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건강러 주목!

달리기, 신이 내린 축복

요즘 러닝 열풍이 불고 있다. 한강공원이나 호수공원에 가보면 무더운 날씨에도 달리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줄 서서 달릴 판이다. 러닝동호회도 넘쳐나면서 다들 그룹으로 함께 달린다. 이제 달리기는 개인 운동이 아니다. 달리기의 매력은 뭘까?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

심장, 골밀도, 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

달리기가 의학적으로 몸에 얼마나 좋을까? 왜 사람들은 달리기에 빠져드는 걸까? 달리기가 뇌기능을 올리고, 기분을 좋게 하기 때문이다. 달리기는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으로, 운동 중 뇌에서 엔도르핀과 엔케팔린,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현상을 유도한다. 이 때문에 일정 시간 이상 달리면 행복감을 느끼고,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달리기를 하면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가 증가해 뇌세포 생존과 시냅스 가소성에 도움을 준다. 이는 기억력·학습 능력 향상, 치매 예방과도 연관된다. 달리는 사람이 공부도 잘한다는 의미다.

규칙적인 러닝은 심장근육의 수축력을 높이고, 안정 시 심박수를 낮춘다. 심박수는 일정 부분 낮아야 심장 건강에 좋다. 연구 결과, 달리기를 정기적으로 하면 고혈압환자의 수축기혈압을 약 5~10mmHg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리기처럼 산소를 계속 들이마시며 하는 유산소운동은 혈액 내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중성지방도 떨어뜨려 동맥경화 위험을 낮춘다. 러닝은 근육 내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혈당을 낮추고 제2형 당뇨병 위험을 줄인다. 30분 러닝으로 평균 300~500kcal 소모가 가능하다. 특히 복부 내장지방 감소에 효과적이므로, 달릴수록 ‘뱃살 제로’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달리기처럼 땅에 발을 딛는 운동은 골 자극(load-bearing)을 통해 골밀도를 유지하게 해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적절한 강도의 달리기는 연골의 혈류를 개선해 관절에 긍정적인 자극을 준다. 물론 과도한 러닝은 오히려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은 수면에 들어가는 시간을 단축하고, 깊은 수면(서파 수면) 증가도 유도한다. 불면증 환자에게 운동 처방이 수면제보다 효과적인 경우도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쯤 되면, 러닝은 신이 내린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바른 자세로 뛰어야 효과적

달리기는 자신이 견딜 수 있는 최대 심박수의 약 75%에 이르러야 최적 운동 효과를 낸다. 1분당 최대 심박수는 통상 220회에서 자기 나이를 뺀 값이다. 나이가 50세면 170회가 최대 심박수다. 하지만 자세가 좋아야 달리기 혜택을 입을 수 있다. 잘못된 자세로 30분 이상 달리기를 반복한다면 건강에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거북 목이 있는 상태에서 고개를 앞으로 깊이 내밀고 달리면 머리 무게(약 4㎏)를 지탱하는 목에 더 큰 부하가 걸려 통증이나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팔자 다리 형태로 달리는 것도 무릎관절 손상을 초래한다.

달리기는 다리를 내뻗어 지면을 박차면서 팔을 휘젓는 동작의 반복이다. 올바른 달리기 자세는 부상이 일어나지 않는 생체역학상 가장 자연스러운 몸의 자세, 에너지 효율을 최대한 유지하여 가능한한 오래 달릴 수 있도록 하는 자세를 말한다.

달릴 때는 몸의 균형 유지가 중요하다. 정면에서 봤을 때 척추와 목이 일직선으로 정렬되어야 하고, 달릴 때 수직축이 좌우로 크게 흔들려서는 안 된다. 목과 머리도 앞으로 숙이지 않아야 한다. 마치 상공에서 머리 위쪽을 끈으로 붙잡아 몸을 살짝 띄워 놓은 것처럼 척추와 목이 꼿꼿한 상태에서 달려야 한다. 시선은 먼 곳을 향하고, 굳이 머리를 숙여 발을 보지 말아야 한다.

배꼽 바로 아래가 신체 무게중심인데, 이 중심이 달리는 동안 위아래로 너무 요동치지 말아야 한다. 발과 다리가 지면을 박차고 나갈때 위쪽보다는 앞쪽으로 나가는 듯한 기분으로 달리면 된다. 어깨는 귀 쪽으로 세우지 말아야 한다.

손은 손바닥이 안쪽으로 향하게 해 가볍게 주먹을 쥐고, 팔은 팔꿈치를 90도 꺾은 채 앞뒤로 휘저어야 한다. 이때 팔꿈치가 몸통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게 하고, 팔꿈치를 주로 몸통 뒤에서 움직여 그 반작용으로 몸통이 앞으로 나가는 탄성을 이끌어야 한다. 양발이 지면에 교대로 닿을 때 달리는 방향 가상 중앙선에 교차되지 않는 게 좋다. 골반과 허리도 좌우로 흔들리지 않아야 장시간 달려도 엉덩이 관절에 부담이 적다.

시간이 나면 뛰어라

의학은 항상 과학적 규범을 만들고 이에 따르게 하는 권력을 가지고 있다. 이후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한 번에 최소 30분 이상 진땀 나게 뛰시라. 그러면 최적 건강이라는 곳에 도달할 것이다.

요즘 현대인의 삶은 포인트 생활이다. 커피 한 잔을 마셔도 포인트, 피자 한 판을 시켜도 쿠폰이 붙는다. 신용카드와 항공여행은 말할 것도 없다. 달리기에도 포인트가 있다. 하루 10분씩 세 번 달리면 30분 효과에 버금간다. 일상의 작은 실천이 모여 누적 효과를 내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미러 뉴론(mirror neuron·거울신경계)’이라는 것이 있다. 옆에 있는 사람이 하는 동작을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는 것을 말한다. 술자리에서 옆 사람이 맥주잔을 들면 나도 모르게 잔을 들게되는 배경이다. 당신이 달리면 자녀도 달리고, 배우자도, 친구도 달린다. 시간이 나면 뛰어라. 당신의 운동화가 타고난 유전자보다 당신 수명을 결정하는 데 더 강력한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