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질환은 전신 질환에 비해 큰 장애를 일으키지 않는 질환으로 인식되나, 노년기 정서적 측면과 사회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 최근 사회적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노인 피부질환 관리는 정신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글 김지희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우리 사회는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인해 노인인구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화로 인한 피부질환도 흔한 건강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노화는 피부를 포함한 모든 신체 기관의 점진적인 기능 감소 과정으로, 피부노화는 세월이 지나며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내인성 노화와 자외선 등 외부 환경에 의한 외인성 노화로 구분된다.
노화된 피부에서는 피부의 표피와 진피의 세포 분화능력이 감소하여 손상되었을 때 재생 속도가 떨어지며 상처 치유 기능이 감소하여 이차적인 세균감염의 위험성도 증가한다. 또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 멜라닌 세포의 수와 기능이 감소해 각종 양성종양 및 악성종양의 발생빈도가 증가한다.
건조한 피부와 가려움증
노년기 피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심한 건조함이다. 피부노화가 진행되면서 각질층 내 지질과 수분의 감소로 인해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어지며, 이는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이 된다. 이를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보습 관리가 필수적이다. 하루 2회 이상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고, 특히 목욕 직후 물기가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전신에 도포하면 효과가 더욱 좋다.
뜨거운 물로 목욕하거나, 잦은 목욕, 때를 미는 행동은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습제를 꾸준히 사용하면 노인성 자반증(피부가 얇아지고 혈관이 약해져서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피하출혈이 나타나는 질환)과 만성 정맥부전 피부염(하지의 정맥 순환이 저하되어 피부가 붓고 색깔이 변하거나 가려움, 궤양이 발생하는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점의 크기·색·형태가 변하거나
출혈 발생하면 암 의심
대상포진은 노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피부질환 중 하나다. 이는 과거에 앓았던 수두 바이러스가 체내에 잠복해 있다가 노화나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등으로 인해 재활성화되며 발생한다. 피부에 띠 모양의 물집이 생기고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며,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신경통이 만성화될 수 있다. 최근에는 대상포진 예방백신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어 60세 이상 노인은 예방접종을 적극 고려하는 것이 좋다.
양성 피부종양도 노년층에서 흔히 관찰된다. 대표적인 것이 검버섯(지루각화증)으로, 이는 피부의 각질 형성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생기며, 갈색 또는 흑색의 병변으로 나타난다. 가려움이나 미용적 불편 등 증상이 있을 때는 레이저치료나 냉동요법 등으로 제거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병변은 아니다.
반면, 피부암(악성종양)은 조기 발견이 어려워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흑색종 등은 고령화와 햇빛 노출 시간 증가로 인해 발생빈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피부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원래의 점처럼 보이지만 서서히 크기, 색, 형태가 변하거나 출혈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보이면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피부암 예방, 자외선 차단 습관화가 핵심
피부암을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외선차단제 사용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자외선차단지수를 충족하는 제품 사용을 권장한다. 일상생활에서는 SPF 15~30 이상, 야외 활동 시에는 SPF 30 이상, PA++ 이상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두피나 귀처럼 노출되기 쉬운 피부 부위를 가리기 위해 외출 시 모자나 긴소매 옷을 착용해 피부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노인 피부질환은 단순히 신체적 불편함뿐 아니라 삶의 질과 정서적 안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피부가 건강하면 자신감과 사회적 활동이 증가하고, 이는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활기찬 노년기를 위해 생활 속 작은 습관을 가볍게 실천해보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노년기 건강한 피부를 위한 일상 관리
• 하루 2회 이상 보습제를 충분히 바른다.
• 목욕 직후 물기가 마르기 전 전신에 꼼꼼히 바른다.
• 뜨거운 물로 목욕하거나 각질제거 등을 하지 않는다.
•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한다.
• 피부에 이상이 있는지 잘 살핀다.
• 자외선차단제 사용을 생활화한다.
• 외출 시 긴소매 옷이나 모자 등으로 자외선을 차단한다.
김지희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및 과장으로, 아토피, 건선, 피부암, 점/모반, 흉터, 레이저 등을 전문 분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