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은 잠자는 동안 호흡을 멈추는 증상을 말하며, 심한 코골이와 수면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성인 환자가 많지만 소아에게서도 적지 않게 나타난다. 자는 동안 일어나는 상황을 아이 스스로 모두 인지하기 어려우므로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보호자가 세심히 관찰해야 늦지 않게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글 유신혁 단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3~5세에 발생 빈도가 높고,
소아 성장에 영향
수면무호흡 증상이 자주 발생하는데도 치료하지 않고 오랜 시간 지낸다면 전신에 걸쳐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소아 수면무호흡 환자에서 고혈압이 유발된다는 보고가 많고, 심장이 커지는 좌심실 비대나 교감신경 장애 등 여러 심혈관계 합병증이 보고됐다. 특히 소아의 경우 숨이 멈추는 증상이 빈번해지면 숙면을 방해해 성장과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아이의 수면무호흡 증상을 발견했다면 늦지 않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소아의 수면무호흡증은 상기도 폐쇄에 따른 수면 중 호흡장애라는 측면에서 성인과 유사하나, 원인·임상 양상·치료에서 차이를 보인다. 소아의 10~15% 정도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3~5세 소아에게서 발생 빈도가 높다.
구강호흡과 두통 등,
증상이 낮에 나타나기도
그렇다면 아이의 수면무호흡증은 어떤 증상으로 나타날까? 소아수면무호흡으로 인한 증상은 특징적으로 주간 증상과 야간 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낮에 생활하는 동안 나타나는 주간 증상은 구강호흡, 코막힘, 식이장애, 두통 등이며 학습장애와 행동장애가 동반되기도 한다. 밤과 수면 중에 나타나는 야간 증상으로는 코골이, 수면 중 무호흡, 뒤척임, 호흡 시 흉부와 복부의 엇갈린 움직임, 야뇨증 등이 있는데, 이러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입 냄새가 날 가능성이 큰데, 가장 큰 이유는 호흡하기 위해 막힌 코 대신 입을 벌리고 자기 때문이다. 구강호흡을 하면 구강이 쉽게 건조해져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하지만 입 냄새는 수면무호흡증의 전형적인 증상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입으로 숨을 쉬면서 나타나는 부차적인 증상이다.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것, 집중력 장애, 성장장애가 있다.
수면 질환 국제 분류 기준에 따라 진단
다음과 같은 경우에 소아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ㆍ코골이, 수면 중 무호흡, 주간졸림, 과잉행동증, 행동장애, 학습장애 등과 같은 증상이
한 가지 이상 있으며,
ㆍ수면다원검사에서 무호흡-저호흡지수가 1 이상이거나,
ㆍ폐쇄성저환기증이 코골이, 흡기비강압력파형의 평탄화, 역설적 흉복부호흡 중 하나 이상과
연관된 경우
임상적으로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를 권장한다. 수면다원검사는 하룻밤 정도 잠을 자며 여러 장비를 이용해 수면 중 상태를 분석하는 검사인데, 소아에게 시행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소아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다.
ㆍ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한 편도·아데노이드 수술 관련 고위험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
ㆍ편도·상기도의 해부학적 구조 이상과 수면호흡장애의 정도가 불일치하는 경우
ㆍ수술 치료 필요성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ㆍ수술 치료 전후 보호자가 객관적인 정보를 강력히 원할 때
숨길이 좁아진 원인을 확인하여 치료
소아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으로는 우선 비만이 꼽힌다. 비만도가 높으면 상기도 지방과 목의 피하지방이 늘어나면서 상기도 내경이 좁아져 폐쇄 증상이 더 심해진다. 편도와 아데노이드는 목 안쪽에 위치한 림프조직으로 12세까지 계속 커지는데, 이 역시 상기도 폐쇄의 원인이 된다. 이로 인해 초등학교 입학 전 소아에서 수면무호흡증이 자주 발생한다. 이 외에 알레르기비염, 천식, 다운증후군, 안면부 형성부전증, 뇌성마비 등도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진단 후 각 원인에 따라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 두개안면 수술, 양압기 적용 등의 방법으로 치료한다. 주로 편도·아데노이드 수술을 하게 되는데 소아는 성인에 비해 치료 성공률이 높다. 어른보다 목구멍(숨길)의 공간은 작은데 편도·아데노이드와 같은 림프조직은 더 크므로, 편도·아데노이드를 제거하면 그만큼 숨길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진찰상에서 편도·아데노이드가 크지 않으면 수술하기 전에 수면다원검사 등을 시행해 다른 원인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편도선염이 잦지 않고, 코골이/수면 무호흡으로 인해 편도를 제거하는 경우에는 편도 전체를 제거하는 대신 일부분을 남기고 제거해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아데노이드는 구조와 위치상 전체를 제거할 수는 없으며, 일부를 엷게 남기고 제거하게 된다.
많은 수면무호흡증 환자 보호자가 편도·아데노이드 수술 및 전신마취의 합병증을 걱정하여 수술을 주저한다. 물론 낮은 빈도로 합병증이 발생하긴 하지만, 수술하여 얻는 이득이 훨씬 클 때 수술을 권한다. 특히 최근에는 수술 후 통증과 출혈 등 합병증을 최소로 하는 피타(PITA) 수술법 등이 많이 시행되므로,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적극적으로 진단과 치료를 받기를 권한다.
유신혁
단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비염, 부비동염, 부비동종양, 코성형, 코골이, 소아이비인후과(코, 편도, 아데노이드)를 전문 분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