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4일, 백일해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생후 2개월 미만 아기로, 백일해 양성이 확인된 지 4일 만에 적극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에 이르렀다. 백일해는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환 중 하나이나 이 시기의 아기는 예방접종을 시행하기 전 단계로 면역력이 없었던 상태라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백일해란 무엇이며, 어떻게 대처할 수 있으며, 또한 예방을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
글 김지은 한양대학교구리병원 감염내과 교수
백일해란?
백일해(百日咳, whooping cough)는 백일 동안 기침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병명이며, Bordetella pertussis 세균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질환이자 2급 법정감염병이다.
전염력이 강한 질환
백일해는 전염력이 강한 질환이다. 어떤 감염병에 대해 면역이 없는 인구집단에서, 한 명의 감염자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2차 감염자의 수를 의미하는 기초감염재생산 지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 전염력이 높다고 알려진 수두가 10, 코로나19가 변이종에 따라 1.4~8.9, 홍역이 12~18일 때, 백일해는 12~17로 전염력이 높아 유행을 야기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감염 발생 후 4~21일(평균 7~10일)의 잠복기를 가지며, 콧물과 가벼운 기침이 시작되는 카타르기(catarrhal stage, 1~2주)를 거쳐 발작성 기침과 흡기 시 웁소리(whooping), 구토 등 경해기(paroxysmal stage, 1~6주)를 겪게 된다. 문제는 질병을 인지할 수 있는 발작성 기침이 시작하기 전 단계인 카타르기에 전염성이 높아, 병을 진단한 시점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노출되고 난 이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환자가 한 명 확진되었다는 것은 노출된 사람들에서 연이어 추가 진단이 발생할 수 있고, 대규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접촉자 관리를 시행해야 한다.
백일해는 누가 걸리나?
2023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소규모 유행은 학교를 중심으로 발생해 만 7~18세 학령기 청소년이 전체 발생의 84.6%를 차지했다. 2024년 상반기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던 13~18세 연령은 2025년 상반기로 시기가 지날수록 60%에서 28%로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 반면, 그 외의 연령대에서는 모두 상승 양상을 보였다. 19세 이상의 환자가 6.7%에서 26.2%로 증가했고, 12개월 미만 영아에서 발생률이 0.1%에서 0.7%로 증가했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생아의 감염 경로는 부모가 47%, 형제자매가 20%, 할아버지 할머니가 8%로, 결국 어른들의 감염이 아이에게로 전파되기 때문에 면역이 없는 영유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관리가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백일해를 의심해야 하는 증상은?
2주 이상 지속되는 급성 기침이 있는 환자에서 발작적 기침, 흡기시 웁소리, 기침 후 구토, 무호흡(±청색증) 중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조건을 충족할 때 백일해를 의심해봐야 한다.
4가지 증상 중 한 가지와 함께 백일해 확진자에게 노출된 적이 있다면, 기침이 2주 미만이더라도 백일해를 의심해볼 수 있다.
2024년 국내에서 신고된 백일해 환자는 총 48,048건이며, 이 중 자료가 있는 47,637건의 증상을 살펴봤을 때, 기침이 99.8%로 가장 흔한 증상이었고, 발작성 기침이 15.4%, 웁소리가 12.3%, 호흡곤란 1.2%, 구토 3%로 확인되었다.
백일해 진단
발병 시기별로 다른 검사가 추천된다. 초기 감염 시에는 검체(비인두흡인물, 비인두도말, 객담)를 통한 PCR 검사와 배양검사가 추천되고, 경해기가 지나가면 혈청검사가 진단에 도움이 된다. 환자로 확진하기 위해서는 검체에서 배양검사를 통해 B. pertussis를 분리동정하거나 PCR 검사를 통해 특이 유전자를 검출해야 한다. 임상증상은 명확하나 검사 결과가 없다면 의사환자로 진단할 수 있다.
백일해 치료
백일해 치료에서 권장되는 항생제는 마크로라이드 계열이다. 1개월 미만의 아기에게는 azithromycin을 사용할 수 있고, 약제 투여는 5일간 시행한다. 다른 연령에서는 erythromycin 7~14일, clarithromycin 7일간 투여도 가능하다. 대체 항생제로는 trimethoprim-sulfamethoxazole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2개월 이상에서만 적응증이 되며 14일간 투약한다. 항생제 치료는 증상완화보다는 질병 전파를 막는 데 목적이 있다.
백일해 격리
백일해는 비말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표준주의와 비말주의를 준수해야 한다. 백일해 환자와 의사환자는 적절한 항생제 치료 시작 후 5일까지 격리를 시행하며,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라면 기침발생으로부터 최소한 3주 이상 격리해야 한다.
