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건강

사회적 관심과 지지가 필요한
소아 1형 당뇨병

1형 당뇨병은 주로 소아청소년에서 췌장의 베타 세포가 파괴되어 인슐린 분비가 거의 또는 완전히 중단되면서 발생한다. 인슐린 주사를 평생 맞아야 하며, 혈당조절이 원활하지 않으면 결국 만성 혈관합병증이 초래되는 심각한 질환이다. 한국 소아청소년 1형 당뇨병 역학연구에 따르면, 질환 발생률은 10만 명당 4.45명(2007~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이다.

이기형 고려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1형 당뇨병은 당뇨병의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에게 환경적 요인으로 유발된 자가면역 반응에 의해 췌장의 베타 세포가 파괴되면서 더는 인슐린을 분비할 수 없게 되어 발생한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수두·풍진·볼거리 등을 일으키는 특정 바이러스 감염, 환경 내분비교란물질, 사춘기 발현,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들 수 있다. 당뇨병 환아에서 부모가 당뇨병을 앓고 있는 비율은 1형 당뇨병 2~4%, 2형 당뇨병 80% 정도로, 유전적인 영향은 2형 당뇨병이 훨씬 크다.

급만성 동반 합병증

1형 당뇨병은 급성·만성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는데, 급성 합병증으로는 당뇨병성 케톤산증, 저혈당증이 있다. 당뇨병성 케톤산증은 1형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을 당시 혹은 진단 후에도 인슐린을 충분히 투여하지 않았을 때 나타난다. 심한 인슐린 결핍으로 인해 신체 기능 유지를 위한 에너지원으로 당분 대신 지방을 분해하면서 혈중 케톤체가 증가하여 발생한다. 호흡과 심박동이 빨라지고 심한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이 일어나며, 더 진행되면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또 다른 급성 합병증인 저혈당증은 영양 섭취량에 비해 투여하는 인슐린의 양이 많을 때 발생한다. 저혈당 증상으로는 배고픔, 졸림, 불안, 식은땀, 손 떨림, 빈맥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의식 소실, 경련, 혼수로 이어질 수 있다. 저혈당증이 발생한 경우 의식이 있을 때는 오렌지주스 등 당분이 있는 음료수나 사탕을 먹이고, 의식이 없는 경우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을 근육 주사한다.

만성 합병증은 당뇨병이 오래 지속되면서 신체의 대혈관과 미세혈관에 손상을 일으켜 발생한다. 대혈관 합병증으로 심뇌혈관계 동맥경화증으로 인한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미세혈관 합병증은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망막병증, 신부전으로 진행되어 혈액투석을 해야 하는 신장병증, 통증과 감각장애를 일으키는 신경병증이 포함된다. 만성 합병증은 일단 발병하면 원래대로 회복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예방이 최선이다. 따라서 인슐린 주사, 식사요법, 운동요법 등 적절한 치료·관리와 혈당검사를 지속적으로 철저히 이행하여, 평균 혈당을 나타내는 지표인 당화혈색소(HbA1c)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

1형 당뇨병의 증상·진단

소아 1형 당뇨병의 주요 증상은 과도한 갈증과 다음(多飮), 다뇨(多尿)나 야뇨증, 다식(多食), 체중감소, 피로감이다. 당뇨병 진단은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 위와 같은 임상증상이 있으면서 임의(무작위) 혈당이 200mg/dL 이상일 경우 확진

• 증상이 없더라도 공복혈당이 126mg/dL 이상, 경구당부하검사(75mg의 포도당을 물 250~300㎖에 녹여서 5분 이내에 마시고, 이후 30분 간격으로 2시간 동안 혈당을 측정하는 방법)상 2시간 후 혈당이 200mg/dL 이상, 당화혈색소 6.5% 이상 중 1개에 해당하는 경우 진단되며, 첫 검사일과 다른 날에 3가지 중 1가지 이상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평생에 걸친 지속적인 치료

1형 당뇨병은 평생에 걸쳐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혈당을 목표 범위 내로 유지해 급성·만성 합병증을 예방하고, 더 나아가 당뇨병 환아들이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 건전한 심리 상태를 유지하며 일상생활과 통학, 사회활동을 하게 돕는 것이 1형 당뇨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가 혈당 측정, 인슐린 주사요법, 식사요법, 운동요법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인슐린 주사요법은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으로, 매 식전과 식후 2시간, 자기 전 혈당 측정과 인슐린 주사를 통해 목표 범위 내 혈당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3~5시간 동안 작용하는 ‘초속효성 인슐린’을 매 식전 혹은 식후에 투여하며, 24~36시간 동안 오래 작용하는 ‘지속형 인슐린’은 하루 1회 주사한다. 최근에는 혈당 측정과 인슐린 주입을 자동으로 해주는 연속혈당 측정기와 인슐린 펌프가 출시되었으며, 1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생활 관리 측면에서는 식이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혈당을 빨리 올리는 단순당 섭취를 제한하고 당복합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 섬유소와 불포화지방산 섭취, 정해진 시간에 간식 섭취 등을 지키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소아청소년에서는 열량을 제한하기보다는 적절한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열량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균형잡힌 식사요법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도 혈당조절에 도움을 주는데, 운동 전후 혈당을 측정하고 사전에 저혈당에 대비한 음식을 준비한 후에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무산소운동은 근육에 많은 젖산을 만들고, 만들어진 젖산이 대사되면서 당 생성이 증가될 수 있다. 그러나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량이 늘어나면 그만큼 당 소모량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을 병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소아 1형 당뇨병이 발병하면 가족 모두가 혼란과 고통에 빠질 수 있다. 부모는 자녀의 장래에 대한 불안감과 죄의식, 아이는 혈당조절로 인한 여러 제약 때문에 부담과 좌절감을 많이 느낀다. 일상생활과 통학, 사회활동에 지장을 받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당뇨 교육 프로그램 참여, 소아당뇨 또래 그룹 활용, 원만하고 안정적인 가족관계 유지, 학교와 협력 등을 통해 환아의 혈당조절과 함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이들에 대한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실제적인 지지가 꾸준히 이루어지길 바라본다.

이기형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재직하며 갑상선질환, 당뇨병, 소아 내분비질환, 소아 비만, 성조숙증, 성장장애를 진료한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장, 대한소아내분비학회장과 대한비만학회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