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과 거실까지 빌린다?

소유는 NO! 공유가 대세!

심평원 이야기 + 트렌드 읽기

시대가 변하면서 소비 트렌드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유'하는데 중점을 뒀다면, 점점 '공유'하는 추세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해 등장한 것이 '공유경제'이다. '공유경제'는 한 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하는 협력 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방식을 뜻한다. 최근에는 경기침체와 환경오염에 대응하는 사회운동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시대와 트렌드의 빠른 변화로 완전한 소유보다는 필요할 때마다 적은 비용을 내고 이용하는 것이 경제적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라고 느껴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편집실

공간 공유의 시작

공간을 공유하는 것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가장 먼저 활성화된 것은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숙박공유업이다.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시작된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다양한 숙박 시설을 호텔보다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유명 호텔 그룹의 기업가치를 뛰어넘으며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줬다. 전 세계적 열풍에도 불구하고, 관광숙박업에 등록하지 않고 내국인에게 숙박을 제공할 수 없는 국내법상 국내 에어비앤비의 성장은 더딘 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정부가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해 도시 지역 거주자들이 자신의 집을 내국인에게 대여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 시장이 확대됐다.

스타트업 증가와 유연근무제 도입으로 사무실을 공유하는 '공유 오피스' 산업도 활성화됐다. 세계 최대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가 서울 을지로에 아시아 최대 규모 지점을 오픈하며 국내 공유 오피스 산업에 뛰어들었다. 접근성이 좋은 도심에 위치하고, 음료와 다과가 제공되는 개방 공간, 독립성을 지키면서도 업체 간 접근성을 높인 인테리어는 위워크의 특징이다.

주방과 거실까지 공유

공유주방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것은 '위쿡'이다. 제빙기, 튀김기, 발효기. 컨벤션 오븐 등 개인이 갖추고 사용하기 어려운 전문 설비를 갖추고 있고 원하는 시간만큼만 임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취미 요리 수업 장소나 신메뉴 개발을 위해 위쿡을 찾는 이용자도 많지만, 자신만의 사업을 꿈꾸는 예비 요식업 창업자들이 꿈을 키우는 곳이기도 하다. 위쿡은 공유주방 업계 최초로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해, 위쿡에서 만든 음식을 서울 내 마트나 편의점, 온라인 마켓, 식당, 카페 등에 납품하고 있다. 단순히 주방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주방에서 만든 음식을 판매하고 먹을 수 있는 식당 공간과 마케팅, 홍보 등 사무 업무를 위한 공유오피스, 음식 사진이나 유튜브 촬영 등이 가능한 푸드스튜디오까지 갖춰 플랫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위쿡 외에도 고스트키친, 먼슬리키친 등 후발 주자들이 경쟁에 뛰어들며 공유주방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날을 더욱 특별하게

친구들과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소소하게 수다를 떨 공간이 필요하다면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으로 가보자. 후암동 마을 곳곳에 '후암주방', '후암거실', '후암서재'가 자리 잡았다. 집의 필수 공간으로 여겨지는 세 공간을 공용공간으로 조성해 필요할 때마다 일정한 비용을 내고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넓은 싱크대와 조리대, 조리도구, 식탁 등을 갖춘 후암주방은 삼삼오오 모여 요리를 하고 시간을 보내기 좋아 기념일이나 특별한 모임이 있을 때 딱이다. 후암거실은 여느 가정집 거실과 마찬가지로 안락한 소파가 놓여 있고, 빔프로젝터가 설치돼 있다. 동호회, 생일파티 등 여러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후암서재는 책상, 소파, 책꽂이 등이 구비된 작은 작업실이다. 최대 3~4명이 함께할 수 있어 소규모 수업, 독서 모임을 진행하기에도 좋고, 집중해야 할 일이 있다면 개인 작업실처럼 사용해보자.

이런 공간 공유의 최대 장점은 경제적 측면의 효율이다. 내가 필요할 때만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 공간 공유에서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과 교류하며 공동체 의식 강화, 의도하지 않은 협업 등으로 우연한 기회를 생성하기도 한다. 공유에 익숙하고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