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이야기 + 소통 의료현장

지난 6월, 코로나19 지역감염이 수도권과 충청, 호남권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였지만 울산 지역은 100일째 지역감염자 발생 수 ‘0’을 기록하고 있었다. 전국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잇따르는 상황에도 울산이 우수한 방역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과 불철주야를 가리지 않은 의료진, 공무원 등 모두의 노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국가지정 음압병상 4병상을 추가로 확보해 코로나19 2차 감염 유행에 대비하고 있는 울산대학교병원을 찾았다.

편집실 / 사진 송인호

방역 최전선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울산대병원은 울산시 재난대책본부단을 이끄는 지역 거점 병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원인 미상의 폐렴 환자가 집단 발생했을 때부터 감염관리실을 통해 전 직원에게 관심을 당부했고, 1월 27일 국가감염병위기단계가 ‘경계’로 격상됨에 따라 코로나19 재난대책본부를 신설하고, 선별진료소를 선제적으로 설치해 24시간 위기 대응체제에 돌입했다. 또 호흡기내과와 감염내과 외래를 별도 공간으로 분리하고, 출입구를 축소 운영하며 내원객 발열 체크 및 면회 통제, 손세정제와 발열감지 카메라 설치, 입원환자 전수 코로나19 검사 등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가 신속하게 이루어졌다.

그간 울산대병원 선별진료소를 거쳐 간 검사자는 약 6,700명으로 하루 평균 100여 명 정도가 이곳을 찾았다. 지난 4월에는 워킹스루 방식이 도입되면서 의료진의 감염 확률을 낮추고 검체 채취 시간도 5분 내로 단축해 신속한 진행이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두꺼운 수술용 가운과 마스크, 방호용 안경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바람 한 점 들어오지 않는 가운을 입고 온종일 일하다 보면 온몸이 땀범벅이 되기 일쑤. 의료진 가운데는 직접 검사했던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 격리에 들어간 사례도 있었다. 집에 있는 가족도 걱정되고 몸도 힘들지만, 다행히 아무런 증세가 없었고 검사결과도 음성으로 나와 방역수칙만 잘 지키면 감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응원을 아끼지 않는 가족과 시민들 덕분에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의료진. 코로나19 사태로 여섯 달 넘게 방역 최전선에서 여름철 무더위와도 사투를 벌여야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 이라는 사명감이 있기에 오늘 하루도 힘을 내본다.

감염병 원천봉쇄를 위한 
발 빠른 판단과 선제 대응

울산대병원은 지난 2월, 감염병 걱정 없이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국민안심병원으로 선정됐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하는 환자 분류, 호흡기 환자 외래진료 구역 분리, 대상자 조회, 감염관리 강화, 면회 제한, 의료진 방호, 선별진료소 운영, 입원실과 중환자실 운영 등 모든 항목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24시간 비상 진료시스템을 가동하고 일반 환자와 코로나19 의심환자의 동선을 철저히 분리하는 등 감염예방을 철저하게 했지만, 음압병실과 같은 시설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었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했던 지난 2월과 3월, 울산광역시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경험을 해야 했다. 감염병이 급속도로 번지는 상황에서 지역 내 운영되는 음압병상 수가 인구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폭발적인 환자 급증은 없었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지역에서 감염병 중환자에 대한 치료 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로 음압병실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됨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중부권·영남권에 위치한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음압병실 확충사업을 공모했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은 평상시에는 신종 감염병 의심환자를 격리, 치료하고 위기 상황에는 중증환자의 집중치료를 담당함으로써 국민보건안전과 생명보호에 있어 최전선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지역 거점병원으로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음압병실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울산대병원은 이 사업에 지원해 음압병동 4개를 추가로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음압병실 확충과 더불어 울산대병원은 많은 검체를 신속·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는 진단검사 역량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 이에 지난 5월, 코로나19 전용 ‘첨단 진단검사 자동화 장비’를 추가로 설치해 환자들에게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는 코로나19 확진검사를 외부기관에 요청해야 했지만, 이제는 자체적으로 검진할 수 있어 환자의 확진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하고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밖에도 실시간 유전자 증폭장치 PCR(Real Time PCR System) 장비를 증설한 점도 눈여겨볼 만한 성과다. 이 장비의 도입으로 울산대병원은 환자로부터 채취한 검체를 통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비롯해 다양한 질환의 검사 시간을 단축했고, 검사 시 발생할 수 있는 오염률을 줄여 95%라는 높은 정확도를 보이고있다.

이처럼 울산대병원은 지역 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는 의료 위기가 발생했을 때 울산대병원이 감염병 전문병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 좋은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감염병 환자의 치료 역량 강화에 
만전을 기하다

울산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보건당국과 지역 의료기관이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역에서도 상시로 운영되는 감염병 전문시설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울산대병원은 울산시와 협약을 맺고 감염병 환자 치료 역량을 강화하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울산대병원은 국가지정 음압병실을 확보한 데 이어 중증감염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음압중환자실을 확충하고, 음압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신설해 중증 감염병 환자의 응급수술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집단감염상황에 대비해 병원 내 음압병상을 중환자 전용 10개, 일반환자용 163개 등 최대 173병상을 확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울산시감염병관리지원단을 운영하고, 울산 KTX역 선별진료소 운영의 위탁업무를 맡는 등 지역 거점병원으로서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해나가고자 한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도 필요한 시점이다. 환자와 최접점에 있는 선별진료소에서부터 교차감염 방지를 위해 환자와 의료진 동선과 각 구역을 확실히 분리하기 위해 설계지침을 바로 세워 병원의 의료 시스템 붕괴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또 역학조사관 등 인력 양성과 환자 발생 규모에 따라 분업화된 대응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매뉴얼도 보완해야 한다. 이처럼 시스템 부분에서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울산대병원의 노력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