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림동은 광주에서 처음으로 서양 문물을 받아들인 마을이자 희생과 나눔의 역사를 간직한 광주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곳이다. 서양식 근대 건축물과 한옥이 조화를 이루며 양림역사문화마을만의 정서를 만들고 있다.
글 편집실 사진 송인호
양림동에는 펭귄마을이라는 귀여운 이름의 지명이 있다. 2013년 화재로 방치된 주택을 정비하고 1970~1980년대를 상징하는 오브제를 골목 담벼락에 설치하자 이색 스폿으로 입소문이 나며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진 곳이다. 좁은 골목을 따라 늘어선 가옥과 담장이 야외 전시관을 방불케 한다. 펭귄마을이라는 명칭은 주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어르신들이 불편한 다리로 걷는 모습이 펭귄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펭귄마을에서 이어지는 공예특화거리는 주변 가옥 20여 채를 리모델링해 공방과 체험관, 전시판매장 등으로 조성한 거리다. 공방마다 특색 있는 공예품을 전시, 판매하고 원데이클래스도 운영하고 있어 문화와 감성 충전이 필요할 때 방문하면 좋다.
언덕길을 오르면…
120년 동안 양림동 골목을 지켜온 양림교회와 교회 안에 있는 오웬기념각은 양림동을 찾는 사람들이 한번씩 꼭 거쳐가는 곳이다. 오웬기념각은 개화기 초 음악회와 연극, 무용 등 문화예술 공연이 열리며 근대 광주의 문화전당 역할을 하던 곳이다. 광주에서 활동한 선교사 오웬(Clement C. Owen, 1867~1909)과 그의 할아버지를 기념하기 위해 1914년 선교사 서로득이 설계·건립했다.
양림동만의 감성을 담은…
양림교회를 지나 언덕길을 오르면 전망타워에 다다른다. 1973년부터 2012년까지 사직공원의 전망대 역할을 했던 팔각정이 광주사직공원전망타워로 다시 태어났다. 주변 경관을 천천히 감상하며 오를 수 있는 나선형 계단이나 4층까지 운행하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옥상에 오르면 광주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양림동에는 양림동 토박이 서양화가 한희원 작가가 양림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자 한옥을 개조해 2015년 문을 연 한희원미술관을 비롯해 갤러리 S, 중국의 3대 음악가 정율성을 기념하는 정율성거리 전시관 등 양림동만의 감성을 담은 문화예술 스폿도 다양하다. 마을 전체가 하나의 문화 공간처럼 보이는 이곳에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마주할 수 있는 이 스폿들은 골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