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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성이
    예술이다

    도자공예 체험

    • 글. 이성미
    • 사진. AZA스튜디오
  • 시작이 반이랬다. 도자공예는 정성이 나머지 반이다. 원하는 모양이 완성될 때까지 정성스레 자르고 누르고 문지르고 다듬어야 한다. 그래야 쓰임을 얻는다. 생각해 보면, 세상만사가 그러하다. 업무에도 정성을 다하면, 합당한 결과가 따른다. 정성의 중요성을 깨닫기 위해, 신규 직원인 고객홍보실 진료비확인부 김부영 대리와 정지현 대리가 도자공예에 도전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도전하는 걸 점차 주저하게 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어요. 그래서인지 오늘 도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2021년은 도전하고 노력하며 이루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객홍보실 진료비확인부 김부영 대리 “도자공예 체험을 하면서, 활력을 얻는 기분이었어요. 직장에 다니면서 취미를 꼭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긍정적인 에너지를 한껏 채웠으니, 앞으로 직장생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객홍보실 진료비확인부 정지현 대리
공통점 많은 두 신규 직원의 추억 만들기

치악산을 품에 안은 마을, 원주시 소초면 흥양리. 여기에 40년 가까이 도예가의 길을 걸어온 이준우 작가의 공방이 있다. 이곳에서 오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규 직원인 고객홍보실 진료비확인부 김부영 대리와 정지현 대리가 도자공예를 함께하기로 했다. 본원에서 출발해 10여 분 남짓 달렸을까? 공방에 가까워질수록 길은 점차 점토와 같은 색을 띤다. 마치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지 아는 것처럼.
“이제 막 자취를 시작해 살림살이가 다 갖춰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오늘 자취방에서 쓸 접시와 머그잔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평소 액세서리를 좋아해요. 액세서리 보관용 접시와 인센스(incense, 향)를 꽂을 수 있는 홀더를 만들 거예요.”
함께 공방에 도착한 김부영 대리가 접시와 머그컵을, 정지현 대리가 접시와 인센스 홀더를 만들기로 하고 씩씩하게 앞치마를 맨다. 김부영 대리와 정지현 대리는 이제 막 입사 2주 차에 접어든 입사 동기다. 원주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각자 자취도 하게 됐다. 간호사로 일하다 심사평가원에 입사해, 현재 같은 부에서 근무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래저래 마음이 통할 수밖에 없다.
정지현 대리는 “‘어떻게 하면 내 능력을 더 의미 있게 쓸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생각을 따라가다 보니 심사평가원이 보였고요.”라며 입사 계기를 설명한다. 꿈을 따라서 오게 된 심사평가원. 그러나 시작은 조금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신규 직원 대상 대면 교육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금껏 동기들과 얼굴 한 번 제대로 직접 못 봤으니 아쉬울 만도 하다. 결국 두 사람은 오늘 도자공예를 함께하며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래 보자고 마음을 모았다.

정성 모아 쓰임을 얻다

앞치마를 매고 작업대 앞에 앉은 김부영, 정지현 대리. 그들 앞에 선 이준우 작가가 직접 점토를 빚으며 기법을 설명한다. 두 사람이 만들 작품에는 점토를 손으로 빚어 모양을 만드는 기법(pinching)과 가래떡처럼 길게 말아낸 점토를 바닥부터 점점 쌓아 올리는 기법(coiling)이 사용된다. 시범을 보이는 작가의 손끝을 부지런히 눈으로 따라가는 김부영, 정지현 대리. 설명이 끝나자 바로 접시 만들기에 돌입한다. 형태가 없던 점토는 손이 닿을 때마다 점점 모양이 변한다. 그 모습을 보며 두 사람의 눈이 더욱더 반짝거린다.
각자 쓰임에 맞게 모양과 형태를 만들어내는 두 사람. 도자공예 유경험자답게 정지현 대리의 속도가 조금 더 빠르다. 액세서리 보관용 접시를 만들기로 한 정지현 대리는 접시 위로 반지를 끼울 수 있는 기둥을 올린다. 오늘을 잊지 않으려는 듯 접시 위에 날짜도 새겨 넣는다. 김부영 대리는 담음새를 고려해 더 매끈하게 접시를 만들어낸다.
접시 완성 후 머그잔을 만드는 김부영 대리에게 이번에는 이준우 작가가 ‘꼼꼼함’을 주문한다. 어느 한 곳이라도 정성을 다해 점토를 메꾸지 않으면, 컵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내 능력을 더 의미 있게
쓸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생각을 따라가다 보니 심사평가원이
보였고요.

작품 안에 각오를 담다

잠깐 짬을 내어 물레질에도 도전하기로 한 김부영, 정지현 대리. 앞서 한 작업보다 훨씬 고난도다. 점토를 다루는 손에 너무 힘을 줘도, 너무 힘을 빼도 안 된다. 너무 빨라서도, 느려서도 안 된다. 감각에 의지해 ‘적당히’를 깨달아야 한다. “잘 해낼 수 있을까?” 염려와 달리 곧잘 해내는 두 사람. 이준우 작가가 “소질이 있다”며 웃는다. 공방 가득 웃음을 남기며 오늘 체험도 끝이 난다. 이제 필요한 건 기다림 뿐. 작품은 3주간 말리고 굽는 과정을 거친 후 두 사람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다. 체험이 끝나고 두 사람은 손수 만든 작품 위에 신규 직원으로서의 각오를 담아본다.
“선배님들이 도와주시는 덕분에 즐겁게 배우고 있지만, 일하는 게 매끄럽지 못해 부끄러울 때가 많아요. 오늘 체험을 하면서 도자기를 만들 듯 업무도 점점 매끄럽게 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직장에서 한 사람의 몫을 해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거예요.”
김부영 대리의 말처럼 뭐든지 처음부터 매끄러운 것은 없다. 정성 어린 손길이 여러 번 다녀간 후에야 거친 표면이 매끄러워지고,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그러한 이치를 깨달은 것만으로도 오늘 외출은 성공이다. 동기와 잊지 못할 추억까지 쌓았으니 더할 나위 없다. 오늘 만든 작품이 앞으로 김부영, 정지현 대리의 삶 안에 자리를 틀고, 두 사람을 응원해주길 바라본다.

오늘 체험을 하면서 도자기를
만들 듯 업무도 점점 매끄럽게
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자기 접시 만들기

점토 덩어리를 밀대로 밀어 일정한 두께로 만든다. 여러 방향으로 밀어야 일정한 두께로 만들어내기 쉽다.
얇게 편 점토를 원하는 크기와 형태로 잘라낸 후 끝을 위로 밀어 올리며 높낮이를 조절한다. 가장자리가 높이 올라간 접시는 가래떡 모양의 점토를 쌓아 올려 만든다.
물에 적신 스펀지를 사용해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고, 도장, 조각칼 등을 활용해 장식한다.
건조 후 1차 굽기, 유약 바르기, 2차 굽기를 거쳐 완성한다.
밤골도예 도자공예 원데이 클래스와 정규 클래스를 운영한다. 원데이 클래스의 체험 시간은 2시간 내외. 체험 후 완성품이 나오기까지 3주가 소요된다. 주소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대왕고개길 44-9 체험문의 033-744-75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