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사회 환경의 변화로 인해 결혼 연령이 점점 높아지며 출산 연령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출산 연령이 높다고 해서 모두 위험하지는 않지만 ‘고위험 임신’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글 강윤단 단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면밀한 진찰과 상담이 산전 관리의 기본
고위험 임신이란 임신 전 혹은 임신 중에 발생한 상황으로 인하여 산모나 태아, 신생아의 건강에 위협이 되는 경우를 말하며, 전체 임신의 20~30%에 달한다. 고위험 임신으로 분류되더라도 발견 즉시 적절히 대처하고 관리해 합병증을 막는다면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지켜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다.
고위험 임신인 경우 일반 임신보다 주치의와의 면밀한 상담이 더욱더 중요하다. 산모 또는 태아의 안녕 상태를 평가하는 일반적인 산전 관리에 더하여 각 질병의 특성과 임신에 미치는 위험 정도에 따라 개별화된 산전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 산모는 임신 28주까지 4주 간격, 36주까지 2주 간격, 36주 이후부터는 매주 산전 진찰을 받아야 하는데, 고위험 임신 산모는 어떤 문제를 가졌는지에 따라 의사의 판단하에 산전 진찰 간격을 조정할 수 있다.
산모 상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모든 고위험 산모가 이 정도로 자주 병원에 다녀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없다. 고위험이더라도 질병이 잘 조절되는 상태라면 일반 산모와 비슷한 정도만 다녀도 되지만,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경우에는 1주일에 두 번 이상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
기저질환 관리를 위한 약 복용
기저질환이 있어 임신 전부터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임신 후 복용을 중단해야 할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약은 기저질환과 약의 종류에 따라 임신을 전후하여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약, 성분을 바꾸어서 복용해야 하는 약, 복용을 중단해야 하는 약 등으로 나뉜다. 자의적으로 복용을 중단하면 오히려 기존 질환이 악화되어 산모와 태아가 위험할 수도 있고, 임신 중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약물도 있으므로 임신 전후 복용하는 약물이 있다면 반드시 주치의에게 알리고 상담을 받아야 한다. 임신 또는 수유 중 복용하는 약물의 안전성은 마더세이프 상담센터 홈페이지(mothersafe.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화(1588-7309)와 문자 상담도 가능하다. 약학정보원 의약품검색 사이트에서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므로 혼자 판단하지 말고 정보를 참고하여 담당 의료진과 논의 후 결정하기를 권한다.
산모에 따라 달라지는 적정 신체 활동
일반적으로 산모에게 걷기, 가벼운 달리기, 수영 등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일주일에 5~7일 정도, 하루 30분 정도를 실천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고위험 산모의 경우 무조건 안정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산모의 질환이나 산과적 합병증에 따라 개별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이 있는 임신부에게는 중등도 운동을 하는 것이 추천되며, 하루 30분 정도로 빠르게 걷기 등을 매 식사 후 10분 정도 시행한다. 임신성고혈압이 발생한 임신부는 운동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 운동이 혈압을 높일 수 있고, 근육으로 혈류가 증가해 태반 내 혈류를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조기진통 산모에서는 침상 안정을 많이 권유해왔다. 하지만 침상 안정이 조기 진통을 예방하거나 조산을 방지한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으며, 장기간 침상 안정을 취하면 정맥혈전증, 근감소 등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산모 상태에 따라 어느 정도 보행을 하는 것이 좋다.
유산·조산 위험성 인지하기
고위험 임신에서는 유산과 조산의 확률이 높다. 임신을 계획하는 시기부터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고, 임신 중에도 산전 관리를 면밀히 해야 건강한 출산을 기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당뇨병이 잘 조절되지 않는 산모의 경우 유산은 최대 25%(평균 11~22%), 조산은 최대 26%(평균 6.8%)까지 증가할 수 있다. 기저질환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개별화된 산전 관리가 중요하다. 고혈압, 천식, 비만, 당뇨병, 갑상샘 관련 질병 등이 있는 고위험 임신의 경우 의사와 자세한 상담을 통해 자궁내감염 등 합병증 발생을 줄여야 한다.
분만 방법은 한 가지를 고집하지 않도록
전치태반, 태아곤란증 등 수술의 적응증이 있는 경우 제왕절개분만이 불가피하다. 고위험 임신 중 임신성당뇨병 등으로 인해 태아가 과도하게 크거나 산모가 비만인 경우에도 제왕절개분만의 빈도가 증가한다. 그러나 고위험 임신 산모라고 해서 모두 제왕절개분만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일반 임신과 마찬가지로 자연분만이나 제왕절개분만 중 한 가지를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산모와 태아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므로, 산모와 태아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의료진과 상담하여 적절히 선택한다면 안전하게 분만할 수 있다.
강윤단
단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고위험 임신, 습관성유산, 국제진료, 일반산부인과 진료를 전문 분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