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야기 + 테마특강

ADHD’라고 하면 학교 수업 중에 돌아다니면서 쉴 새 없이 떠들고 물건을 잘 못 챙기는 아동의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ADHD에는 다양한 모습이 존재하며, ADHD를 치료하지 않으면 또래 문제, 학업 저조, 자존감 저하, 반항 및 공격적 행동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안송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사진 송인호

생각보다 흔하지만 
발견되지 못하는 ADHD

ADHD로 진단받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국내 연구에서는 ADHD 발병률이 5.9~8.5%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3~8%, 평균적으로 5%라고 한다. 즉,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ADHD를 과잉 진단하는 것은 아니다. ADHD로 치료받는 아동의 유병률을 살펴보면 0.8%에 불과해 많은 아동청소년이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인의 경우 국내는 1.1%, 전 세계적으로는 3.4% 정도라는 사실이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져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유전·환경적 원인과 뇌 발달의 문제

정신과적 질환은 유전과 환경 양쪽이 상호작용을 하며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DHD도 가족력, 저체중, 조산, 충분한 제한 설정을 경험하지 못하는 양육환경, 납과 같은 중금속 노출, TV·핸드폰·컴퓨터와 같은 미디어 노출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뇌의 기능과 영상을 연구해보면 통제, 집중, 정보처리 등을 담당하는 전전두엽 기능이 저하된 소견을 보인다. 아래의 뇌 그림에서 보라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인지조절과 관련한 뇌 부위이다. ADHD 아동청소년의 뇌기능영상 연구를 살펴보면 이와 같은 영역의 기능이 저하된 소견을 보인다. 즉, ADHD 아동청소년 뇌 안의 브레이크가 잘 작동하지 않아 선택적인 집중, 충동 억제, 각성 조절 등에 어려움이 생긴다.

다양한 증상이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ADHD

산만하다고 다 ADHD는 아니다. 아동청소년의 나이와 그간 받아온 훈육, 가정환경, 최근 생활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집중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요인을 분석하고 교정하면서 진찰해나간다. 보통은 집중력과 통제력이 또래와 2~3년 정도 차이가 나고, 만 5세가 지나도록 또래에 비해 산만하고 충동적일 경우 ADHD를 의심해본다.

진단 기준에 따라 증상을 구분한다면 주의산만, 과잉행동 및 충동성으로 나눌 수 있다. 증상이 특정 상황에서만 두드러지게 보이기도 하며 성별에 따라 차이도 보이기도 한다. 나이를 먹으며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적어도 학교와 집과 같이 두 군데 이상의 상황에서 증상이 뚜렷하게 보여야 한다.

할 일을 잊거나 
끝맺기 어려운 주의산만

주의산만은 해야 할 일을 잊어버리거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부모나 친구의 말을 흘려듣고 중간에 딴생각을 하며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하는 모습을 일컫는다. 자신이 좋아하거나 재미 있어 하는 일에는 집중하는 것을 잘하지만, 지루해서 집중할 때 정신적인 노력이 많이 드는 일에서는 일반 아동과 비교해 집중력에 큰 차이를 보인다.

이 상황에서 부모님이 격려하고 칭찬하면 일반 아동은 끝까지 과제를 수행해내지만 ADHD 아동은 미루려고 하고 정말 오랜 시간을 주고, 난도를 낮춰도 끝맺지 못한다. 또 아동청소년이 해야 할 일을 스스로 하지 않아 부모가 잔소리를 하게 되는 일이 있는데 이때 아동은 일을 끝맺기도 전에 딴 일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ADHD 진단은 아동청소년의 임상증상에 대한 면담과 설문검사, 심리검사 등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이후 틱, 불안장애, 우울장애, 학습장애, 반항장애, 지적장애 등 동반질환이 있는지 확인한다.

과잉행동과 충동성도 증상 중 하나

과잉행동은 차분하게 앉아 있거나 행동하지 못하고 위험한 행동을 하거나, 뛰어다니거나, 말을 끊임없이 하는 것을 말한다. 학교나 공공장소처럼 집보다 더 조심해야 하는 환경에서 증상이 두드러지며, 아동이 흥분할 때 더 쉽게 관찰된다. 과잉행동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줄어들긴 하지만 작게 꼼지락거리거나 들썩이거나 차분히 앉아서 일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인다.

충동성은 끝까지 듣지 않고 대답하거나 말보다 손이 앞서 행동하는 것,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는 것,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견디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런 만족지연의 어려움은 이차적으로 학습 등의 수행 능력에도 영향을 준다.

이 외에도 감정 통제에 어려움이 있어 쉽게 흥분하거나 화를 내고 후회하며, 승부에 집착하고, 즐거울 때도 웃음을 멈추기 어렵다. 또 타인의 미묘한 표정이나 감정을 주의 깊게 살피지 못하고 엉뚱하게 친구의 마음을 추측하거나 충동적으로 말을 뱉어 갈등이 생긴다. 그리고 자극적인 놀이에 몰두하다 보니 게임중독이나 음주, 흡연, 가출 등 품행 문제를 보인다. 부모나 선생님, 친구의 부정적인 피드백에 노출되어 우울, 불안과 같은 기분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성인 ADHD의 경우 직업을 충동적으로 자주 바꾸거나, 음주, 흡연, 쇼핑을 절제하지 못하고, 과속운전 등 과잉행동을 보인다. 주의산만의 경우 오랜 시간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를 완수하지 못하고 미루며, 벼락치기를 하거나, 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하거나 스케줄 관리가 안 되고, 머릿속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대화할 때 뒤죽박죽 말하는 등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적절한 시기에 진단받고 
충분히 치료받아야

ADHD 진단은 아동청소년의 임상증상에 대한 면담과 설문검사, 심리검사 등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이후 틱, 불안장애, 우울장애, 학습장애, 반항장애, 지적장애 등 동반 질환이 있는지 확인한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나뉘며 비약물치료는 상담치료, 부모 교육과 훈육방식의 변화, 작업기억 훈련, 뉴로피드백 등이 있다.

약물 치료의 경우 약 2년간 치료한 뒤 경과를 관찰해 치료 종결을 결정한다. 50~80%가 청소년기에도 증상이 지속되고 이후 성인기에도 35~65%는 증상이 남는 경우도 있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치료를 결정할 경우 장기간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뇌의 성숙이 이루어지고, 시행착오를 통해 경험이 축적되고, 스스로 ADHD 증상을 인식하고 고치려고 노력한다면 호전되므로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문헌

1) ADHD 바로 알기 사이트(http://www.adhd.or.kr/main/)

2) 『소아정신의학』 (대표저자·편집인 홍강의)

3) Park, S., Cho, M. J., Chang, S. M., Jeon, H. J., Cho, S. J., Kim, B. S., & Hong, J. P. (2011). Prevalence, correlates, and comorbidities of adult ADHD symptoms in Korea: results of the Korean epidemiologic

catchment area study. Psychiatry research, 186(2-3), 378-383.

4) Park, S., Kim, B. N., Cho, S. C., Kim, J. W., Shin, M. S., & Yoo, H. J. (2015). Prevalence, correlates, and comorbidities of DSM-IV psychiatric disorders in children in Seoul, Korea. Asia Pacific Journal of Public Health, 27(2), NP1942-NP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