 안심하고 상담할 수 있는 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한다. 그리고 마지막 당부의 말도 잊지 않는다.
“재활 환자는 약 6개월의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재활치료를 받고, 일상으로 복귀해야 합니다. 또 퇴원 후에도 지속적인 재활을 위한 지역사회 내의 지원체계가 필요하지만, 아직은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더욱 적극적으로 의료-복지를 연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싶습니다.”
mini interview
기적의 순간을 함께하는 것이
재활치료의 보람
희연재활병원 김양수 병원장
우리 병원은 요양병원을 모태로, 2020년 급성기·요양병원 이원화를 거쳐 3년간 준비한 결과 재활의료기관에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우리 구성원들은 입원 당시 누워 있던 환자가 재활을 통해 일어나고, 앉고, 걷고, 먹고,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매 순간 마주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적의 순간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퇴원 후 통원재활이나 방문재활 등으로 지속해서 인연을 이어가며 지역사회에 잘 적응하고 지내시는 모습을 볼 때도 매우 감격스럽습니다. 재활치료는 인간성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희연재활병원은 환자를 환자로만 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받을 수 있는 최선의 치료를 통해 환자가 원래의 일상으로 속히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원동력은 희연병원의 구성원, 바로 여러분임을 잊지 마시고, 자부심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