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心) 약국

비만치료제 사용 전
알아두어야 할 것들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의 문제가 아니라 당뇨병, 고혈압 등 여러 질환의 발생 위험과 사망률을 높인다. 비만인구의 꾸준한 증가와 비만치료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무관하지 않다. 비만치료제의 작용기전과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정희진 울산대학교병원 무균조제실 약사

현재 국내에서 사용이 승인된 비만치료제로는 오르리스타트(Orlistat), 날트렉손/부프로피온(Naltrexone/bupropion), 펜터민/토피라메이트(Phentermine/Topiramate)가 있다. 오르리스타트는 섭취한 지방의 약 30%를 대변으로 배출한다. 식사와 함께 복용하며, 지방변, 복부팽만 등 소화기계 부작용이 흔하다. 날트렉손/부프로피온과 펜터민/토피라메이트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한다. 날트렉손/부프로피온의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두통, 현기증, 불면증, 구강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고 아주 드물게 발작이 발생할 수 있다. 펜터민/토피라메이트의 부작용으로는 불안, 심혈관계 부작용 등이 알려져 있다.

관심 높아진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최근에는 GLP-1(Glucagon-like peptide-1) 계열 비만치료제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삭센다(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가 이에 해당한다. 이 치료제들은 음식을 섭취했을때 인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중 하나인 GLP-1의 작용을 모방해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준다. 당뇨병 약제로 개발된 성분인 만큼 당뇨병 약과 함께 복용하면 혈당이 낮아질 위험이 있다. 식약처에서는 성인 기준 체질량지수(BMI) 30kg/m² 이상이거나, BMI 27kg/m² 이상이면서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체중 관련 질환이 있을 경우 투여하도록 승인했다. 배꼽 주위를 제외한 복부, 허벅지 바깥부분, 윗팔에 피하주사하고, 주사 부위 부작용을 막기 위해 투여할 때마다 부위를 바꿔줘야 한다.

모두 저용량으로 시작해 점차 유지용량까지 증량한다. 바로 유지용량으로 시작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투여 용량과 일정을 지켜야 한다. 태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임신부와 수유부는 사용해선 안 된다.

위고비는 약물 중단 후 2개월 이상, 마운자로는 1개월 이상 피임해야 한다. 오심·구토 등 위장관 장애, 급성 췌장염, 담석증·담낭염, 심박수 증가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인 오심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감소한다. 개봉 전에는 빛을 피해 냉장 보관해야 하며, 약이 얼었거나 입자가 보이거나 색이 변했다면 폐기해야 한다. 개봉 후에는 냉장뿐 아니라 30℃ 이하에서도 보관이 가능하며 삭센다는 개봉 후 1개월, 위고비는 6주까지 사용 가능하다. 마운자로는 1회용 펜이라 한 번 사용 후 폐기한다.

서서히 증량하며 적응 기간 필요

삭센다는 하루 1회 0.6mg부터 시작해 매주 0.6mg씩, 3.0mg까지 증량한다. 투여를 잊었다면 12시간 이내라면 바로 투여하고, 그 시간이 지났다면 그날은 투여하지 않는다. 매일 같은 시간에 주사하는 것이 좋으며, 식사와 관계없이 투여 가능하다. 갑상선수질암 가족력이 있거나, 삭센다 투여 중 췌장염이 발생한 적이 있다면 금기이다. 위고비는 주 1회 0.25mg부터 시작하여 4주마다 0.25mg씩 증량해 17주 이후 2.4mg으로 유지한다. 매주 같은 요일에 하루 중 아무 때나 투여 가능하다. 투여를 잊었다면 5일 이내라면 바로 투여하고, 그 시간이 지났다면 그 주는 투여하지 않는다.

마운자로는 삭센다, 위고비에 비해 모방하는 호르몬이 하나 더 늘어난 약제이다.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의 작용이 추가되면서 포만감 조절, 인슐린 분비, 지방 대사가 더 원활해지고 구역감 같은 부작용은 줄어들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개선, BMI 30kg/m² 이상인 성인 비만환자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해서도 사용할 수 있다. 주 1회 2.5mg으로 시작하여 4주마다 2.5mg씩 증량해 최대 15mg까지 증량할 수 있다. 투여를 잊었다면 4일(96시간) 이내라면 바로 투여하고, 그 시간이 지났다면 그 주는 투여하지 않는다.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위고비 성분을 먹는 형태로 만든 약이 미국 FDA에 신약허가를 신청한 상태로, 피하주사제를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치료 목적으로 전문가 상담 후 투여

비만치료제를 사용하기 전에 비만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비만을 유발하는 질환 등이 있다면 이를 먼저 치료한다. 원인 질환이 없다면 6개월 내에 체중의 5~10% 감량을 목표로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실시하고, 식사 조절과 활동량을 늘리고, 생활 습관도 개선한다. 이렇게 해도 체중이 줄지 않았을 때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만의 기본적인 치료법은 식사치료, 운동치료 및 행동치료이며, 약물치료는 이런 치료와 함께 시행하는 부가적인 방법이다. 삭센다, 위고비, 마운자로의 적응증 기준인 체질량지수를 키와 체중으로 환산해보면 키 160cm 기준으로 BMI 27kg/m²이면 체중 69kg, BMI 30kg/m²이면 체중 77kg 이상이 되어야 식약처에서 승인받은 기준에 해당한다. BMI 25kg/m²를 적용해도 키 160cm이면 체중이 64kg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이 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데도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약물은 어디까지나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과 ‘신체 활동 증대’의 ‘보조제’이며 약물 사용만으로 비만을 해결할 수는 없다.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체중감량 효과는 섭취 열량을 줄이고 운동을 하면서 가짜약과 진짜 약을 투여했을 때 가짜약보다 효과가 있었다는 점이다. 즉, 임상시험에서도 약만 단독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병행했을 때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적응증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전문가의 처방과 교육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약물치료 시작 후 3개월 내에 5% 이상 체중감량이 없다면 약제를 변경하거나 중단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 약물 중단 시 요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 직구나 개인을 통해 사는 것은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무엇보다 비만치료제는 건강한 체중 관리를 위한 도구이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적절한 적응증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정희진

울산대학교병원에서 무균조제실을 담당하고 있는 약사. 병원 약사의 생활을 담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병원약사회 홍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