접촉자 관리
환자 치료만큼 중요한 것이 노출자 관리이다. 노출자 또한 이미 잠복기의 감염자일 가능성이 높기에 대상을 선별해 접촉자 관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 대상자는 ① 동거인, ② 고위험군(생후 12개월 미만 영아, 면역저하자, 중등증 이상의 천식 및 만성폐질환자), ③ 고위험군에게 감염을 전파할 위험이 높은 집단[고위험군 동거인, 고위험군 접촉이 예상되는 청소년 및 성인(3기 임신부), 의료종사자, 영유아돌보미, 산후조리원 종사자 등]이 대상이 된다. 이들은 노출 후 예방요법으로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진단받은 환자와 동일하게 백일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연령별 권장 예방접종을 시행해야 한다. 확진자와 마지막 접촉 후 21일 동안 호흡기 증상 발생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을 시행한다. 그 외에 ① 유증상자와 1m 이내 대면접촉을 한 경우, ② 호흡기 비인두 구강분비물을 직접 접촉한 경우, ③ 전염기 환자와 1시간 이상 한정된 공간에서 가까이 머문 경우에는 필요시 연령별 권장 예방접종을 시행해야 하며, 잠복기 동안 증상이 발생하는지 모니터링을 시행한다.
백일해 예방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이 높았으나, 1940년대 백신 도입 이후로는 급격하게 발생이 감소했다. 국내는 1958년 백신 도입, 1970년대 초까지 적극적인 예방접종을 시행해 1984년부터는 백신 접종률이 90% 이상 유지되면서 환자 발생 감소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백일해는 다양한 이유로 3~5년 주기로 유행하며, 공중보건학적 문제를 야기한다. 국내에서 백일해 예방접종은 생후 2개월부터 시작된다. 2·4·6개월에 기초 접종을 시행하고, 생후 15~18개월, 4~6세, 11~12세에 추가접종을 시행한다. 성인에서는 10년마다 접종하는 파상풍 예방접종 시기에 1회 백일해 결합 파상풍 예방접종을 시행하도록 권장한다. 예방접종을 시행할 수 없는 생후 2개월 미만의 영아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매 임신 27~36주 기간에 모체가 예방접종을 시행함으로써 가족으로부터의 백일해 전파를 차단하고, 모체의 항체가 태반을 통해 아이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아기에게 감염을 전파할 위험이 높은 집단은 예방접종을 시행해 전파차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최근 유행 감염병 동향
2025년 기준 최근 국내외에서 유행하는 감염병은 코로나19, 인플루엔자(독감), 백일해, 감염성 홍반, 수두, 뎅기열 등이 두드러지며, 각 질환의 증상 및 유행 특성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2025년에도 전 세계적으로 지역 유행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65세 이상을 중심으로 중증화 위험이 여전히 높아, 계절별 및 새로운 변이 감시와 예방접종이 주요 대책이다. 최근 변이는 전파력·면역회피 성질이 강조되며, 인후통과 같은 상기도 증상이 두드러진다.
인플루엔자(독감) 매년 반복적 대규모 유행이 이어지며,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 동시접종이 권장된다. 젊은 연령보다 고령층에서 입원과 사망률이 크게 증가하고, 전통적인 고열·근육통 외에도 갑작스러운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백일해(pertussis) 2025년 누적 환자 수가 급증해 최근 큰 유행을 보이고 있다. 성인에서도 발병이 늘고 기침 지속 기간이 길고, 기존의 소아 중심에서 확대되는 양상이다.
감염성 홍반(erythema infectiosum, Parvovirus B19) 폭발적으로 증가해 소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임산부·면역저하자 위험이 커져 유행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고열 없이 미열, 볼 발진, 근육통이 주요 증상으로 보고된다.
수두 전년보다 발생이 빠르게 늘고 소아에서 집단감염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 기존 전형적 수포 외에 미열·소양감이 동반되는 사례가 많아졌다.
뎅기열 해외 유입 및 국내 발생 모두 증가 추세로, 특히 동남아 여행 후 발열·근육통, 피부발진을 동반하는 사례가 자주 보고된다. 봄가을에 집중적으로 확산된다.
김지은
한양대학교구리병원 감염내과 교수로, 원내에서 감염내과장, 의무기록실장, 항생제적절사용관리팀장을 맡고 있다. 개개인의 감염병 치료뿐만 아니라 감염병의 크고 작은 유행으로부터 환자, 병원, 지역사회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