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 주치의

낯설지만 꼭 알아두어야 할
저온 화상과 특수 화상

화상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생하는 부상 중 하나로, 뜨거운 물이나 불과 같은 고온에 의한 화상이 대표적이다. 저온 화상과 화학 화상, 전기 화상 등 특수 화상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화상 종류별로 발생 원인과 증상이 다르며, 일반 화상보다 더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김도헌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임상과장

저온 화상

느끼지 못하는 위험성

4~5시간 정도 핫팩을 대고 자다가 깼는데 피부가 벌그스름하게 변하는 등 주변에 염증 소견이 보인다면 비교적 심하게 피부에 이상이 생긴 것이고, 간혹 신경도 손상되어 근육까지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저온 화상은 피부가 비교적 낮은 온도(44~55℃)에 장시간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는 화상이다. 전기장판을 중간 정도 온도로 설정하고 평소와 같이 이불을 덮고 누운 후 30분이 지나면 온도가 약 53℃까지 올라간다.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핫팩도 주머니에 넣고 1시간 뒤 온도를 재보면 표시된 최고온도를 훌쩍 넘겨 80℃까지 치솟기도 한다.

미국 화상학회 자료에 따르면 피부가 열에 노출되는 온도와 시간이 44℃일 때 1시간, 50℃일 때 3분, 60℃에 노출되면 8초 안에 피부를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이 파괴된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70℃ 이상이 되면 피부에 급격하게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저온 화상은 천천히 진행되어 초기에 인지하기 어렵지만 심부 손상까지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하다. 전기장판, 핫팩 등 온열 제품으로 인한 화상 환자가 자주 발생하며, 음주나 수면제 복용 후 제품을 사용하다가 잠드는 경우 위험이 더욱 커진다.

주요 원인

전기장판, 핫팩 등 온열 제품의 장시간 사용

증상

초기에는 피부가 약간 붉어지고 물집이 생기는 정도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심부 손상으로 진행되어 피부가 검게 변하고 상처 부위가 괴사될 수 있다. 명확한 손상정도를 조기에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예방법

온열 제품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사용 중간에 피부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음주나 수면제 복용 후에는 온열 제품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응급처치

초기에는 손상 정도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화상 전문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심부 손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유지하면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학 화상

잠재된 화학적 위험성

화학 화상은 일반 화상과는 증상이 다르고, 산에 의한 것과 알칼리에 의한 화상도 서로 다르다. 산에 의한 화상에서는 대부분 피부에 가피(痂皮)가 형성되나, 알칼리에 의한 화상에서는 피부가 부드럽고 촉촉하다. 통증이나 심각성은 알칼리에 의한 화상이 더 크다.

화학 화상은 강한 화학물질이 피부에 닿아 발생하는 화상으로, 즉각적인 대응이 필수다. 강산이나 강염기와 같은 화학물질은 피부뿐만 아니라 눈, 호흡기 등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특히 농축된 수산화나트륨(NaOH)이나 수산화칼륨(KOH) 등 강알칼리는 피부 깊숙이 침투하므로, 강산보다 더 심한 손상을 일으킨다. 산업 현장이나 실험실에서 발생하는 빈도가 높지만 가정에서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표백제, 유리 세정제에 포함된 암모니아 등에 의해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물질을 사용할 때는 제품 사용설명서를 꼼꼼히 읽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화학물질에 노출되었다면 가장 먼저 물로 씻는다. 화상 부위를 물로 씻는 행위만으로도 통증이 감소할 수 있다. 페놀(Phenol)에 의한 화상에서 페놀은 물에 잘 녹지 않기 때문에, 1차 물 세척 후에는 글리세롤, 기름, 비눗물 등 페놀과 결합하는 용매로 피부를 씻어내야 한다. 페놀 화상은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므로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주요 원인

가정용 세정제, 산업용 화학물질, 배터리 액체 등과 접촉

증상

피부가 빨갛게 변하고 심한 통증이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괴사가 진행되며 가피와 궤양이 형성될 수 있다. 화학물질이 증발하면서 호흡곤란을 유발하기도 한다.

예방법

화학물질을 취급할 때는 반드시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사용 지침을 철저히 준수한다.

응급처치

화학물질에 노출된 경우 최소 20분 이상 흐르는 물로 충분히 헹구어 화학물질을 제거한다. 이후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유지하며 병원에 방문하여 추가적인 치료를 받는다. 내부 손상이 진행되고 있으나 아무런 통증도 유발하지 않는 화학물질도 있으므로 방심은 금물이다.

전기 화상

보이지 않는 위험성

전기 화상의 원인이 되는 감전 즉시 심장 부정맥, 호흡정지, 경련 등이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신체를 관통하는 전류의 흐름이 머리에서 발끝으로 수직적인 경우 또는 한 손에서 다른 손으로 가슴을 통과하여 수평으로 흐르는 경우 부정맥이나 호흡정지의 위험성이 증가하게 된다.

전기 화상은 전기가 신체를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화상으로, 외부손상은 경미해 보일 수 있지만 내부 조직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감전되면 전기에 의한 조직 손상과 열에 의한 화상이 동시에 발생한다. 손상 정도는 전류의 양, 접촉 시간, 종류(교류, 직류), 통과 경로, 신체 조직의 저항도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는 교류(Alternating Current)이며 배터리나 번개는 직류(Direct Current)이다. 직류 전기에 감전될 경우 감전된 사람이 튕겨져 나가 추가적인 외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교류 전기에 감전될 경우 근육 강직성 경련이 발생하며 전류원(Current source)에서 벗어나지 못해 손상이 더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전압이라면 일반적으로 교류의 파동이 심장 부정맥(심실세동의 발생 빈도가 높다)을 더 잘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직류보다 더 위험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원인

고전압 전기 사고뿐만 아니라 가정 내에서도 전기기구 손상, 누전된 전선이 있거나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전기를 다루는 경우 등의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다.

증상

외부 손상은 경미할 수 있으나, 전기가 통과한 경로를 따라 근육, 신경, 혈관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심장마비나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예방법

전기기구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작업 시 절연 장비를 착용해야 하며, 물기가 있는 상황에서는 전기를 다루지 않아야 한다.

응급처치

전원 차단이 우선이며, 이후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심장박동과 호흡을 체크한다. 심장마비나 호흡곤란이 발생한 경우 즉시 응급처치를 시행하고,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 전기 화상도 내부 장기 손상 등을 확인해야 하므로 화상 전문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예방과 신속한 대처가 핵심

저온 화상, 화학 화상, 전기 화상은 초기 증상이 경미해 보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각한 손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저온 화상과 전기 화상은 심부 손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화상 전문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하며, 상처를 깨끗하게 유지하면서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학 화상을 입으면 즉시 상처 부위를 물로 세척해야 하며 이후 병원에서 추가적인 치료를 받는다. 이름조차 낯선 화상을 경험하는 일이 없도록, 평상시에 예방수칙 준수를 생활화하여 미리 사고를 막아야 할 것이다.

김도헌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임상과장으로 근무하며 노인화상, 중화상, 특수화상을 전문분야로 진료한다. 대한화상학회, ISBI(International Society for Burn Injuries), 대한창상학회, 대한외과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