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건강러 주목!

의료 AI와 건강증진

딥러닝과 인공신경망 기술 개발로 최근 의료 인공지능(AI)은 괄목할 만한 기술 발전을 이루며,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의 진단 능력을 보이거나 이를 능가하는 정확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의료 영상 분석, 병리 진단, 예후 예측 등에서 AI는 점점 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아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박상민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의료 AI를 활용할 때 임상적으로 유용한 분야 중 하나는 맞춤형 건강검진과 새로운 디지털 바이오마커의 개발이다.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어떤 검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곤 한다. 국가건강검진에 기본적으로 포함된 항목 외에도 비교적 간단하고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는 검사들이 있다. 예를 들어, 안저검사, 심전도검사,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을 비롯해 필요에 따라 초음파검사, CT, MRI 등 정밀검사를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병원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이 ‘작년에 받은 복부 CT나 폐 CT를 올해도 받아야 할까?’, ‘이번에는 심장혈관 검사를 해보는 게 좋을까?’라는 질문을 자주 한다. 정밀검사는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실익보다 불필요한 부담이 클 수도 있다. 특히 CT 검사를 너무 자주 받으면 방사선 노출이 증가하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AI를 활용한 기회진단

기존에 받았던 기본 검사 결과를 활용하여 신체의 위험 신호를 미리 파악하고, 꼭 필요한 정밀검사만 추천받을 수 있다면,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건강을 더욱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개념을 기회진단(Opportunistic Screening)이라고 한다. 이는 병원에서 다른 검사를 받다가 우연히 발견된 건강 정보를 활용해 놓치기 쉬운 질병의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인공지능(AI)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이 놓치기 쉬운 숨겨진 패턴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데이터나 상황에서 새로운 정보를 도출하는 과정을 기회학습이라고 한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에 시행한 검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비침습적인 안저검사만으로 경동맥경화와 관상동맥경화를 동시에 예측하는 AI는 이미 실용화되어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심뇌혈관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동맥경화를 조기에 발견해 고위험군에게만 선별적으로 경동맥 초음파나 심장 CT 등 정밀 영상검사로 연계할 수 있다.

기존 검사의 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나 방사선 노출로 인한 부담이 없으며, 정기 건강검진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미세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안저 영상을 이용하여 빈혈이나 만성 신장병과 같은 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또한 복부 CT영상을 활용하여 심혈관질환을 예측하는 AI, 흉부 엑스레이를 통해 골다공증을 진단하는 AI도 개발 중이다. 이처럼 기회진단 의료 AI는 단순히 기존 검사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AI의 장점인 패턴 분석능력을 활용하여 질병 예측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찾아내고, 더욱 정밀한 건강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건강관리 분야에 더욱 정교하게 활용

최근에는 파운데이션 모델과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의료 AI가 또다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사전 훈련된 대규모 AI 모델이다. 기존 AI 모델이 특정 작업에 특화된 것과 달리 파운데이션 모델은 여러 분야에 적용 가능한 잠재력이 있다. 생성형 AI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고 새로운 정보를 생성하는 기술로, 건강관리 분야에서 더욱 정교하게 활용된다.

예를 들어, AI 기반 건강관리 챗봇은 사용자의 식단, 운동, 수면패턴 등을 분석하여 맞춤형 건강 조언을 제공한다. 자연어처리 기반의 질의응답 기능을 통해 의료진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변하고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다. 복잡한 의학용어를 쉬운 언어로 변환해 환자에게 설명하거나, 실시간 질문에 답변하고 건강 상담을 제공하는 챗봇을 활용해 환자의 접근성을 높일 수도 있다.

혈당이나 혈압 수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다가 정상 범위에서 벗어나면 즉시 알림을 보내거나 가까운 병원을 안내하기도 한다. 또한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된 AI는 심박수, 혈압, 혈당 등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건강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조기 대응을 유도할 수 있다. 이처럼 생성형 AI는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상황에 맞는 조언과 안내를 제공함으로써 더욱 효과적인 건강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

포괄적 의료 혁신 주도

이미 우리 주변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의료 AI는 앞으로 질병의 진단과 치료는 물론, 질병 예방과 발생 가능성 예측, 개인의 특성에 최적화된 맞춤형 건강관리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의료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