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보고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1,500만 명이 이른둥이로 태어나며,
국내 전체 출생아 중에서도 이른둥이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수)이 0.72명으로,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 만큼 이른둥이 케어는 매우 중요하다.
글 임주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상교수
이른둥이란?
합계출산율이 0.72명인 저출산 시대. 평균출산연령이 33.64세로 높아지고 고위험 산모가 증가하면서, 국내 출생아의 9.74%(2022년 기준)가 이른둥이, 즉 미숙아로 태어나 세상과 첫 대면을 한다. 이른둥이는 임신 37주 미만에 출생한 아기를 말한다. 2011~2021년 전체 출생아는 47만 1,000명에서 26만 1,000명으로 45%가량 줄었지만, 같은 기간 전체 출생아 중 이른둥이(조산아, 저체중아)비율을 보면 조산아는 6%에서 9.2%로 1.5배가 되었고, 저체중아는 5.2%에서 7.2%로 1.4배가 되었다. 이른둥이 중에서도 재태주수 32주 미만, 출생체중 1,500g 미만의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는 초고위험군인데, 0.13%에서 0.78%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저출산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지금, 이러한 고위험 신생아를 성공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른둥이 치료 방법으로 의학적·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최근에는 부모와 아기의 상호작용 등을 통한 보조적 치료가 대두되고 있으며,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캥거루 케어이다.
이른둥이의 치료
국내 극소 저체중 출생아의 생존율은 2014년 84.9%에서 2022년 89.9%로 크게 향상되었다. 하지만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 중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 동맥관개존증(동맥관이 출생 후에도 닫히지 않고 계속 열려 있는 질환), 패혈증, 뇌실내출혈, 백질연화증(산소결핍으로 뇌실 주변의 백질 부위가 괴사되는 증상), 괴사성장염, 미숙아망막증 등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운동·인지 발달 지연, 뇌성마비, 시력·청력 문제 등을 마주할 가능성이 높아 퇴원 후에도 꾸준히 추적 관리해야 한다.
캥거루 케어란?
‘캥거루 케어’란 배 주머니 속에 새끼를 보듬고 키우는 캥거루처럼 이른둥이를 인큐베이터 밖으로 꺼낸 후 엄마가 아기와 피부를 맞대고 안음으로써 엄마의 체온이 전달되도록 하는 보조적인 치료 방법이다. 피부와 피부를 접촉시켜 이른둥이의 순차적인 감각발달을 돕고, 엄마와 아기 모두 정서적·육체적으로 안정을 얻을 수 있다. 의료 환경이 열악했던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이른둥이를 돌보는 방법으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국내를 비롯한 여러 선진국에서 이른둥이의 보조적 치료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대학병원에서는 협소한 공간,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면회를 제한하면서 캥거루 케어 시행률이 낮았으나, 효과가 널리 알려지면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캥거루 케어의 효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이른둥이를 대상으로 캥거루 케어를 시행한 결과, 평균 입원 기간이 캥거루 케어를 시행하지 않은 그룹보다 짧았으며, 퇴원 시 평균체중이 증가했고, 이른둥이 치료 중 흔히 나타나는 합병증(패혈증, 무호흡, 저체온증)도 감소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른 연구에서도 조기사망 위험이 낮아지고, 신생아 패혈증·저체온증·저혈당증 등이 감소해 캥거루케어의 긍정적 효과를 확인했다. 또 완전 모유수유에 성공하는 확률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같이 캥거루 케어는 신생아의 전반적인 생리조절기능을 향상함으로써 장기 예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연구들은 캥거루 케어를 통한 피부 대 피부 접촉이 이른둥이의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인체 내 미생물 생태계) 발달로 이어져 장기적으로는 질병 이환율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유발한다고 보고한다.
캥거루 케어는 아기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모의 자존감과 감수성을 높이고 걱정과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또 엄마의 불안 감소, 역할 수행에 대한 자신감과 만족도 상승 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보고되었다.
캥거루 케어의 진정한 의미
캥거루 케어를 적용함으로써 엄마는 아기에게 혼자가 아님을, 엄마가 아기를 응원하고 지켜주고 있음을 알려줄 수 있다. 세상 빛을 일찍 보게 된 이른둥이들은 엄마의 따뜻한 보살핌과 가족의 격려 덕에 씩씩하게 치료를 견뎌내고, 건강하게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퇴원하고 있다. 캥거루 케어를 거듭할수록 아기와 엄마뿐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의료진의 기쁨도 커지는 것을 느낀다.
임주희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신생아집중치료실 진료뿐 아니라 다양한 신생아·미숙아 질환, 미숙아들의 성장발달에 대한 장기 추적을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