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지키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꾸준한 건강관리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네에서 나의 건강을 꾸준히 지켜주는 주치의가 필요하다. 가벼운 질병 치료는 물론이고 건강검진까지 동네 주치의와 함께 관리한다면 100세 건강은 멀리 있지 않다.
글 한성호 동아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
나와 가족을 가장 잘 아는 의사, 주치의
사람들은 흔히 ‘명의(名醫)’를 찾기 위해 유명 대학병원이나 큰 도시에 있는 유명 의사를 떠올린다. 그러나 진정한 명의는 멀리 있지 않다. 바로 내 곁에서 오랜 시간 나와 가족을 지켜주는 우리 동네 주치의다.
병은 대개 어느 날 갑자기 심각하게 찾아오지 않는다. 조금씩, 서서히 진행되며 우리 몸에 신호를 보내는데 바쁘게 살다 보면 그 신호를 놓치기 쉽다. 이때 나를 가장 잘 아는 주치의와 꾸준히 상담하고 관리를 받는다면 큰 병으로 진행되기 전에 막을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최고의 비법이다.
놓치기 쉬운 만성질환 관리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은 ‘조용한 질환’이라고 불린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몸속에서는 혈관이 손상되고, 심장과 신장, 눈, 뇌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고혈압이나 당뇨병 약을 처방받고도 약을 거르거나 생활습관을 관리하지 않아 합병증 위험에 노출된다.
문제는 합병증이 나타난 뒤에는 치료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당뇨병성 망막병증, 뇌졸중, 심근경색처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병들은 대부분 꾸준히 관리한다면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이미 생긴 병을 치료하는 것보다 병이 심해지기 전에 관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생활 속 작은 습관이 만드는 큰 변화
건강수명을 늘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생활습관 관리다. 특별히 거창한 방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식습관 싱겁게 먹고, 가공식품과 단 음료를 줄이고, 채소와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한다.
운동 하루 30분, 주 5일 이상 땀이 살짝 날 정도로 걷거나 가볍게 뛰는 것만으로도 혈압·혈당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조절은 면역력과 호르몬 균형을 지켜준다.
정기검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기적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작은 이상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습관은 혼자 실천하려고 하면 작심삼일이 되기 쉽다. 그러나 주치의와 함께하면, 개인별 상황에 맞는 조언을 듣고 꾸준히 실천할 수 있다.
왜 주치의인가?
대형 병원 전문의들은 특정 질환 치료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발생하는 작은 건강 문제부터 만성질환 관리, 예방 상담까지 전반적으로 살펴주는 역할은 주치의가 가장 적합하다.
주치의는 환자의 과거 병력, 생활습관, 가족력까지 종합적으로 알고 있어 단순한 ‘진료’가 아니라 ‘삶 전체를 아우르는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 또한 환자와 장기적으로 신뢰 관계를 쌓으며 치료 동기를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큰 병원으로 연계해주는 가교 역할도 한다.
치료보다 훨씬 값진 예방
의학이 발전하면서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건강을 잃고 나면 뒤늦은 치료는 막대한 비용과 고통을 수반한다. 반대로 예방과 조기 관리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으며,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가 훨씬 크다. 따라서 만성질환을 앓고 있든, 아직 건강하다고 느끼든,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바로 우리 동네 주치의를 찾아가는 것이다.
100세 시대, 최고의 명의는 바로 곁에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누구에게나 건강은 최고의 자산이다. 멀리서 명의를 찾지 말아야 한다. 매일 나와 가족의 건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주는, 우리 동네 주치의야말로 건강을 지키는 최고의 명의다. 작은 습관의 변화, 주치의와의 꾸준한 상담, 예방중심의 관리가 함께한다면 100세 건강을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한성호
동아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로, 일차의료와 만성질환 관리, 건강증진을 전문으로 하며, 현재 대한가정의학회 회장으로 헌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