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야기 + 테마 특강

전립선은 남성의 배뇨·생식과 관련된 밤톨만 한 장기다.

전립선의 주요 기능은 정액의 일부를 형성하고 요로계에서 생식계로의 감염 전파를 막아주는 것이다. 방광 바로 밑에 있는 전립선은 소변길과 정액길의 교차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립선에 문제가 있는 남성은 소변을 보거나 성생활 시 어려움을 겪는다. 남성의 삶의 질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전립선에 발생하는 가장 흔한 세 가지 질환은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 전립선염 순이다.

구교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비뇨의학교실 조교수 
/ 사진 송인호

전립선비대증

전립선비대증은 남성의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전립선이 지속적으로 커진 상태를 말한다.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전립선이 커지면 요도를 압박하여 소변 배출이 약해진다. 또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방광에 무리를 줘 방광 기능이 손상되기도 한다. 따라서 중년 이상의 남성이 소변줄기가 약해지고, 자주 끊기고, 소변을 자주 보고, 잔뇨감이 들고, 기다려야 소변을 보는 증상이 있다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노화에 따른 호르몬 및 신경조절의 변화 등이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유병률은 40대 이후 매년 증가한다. 50대 남성에게서는 20%, 60대 남성에게서는 60%, 70대 남성에게서는 70%로 증가하는 노화성 질환이다. 전립선비대증 초기에는 약물치료가 효과적이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나 치료 시기를 놓쳐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가 이뤄진다.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은 역사가 가장 오래된 전립선 비대증 수술법으로, 방광요도 내시경을 이용해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여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폐색 증상을 해결하는데 효과적이다.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은 요도를 통해 절제내시경을 전립선 요도까지 삽입하여 비대해진 전립선 부위를 관찰한 뒤, 고주파 전류가 전달되는 절제루프를 이용해 깎아내는 수술이다. 절제 후에는 고주파 전류를 이용하여 출혈점을 지혈하고 수술을 마치게 된다. 과거에는 비대해진 전립선 조직이 너무 큰 경우 개복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최근 내시경 장비의 발달로 대부분 경요도전립선절제술을 이용해 수술이 진행된다. 홀뮴 레이저를 이용하여 비대해진 전립선 부위를 통째로 제거하는 수술도 널리 시행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 예방을 위해 명확히 알려진 식습관은 없다. 다만, 비만인 남성이 전립선비대증 정도가 심한 것으로 밝혀져 지방 및 칼로리 제한 등 체중조절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경우 평소 소변을 지나치게 참지 말고, 과도한 음주와 육체적 피로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감기약을 복용할 경우, 배뇨장애가 악화할 수 있는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그림 1. 정상 전립선(좌)과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하여 방광 출구가 막히고 요도가 좁아진 모습(우)

그림 2. 경요도전립선절제술 전후의 모습

전립선암

전립선암은 전립선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며, 미국의 경우 피부암에 이어 가장 흔한 암이다. 유명한 전립선암 환자인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 영화배우 로버트 드니로 등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전립선암은 서구 국가에서 발생하는 선진국형 질환이다. 우리나라도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전립선암이 네 번째로 흔한 남성 암이 되었다.

전립선암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데, 40~60세 남성은 100명 중 1명, 60~80세는 8명 중 1명꼴로 증가한다. 전립선암의 약 10%는 유전적인 성향을 띠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 중에 전립선암 환자가 많을수록 발생률이 높아진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식습관이 전립선암과 관계가 있다. 기름진 식사를 많이 하는 서양인에게 전립선암 발생률이 높게 보고되고 있는 반면, 아시아인의 경우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인의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한국과 일본에서 전립선암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아시아 지역에서 출생하여 일찍이 서양으로 이주한 남성들은 아시아에서 계속 거주하는 남성들에 비해 전립선암 발생률이 높다고 보고된 연구 결과도 있다.

그림 3. 정상 전립선의 구조 및 전립선암의 병기별 (T1~4) 진행 모식도

전립선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배뇨곤란이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 더욱 흔한 질환인 전립선비대증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전립선암으로 인해 배뇨곤란이나 빈뇨가 발생하는 경우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되어 주변의 방광으로 침범한 경우가 많다. 전립선암이 진행되어 전이가 발생하는 경우 뼈, 폐, 간, 림프절 등으로 가장 흔히 전이된다. 척추 부위 등으로 전이되면 허리통증이 발생하고 하지 감각이상이나 근력이 약해질 수 있다. 암 검진 등에서 발견된 초기의 국소성 전립선암은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배뇨곤란과 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 진단된 진행성 또는 전이성 전립선암의 경우, 호르몬치료나 항암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처럼 전립선암은 의심할 만한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평소에 배뇨곤란 증상이 없더라도 조기 진단을 위해 정기적으로 전립선 특이항원(prostate-specific antigen; PSA)이라는 혈청 종양표지자를 이용한 검진이 중요하다. 다만 PSA 수치가 높다고 모두 전립선암으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 급성요폐, 전립선 외상, 최근의 사정 등으로 인해 PSA 수치가 증가(위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는 50대부터 매년 정기 PSA 검사를 권장하는데, 그 이유로는 첫째, PSA 수치의 상승폭을 관찰해 전립선암이 의심되면 조직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며 둘째, 전립선암 발생의 주요 위험 요소가 고령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고령인 것 자체가 전립선암의 위험 요인이며, 50세 이후부터 급격히 유병률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미국 암학회는 전립선암의 예방법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첫째, 고지방의 붉은 고기를 피하고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꾼다. 둘째, 매일 5번 이상 과일과 채소를 섭취한다. 셋째, 빵, 시리얼, 파스타, 쌀, 곡물, 콩 및 셀레늄과 미네랄 제품을 섭취한다. 넷째, 라이코펜이 풍부한 토마토(케첩이나 소스처럼 익힌 상태), 붉은 자몽, 수박을 섭취한다. 다섯째, 비타민A는 전립선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인의 식습관에 근거한 권고안이므로, 이를 철저하게 따르기보다는 영양소가 균형 잡힌 정통적인 한식 위주의 식단을 따르면 된다. 아직까지 전립선암을 유발하는 명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으므로, 식습관 조절을 통한 예방보다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장 유용하다.

전립선염

전립선염은 전립선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며, 배뇨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는 고통스러운 질환이다. 전립선염은 회음부 및 아랫배 통증, 사정 후의 불쾌감, 혈뇨, 빈뇨, 잔뇨감 등을 동반한다. 특히 급성 전립선염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전립선에 농양이 생기고 패혈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만성 전립선염은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개선함으로써 예방 및 증상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물을 많이 마시고, 정기적으로 반신욕을 하는 것이 좋다. 자극적이고 매운 음식, 술, 카페인, 사카린이 함유된 음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장시간 앉아 있거나 자전거를 오래 타면, 전립선이 있는 회음부에 물리적 압박이 가해지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에서 남성 전립선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남성들만의 장기인 전립선은 올바른 관리가 필요하다. 올바른 예방법을 따르고 조기 암검진을 통해 전립선암에 대비하고 건강한 전립선을 유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