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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RAHIRA

만나고 싶었어요

배우 마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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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지영 기자(여성동아) 사진. 키위미디어그룹

 

“잘 버티고 싶고, 잘 버틴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보는 것만으로 즐거운 ‘국민 귀요미’ 마동석

 

아무도 예상 못 한 흥행 성적을 올리며 충무로의 대세 배우로 떠올랐다.
이름보다 애칭인 ‘마요미’나 ‘마블리’로 더 많이 불리는 영화 『범죄도시』의 히어로 마동석를 두고 하는 말이다.
힘든 시간을 견디고 영화를 통해 못다 한 꿈을 이룬 그의 삶을 들여다봤다.

 

 

힘은 약자를 보호하는 도구임을 일깨운 ‘마요미’

험상궂은 외모와 달리 따뜻하고 웃을 땐 귀엽기까지 하다. 유머감각은 개그맨 뺨치는 수준이다. 개봉 20일 만에 5백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인 영화 『범죄도시』의 흥행 견인차 마동석 얘기다.
극에서 그는 괴력의 형사 마석도로 열연했다. 영화 『부산행』에 이어 또다시 소시민 히어로 캐릭터로 통쾌한 웃음을 유발하는 그에겐 ‘마요미(마동석+귀요미)’, ‘마블리(마동석+러블리)’ 같은 애칭이 따라다닌다.
“귀여워서가 아니라 의외성 때문에 생긴 애칭 같아요. 가끔 중·고등학생들이 손을 흔들며 ‘마아아~요미~’하고 부르면 몸 둘바를 모르겠어요. 이 몸으로 숨는다고 숨겨지겠어요? 허허허.”
어릴 적 그의 꿈은 경찰이었다. 경찰 시험을 준비한 적도 있다. 배우가 되고 나서도 미련이 가시지 않아 재미있고 통쾌한 범죄수사물의 형사 역을 해보는 것이 소원이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그 꿈을 이뤘다.
“힘은 약한 자를 괴롭히는 무기가 아니라 보호하는 도구로 써야 한다는 걸 일깨워주는 인간미 있는 형사를 연기해보고 싶었어요. 마석도가 그런 인물이어서 자신을 많이 녹여냈죠. 다만 저는 어떤 운동이든 방어용, 몸 단련용으로 여기고 남을 해하거나 억울하게 만들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극 중 마석도는 과한 측면이 있어요. 먼저 악당을 제압하지 않으면 역공당하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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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운동과 마인드 컨트롤로 건강 관리해

그는 운동 마니아다. 미국 콜럼버스 주립대학에서 체육학을 전공하고, 연기하기 전에는 세계적인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웨이트 트레이너로 활약했다. 지금도 갑옷을 덧입은 듯 근육질로 무장해 건강미를 물씬 풍긴다. 하지만 이런 겉모습과 달리 그의 몸은 여러 번 부상을 입었다.
“왼쪽 어깨를 다쳐 두 번 골절 수술을 받았고, 추락사고로 오른쪽 어깨와 척추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될 뻔했어요. 한참 병원 신세를 졌죠. 무릎 연골도 반 정도가 없어요. 그 때문에 뜀박질하는 장면을 찍을 때가 가장 고역이에요. 오른쪽 어깨를 수술한 후 재활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로 영화를 찍다 보니 몸 여기저기에 이상이 생겼죠.”
그는 근육이 빠지면 몸이 욱신거리고 아파서 근육량을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해주는 운동을 꾸준히 한다. 예전처럼 강도 높은 운동이 아닌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로 한다. 부상의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을 극복하는 또 다른 비법은 마인드 컨트롤이다.
그는 힘들 때마다 영화 『록키』의 주인공이 남긴 명대사를 떠올린다. ‘이 세상은 결코 따스한 햇볕과 무지개로만 채워져 있지 않아. 버티지 않으면 평생 무릎 꿇은 채로 살아야 하지. 인생은 난타전이야. 얼마나 강한 펀치를 날리느냐가 아니라, 끝없이 맞으면서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한 거야.’
“이 말이 제 삶을 지탱하는 좌우명 같은 거예요. 인생이라는 링위에서도 비겁하지 않고, 도망가지 않고, 잘 버티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늘 ‘더는 물러설 곳 없다’는 심정으로 연기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그는 『록키』를 보며 막연히 배우를 동경했다. 그러다 고등학생 때 교회 연극에 출연하며 연기에 관심이 생겼지만 깊어지지는 못했다. 그 무렵 갑자기 가세가 기울어 친척 도움을 받아 가족 모두 미국에 이민 갔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막노동도 하고, 식당에서 설거지도 하고, 동양인을 얕보는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복싱도 배웠다. 그렇게 시작한 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실력을 갈고닦은 덕에 이종격투기 선수들의 트레이너로 유명해진 그에게 국내 대형 연예기획사의 임원인 초등학교 동창이 뜻밖의 제안을 했다. “어릴 때 영화를 너무 좋아해 배우가 될 줄 알았다. 이제 연기해야 하지 않겠니?”라는 친구의 말은 잠자고있던 배우의 꿈을 깨웠다.
“그때부터 오디션에 도전하다 『천군』(2005)이란 영화로 데뷔했죠. 극장에 개봉된 건 그게 첫 영화인데, 실은 이전에 찍은 작품이 있어요. 영화를 찍기만 하면 극장에 걸리는 줄 알았는데 그 작품이 개봉이 안 돼서 내심 충격을 받았어요. 그 일이 있은 후엔 어떤 작품이든 어떤 역을 맡든 ‘더는 물러설 데가 없다’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게 됐죠.”
그래서일까. 배역의 비중에 상관없이 어떤 작품에서든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마동석. 그에게 지금 가장 절실하게 하고 싶은 것을 묻자 “잠자기”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 한마디가 그가 얼마나 바쁜 배우인지를 대변하는 듯했다. 그의 필모그래피에는 올해 11월 2일 개봉된 퓨어 코미디물 『부라더』를 포함해 모두 5편의 영화가 이름을 올렸다. 이전에 찍은 것들이 올해 개봉돼 그렇다고 하지만, 지금이 ‘마요미의 전성시대’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데뷔 후 가장 뜨거운 시간을 보내는 그의 목표는 “영화계에서 잘 버티고, 잘 버틴 배우로 기억되는 것”이다.
“특별할 게 없는 제가 지금껏 버틴 것도 대견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서 겸손하게 묵묵히 이 일을 오래 하고 싶어요.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