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본문영역

  • 가슴이 두근두근, 찌릿찌릿?

    답답하고 아픈 가슴이
    가져올 수 있는 세 가지 질환

  • 특별한 이유 없이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혹은 날씨가 추워지면 가슴 통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부정맥이나 협심증 등 다양한 심혈관 질환의 적신호일 수도 있고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화병 등 다른 질환의 증상일 수도 있다. 자칫 쉽게 넘길 수 있는 가슴 두근거림 증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와 연관된 세 가지 질환을 체크하고 건강을 미리 챙겨보자.
  • 소리 없이 찾아오는
    ‘부정맥’
  • 글. 김진배(경희대학교병원 심장내과 교수)
감정적, 육체적 스트레스로 인한 두근거림
일반적으로 부정맥의 가장 흔한 증상은 두근거림 증상으로 이를 심계항진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흔히 ‘가슴이 뛴다’라고 표현을 하는데 이는 실제 정상 심박동 외에 다른 이소성맥*이 발생하여 생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더 흔한 것은 직장 스트레스나 혹은 일상에서 발생하는 감정적·육체적 스트레스로 인해 스스로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스트레스가 해소되면 자연히 없어지며 안정제 등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부정맥은 더욱 치명적이다. 고혈압, 협심증, 심부전 등의 심혈관 질환자들은 이미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가 심장에 주어져 있는 상태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신체적, 감정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 기능뿐만 아니라 심장에서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혈류 공급 체계나 심박동의 전달 체계에도 문제를 일으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기저 심혈관 질환 및 가족력이 있거나 원인이 될 만한 스트레스가 별로 없는데도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는 갑상선 질환 등과 같은 내분비 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기저 질환에 대한 평가가 수반되어야 한다.
충분한 휴식으로 스트레스를 줄여나가는 게 필요
부정맥을 예방하기 위해 항상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되도록 스트레스 상황을 피해야 한다. 또한, 탈수를 일으키고 흥분을 조장할 수 있는 알코올성 음료 및 커피나 콜라 등 카페인 음료는 섭취를 삼가는 게 좋다.
가슴 두근거림 증상이 지속되거나 다른 심혈관 질환이 있다면 전문의를 통한 진단이 필요하다. 특히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심한 운동은 자제하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며 증상 발현 시 신속히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드물지만, 유전적으로 발생하는 급사 질환들이 있기에 4촌 이내의 가족 중에 병력이 있다면, 부정맥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위험도에 대한 평가를 통해 필요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 정상 심장 박동이 아니고 심장의 다른 곳에서 발생하는 심장 맥박으로, 정상인에게도 전체 맥박의 약 1% 이내로 나타나는 현상
  • 내 몸의 오버히트,
    ‘갑상선기능항진증’
  • 글. 최덕현(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과잉 생산되는 갑상선 호르몬을 의심하라
사람의 목 앞 쪽에 있는 나비넥타이 모양의 호르몬 분비 기관인 갑상선은 좌우 날개 길이 약 5cm 정도의 작은 기관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 여러 조직의 산소 소비와 열량 생산을 촉진하여 대사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 몸의 대사에 중대한 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중 가장 흔한 원인은 갑상선 자가항체의 존재다. 갑상선은 뇌 가운데에 위치한 뇌하수체의 명령을 받아 우리 몸이 필요한 만큼의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한다. 그런데 갑상선 자가항체는 이러한 명령을 무시하고, 갑상선이 자체적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하도록 자극하여 병을 발생시킨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남녀 통틀어 50대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는데 여성 발병률이 남성에 비해 3배, 많게는 8배 더 많다.
꾸준한 약물치료가 답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생기면 과도한 갑상선 호르몬으로 인하여 우리 몸이 과열된다. 더위에 민감해지며, 발한, 체중감소, 가슴 두근거림, 호흡 곤란, 설사, 불안감과 같은 증상들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안구가 튀어나오고 갑상선이 커지는 외형적인 변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확진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갑상선이 실제로 갑상선 호르몬을 과도하게 많이 분비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갑상선 스캔 검사와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일으키는 갑상선 자가항체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갑상선의 결절 등 다른 구조적인 문제를 확인하기 위한 갑상선 초음파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1차 치료는 항갑상선제를 통한 약물치료다. 꾸준한 항갑상선제 복용을 통하여 갑상선 호르몬이 정상화되어야 하고, 갑상선 자가항체가 음전되어야 한다. 갑상선 호르몬이 정상화된다 하더라도, 갑상선 자가항체가 음전되지 않는다면, 항갑상선제를 중단할 시 다시 병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갑상선제를 사용해도 완화되지 않으면 방사선요오드요법이나 갑상선 절제술과 같은 수술요법을 고려한다.
  • 스트레스로 찾아오는
    또다른 두근거림, ‘화병’
  • 글. 전홍진(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우울증으로 동반되는 화병
가슴 두근거림은 누구나 흔히 경험하는 신체 증상이다. 특히 우울, 불안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자주, 지속적으로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우리 몸의 긴장 상태를 담당하는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나타나는 반응이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나 협심증은 심장에 이상이 있어 치료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가슴 두근거림은 심장 이상보다는 교감신경계의 작용으로 나타나는 편이다.
화병은 의학적인 질환이 아닌, 우리 문화와 관련된 정신의학적 증후군이다. 남성보다는 중년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데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화병을 겪는 사람들에게 가슴 두근거림 증상이 흔히 발생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울증이 올 때 희로애락의 감정상태를 얼굴에 뚜렷이 표현하지 않고 자신의 기분에 대한 인식도가 낮으며, 반대로 신체 감각에 예민하고 건강에 대한 걱정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내면을 차분히 살필 것
사람들은 대부분 가슴 두근거림을 유발하는 우울한 감정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가슴 두근거림 등의 신체 증상에만 몰입하게 된다. 신경을 쓰면 쓸수록 심장이 잘 뛰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불규칙하게 뛰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러한 긴장으로 인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전신 근육에 힘이 들어가 경직이 된다. 근육이 경직되면 혈관이 눌려서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고 대신에 팔다리에 있던 혈액이 몸의 심부로 몰리게 되면서 심장의 박출량이 증가하고 박동이 빨라지게 된다. 심장이 늘어난 혈액을 퍼내다 보니 가슴 두근거림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혈압이 오르면서 긴장성 두통이 발생하고 어깨 통증과 목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통증으로 인해서 짜증이 나고 화가 나면서 다시 우울, 불안, 긴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
가슴 두근거림이 있을 때 생활에 지장을 주는 상황이라면 심장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검사를 해도 정상이라면, 자신의 마음을 살펴볼 기회를 가지는 것이 좋다. 평소 가슴 두근거림으로 힘들다면 카페인이 든 커피나 초콜릿처럼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음식 섭취를 줄이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운동을 해 보는 것이 좋다. 눈을 감고 천천히 긴장 이완 훈련을 하는 것도 도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