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이야기 + 미디어 속으로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이 잦은 현대인에게 손목 통증은 안고 가는 별거 아닌 일쯤으로 치부되곤 한다. 하지만 손목 통증을 방치하면 수근관증후군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사무직 직장인뿐만 아니라 집안일을 하느라 손을 많이 사용하는 중년 이후 여성에게도 많이 나타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편집실 / 감수 정유석 단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사진 SBS <낭만닥터 김사부 2>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에서 국내 유일 트리플 보드 외과의인 김사부는 대형 병원을 홀연히 떠나 시골에 있는 돌담병원을 이끌어나간다. 외과과장으로서 열악한 환경에서 수많은 외상환자를 살려내며 외상전문병원의 모습을 갖춰가는 듯했지만, 새로운 재단 이사장과 병원장이 등장하면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총체적 난국에 빠진다. 설상가상으로 손목에 이상 증세가 나타나 수술실에서 메스를 떨어뜨리는 지경에 이른다. 김사부는 수근관증후군을 극복하고 환자들을 위해 다시 메스를 잡을 수 있을까?

모두에게 찾아올 수 있는 질환

수근관증후군은 손목 앞쪽의 피부조직 밑에 뼈와 인대들로 이루어진 작은 통로인 수근관이 여러 원인으로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증가하면서 정중신경(median nerve)이 손상돼 손바닥과 손가락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며, 흔히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알려져 있다. 팔에 나타나는 신경 질환 중 가장 흔하며, 평생 수근관증후군을 앓을 확률이 50% 이상이라고 한다.

수근관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근관 단면을 축소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수근관을 덮고 있는 인대가 두꺼워져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것이다. 또 손목 부위의 골절이나 탈구로 수근관이 좁아지고 정중신경이 눌리면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러한 골절 후에 뼈가 잘못 붙거나(부정유합) 붙지 않는(불유합) 등의 후유증으로 처음에는 증상이 없었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증세를 보일 수도 있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발생하지만, 40~60세 사이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고 특히 설거지, 걸레질 등 집안일을 하느라 손과 손목을 자주 사용하는 중년 여성에게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질환이다. 또 원래는 증상이 없다가 임신 후 증상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 출산하면 자연스레 증상이 사라진다.

밤에 더욱 심해지는 통증

수근관증후군의 특징적인 증상은 손목 통증과 함께 엄지와 검지, 중지 및 손바닥 부위의 저림 증상이 밤에 심해진다는 것이다.

수면 중 손 저림과 타는 듯한 통증을 느껴서 잠에서 깨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손목을 털거나 주무르는 등 손과 손목을 계속 움직이면 통증이 가라앉기도 한다.

정중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이 심한 경우 저림 증상이나 감각저하를 넘어 엄지 근육의 쇠약과 위축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은 보통 간헐적으로 손과 손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했을 때 나타난다.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

2020.01.06.~2020.02.25.

출연 : 한석규, 이성경, 안효섭, 김주헌 등


인생을 통째로 다시 생각하게 된 노력형 공부천재와 행복을 믿지 않는 타고난 수술 천재 외과 펠로 2년 차들이 한때 ‘신의 손’이라 불렸던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를 만나게 되면서 인생의 진짜 낭만을 배워가는 내용을 그린 드라마.



정확한 검사는 필수

수근관증후군은 흔한 질환이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감각신경은 물론이고 운동신경까지 손상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수근관증후군이 의심되면 우선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비슷한 증상을 가진 여러 질환과 구별해야 하고, 또 환자의 상황에 따라 원인이 다양하므로 정확한 검사는 필수다. 손과 손목을 진찰하는데, 손목을 두들길 때 저린 느낌이 있으면 수근관증후군일 가능성이 크다. 방사선 촬영으로 골절이나 관절염과 같은 다른 질환을 확인한다.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최고의 치료지만,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세가 가벼운 초기에는 손목의 무리한 사용을 자제하고 물리치료, 약물치료, 수근관 내 스테로이드 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를 시도한다. 가장 근본적인 치료는 외과적 수술로 수근관을 넓히는 것이다. 신경 손상이 심하거나 비수술적 치료를 해도 호전이 없는 경우 수술을 진행한다. 비교적 간단하고 결과가 좋은 편이라 조기에 수술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

수근관증후군 예방을 위한 뚜렷한 방법은 없다. 키보드나 마우스 사용 시 적절한 받침대 등을 사용하여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고, 걸레질이나 행주 짜기 등 반복적으로 손목을 사용하는 행동은 자제하고, 통증이 있는 경우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과체중과 운동 부족도 수근관증후군 유발 요인 중 하나이므로 체중 관리에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