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졸려, 짜증 나!!’ 중·고등학생들이 입에 달고 사는 말 중 하나일 것이다. 학원에서 공부하느라 바쁘고, 스트레스받고, 잠잘 시간도 부족하니 저절로 나오는 말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듯이, 청소년기에 몸에 익힌 건강한 생활 습관은 건강한 어른이 되는 첫걸음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운동 부족, 수면 부족, 비만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청소년 건강은 대한민국의 미래다. 많은 건강위험에 노출된 청소년들이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글 손정식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사진 송인호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 골든타임
우리나라 성인의 주된 사망원인은 암, 뇌졸중, 심장병 같은 심뇌혈관질환이다. 암과 심뇌혈관질환 모두 흡연, 음주, 비만, 신체활동 부족 등 나쁜 생활 습관과 관련이 깊다. 특히 청소년기의 흡연, 음주, 비만, 신체활동 부족은 젊은 나이에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같은 성인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로 인한 동맥경화는 청소년기, 젊은 성인기부터 진행되어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킨다. 반대로 금연, 절주, 건강체중 유지, 건강한 신체활동으로 암,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런 건강한 생활 습관은 청소년기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청소년기는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 골든타임이다.
청소년들의 주된 건강문제
청소년들의 건강 증진을 위하여
청소년기의 건강과 생활 습관이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 그리고 청소년기는 건강한 습관을 만드는 골든타임이다. 그런데 공부와 성적에만 매몰되어 청소년의 건강을 챙기지 못한 것은 아닐까?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주지 못하고 스트레스와 우울감에 빠지게 만들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때다.
청소년들이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환경이 중요하다. 틀에 박힌 암기식이 아니라 학생들이 몸소 체험하는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흡연과 음주가 왜 건강에 해롭고 금연, 금주가 왜 필요한지 깨닫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서는 학교 주변 음식 환경과 건강한 학교급식이 매우 중요하다. 야식, 단맛 음료와 탄산음료 섭취를 줄이고, 학교급식을 통해서 건강한 식습관을 몸에 익히게 해야 한다.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올바른 실태 파악과 지원이 중요하다.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와 우울감 등 정신 건강 문제를 파악하기 위한 정신 건강 검진과 규칙적인 대화와 상담이 필요하다.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발견하면 교사, 학부모, 전문가가 협력하여 지속적으로 상담과 지원을 해야 한다. 또한 청소년의 운동과 신체활등을 늘리기 위해서는 학교 체육 수업의 내실화, 즐거운 운동, 활동 공간과 프로그램 마련 등이 필요하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미래인 청소년의 건강을 위해서는 학교, 가정, 사회 전반이 협력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의 모범과 대화일 것이다. 부모가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청소년들은 자연스럽게 따를 수 있을 것이다. 부모가 건강한 생활 습관의 본이 되고, 자녀들의 스트레스와 마음을 헤아리고 대화한다면 가정이 청소년 건강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