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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속
일과성허혈발작

2022년 tvN에서 12부작으로 방영된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11회에서는, 배우 이순재가 극 중에서 실명 그대로의 원로배우로 등장한다. 촬영 중 기억을 잃어 병원을 찾았는데, 가벼운 뇌졸중 후 기억상실로 진단됐다. ‘일과성허혈발작’으로 불리는 가벼운 뇌졸중의 증상과 후유증은 무엇이며,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편집실 참고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대한뇌졸중학회

까마득한 후배에게 ‘상대 배우의 대사까지 다 외우면 연기하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조언하는 나이 90을 바라보는 배우 이순재. 막상 촬영을 시작하려는 현장에서 감독을 알아보지 못하고, 전 매니저 이름을 부르는 등 갑작스럽게 기억에 혼란이 온 모습을 보인다. 부랴부랴 찾은 병원에서는 얼마 전 가볍게 앓고 지나간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인한 일시적 증상이며,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방심은 금물! 일과성허혈발작

드라마 속 배우 이순재의 병명은 일과성허혈발작이다. 뇌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뇌혈관이 막히면 뇌세포 손상이 일어나 뇌졸중이 발생하는데, 간혹 완전한 뇌손상이 일어나기 전에 뇌혈관을 막고 있던 혈전이 저절로 녹거나, 막히지 않은 주변부 혈관들이 혈액 공급을 도와 증상이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뇌혈관의 폐색으로 증상이 발생하였으나, 짧은 시간 내에 완전히 회복되는 상태를 일과성허혈발작이라고 한다.

일과성허혈발작의 경우 증상이 일시적이라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적절한 진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계속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시작하겠지만, 이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병원 방문조차 하지 않고 지나치기 쉽다. 일과성허혈발작은 혈전이나 색전이 뇌혈관을 막았거나, 뇌혈관이 심하게 좁아져 뇌혈류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원인이 있어서 발생한 증상이기 때문에, 원인에 따른 치료를 받지 않으면 뇌혈관이 다시 막혀 비가역적인 뇌손상(뇌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한뇌졸중학회 자료에 따르면 일과성허혈발작이 발생한 환자 중 5%는 한 달 내에 뇌졸중이 발생했고, 30%는 3년 내에 뇌졸중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과성허혈발작은 병중에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해도 악화하거나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응급 신경계 질환이다. 단, 초기에 적절한 진료를 받는다면 약 80%에서 추가적인 뇌경색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일과성허혈발작이 의심된다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 적절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실신, 편두통, 부분성 경련발작, 저혈당 등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병과 구분할 필요도 있다.

뇌경색 환자와 동일하게 치료

일과성허혈발작이 의심되는 환자에게는 급성기 뇌경색 환자와 거의 동일한 치료를 적용한다. 첫 번째 목표가 재발 방지이므로 급성기(발병 후 5~7일)에는 입원 후 혈압 조절, 수액 요법 등의 처치를 받는 것을 권유하며, 항혈전제 또는 항응고제 투약 등 약물 요법도 병행한다.

더불어 일과성허혈발작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흡연, 심장질환 등에 대한 스크리닝을 실시하고, 필요시 약 처방 및 관련 교육도 이루어진다. 검사 결과 심한 뇌혈관 협착이나 폐색 등으로 진단되면, 장기적인 재발 방지를 위해 혈관확장술이나 경동맥 내막절제술 등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일과성허혈발작의 주요 증상

• 편마비

신체의 좌측 혹은 우측 팔다리의 힘이 반대쪽보다 약해짐

• 감각저하

신체의 좌측 혹은 우측 감각이 반대쪽보다 둔해지거나 저림

• 구음장애

말을 할 때 혀가 꼬이거나 발음이 둔해짐

• 언어상실증

갑자기 제대로 말을 하기 힘들거나 남의 말을 이해하지 못함

• 편측무시

손상된 대뇌 반구 반대쪽의 공간과 신체의 지각이 감소함

• 시야결손

시야의 일부분이 보이지 않음

• 복시

사물 등이 두 개로 보임

• 어지럼증

어지러움을 느낌

• 조화운동 불능

팔다리의 힘은 정상이나, 섬세한 움직임이나 균형 잡기가 어려움

일과성허혈발작을 경험한 사람에서의
뇌졸중 발생 가능성

5%에서 한 달 내 뇌졸중 발생

12%에서 1년 내 뇌졸중 발생

20%에서 2년 내 뇌졸중 발생

30%에서 3년 내 뇌졸중 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