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제도는 사회적·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발생하는 질병, 부상, 출산 등에 대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말한다. 취약계층의 의료문제를 국가가 보장하는 공공부조제도다. 의료급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청구된 급여비용을 심사하고 적정성을 평가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 바로 의료급여실이다.
글 편집실 사진 백기광
의료급여에는 수급권자의 질병·부상·출산 등에 대한 진찰·검사, 약제·치료 재료의 지급, 처치·수술과 그 밖의 치료, 예방·재활, 입원, 간호, 이송과 그 밖의 의료 목적 달성을 위한 조치가 포함된다. 이를 위해 지급하는 의료급여비용에 관한 심사·지급 업무는 원칙적으로 보장기관인 시도 및 시군구에서 담당해야 한다. 그러나 전문성과 효율성을 고려하여 업무 중 의료급여비용의 심사, 의료급여의 적정성 평가, 의료급여비용 심사·평가 기준 설정을 심사평가원에 위탁하고, 의료급여비용 지급은 공단에 위탁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988년 1월부터 「의료급여법 시행령」 제20조의 규정에 따라 국민의 의료급여비용 심사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수행해온 의료급여실은 그만큼 역사가 깊은 부서다.
심사·평가 기준에서부터 지속가능성까지 고민
의료급여운영부, 의료급여심사부, 수탁사업부 등 총 3개 부, 57명으로 구성된 의료급여실은 오랜 기간 발전해온 만큼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추었다. 의료급여운영부는 의료급여비용 심사 업무의 기본계획 수립과 분석·평가 등 의료급여 심사 업무를 총괄한다.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의료급여 지원 범위, 수급자 본인부담금 등 의료급여제도 전반에 대한 정부의 정책지원을 담당하며, 건강보험과 달리 적용되는 의료급여비용 수가 및 심사 기준 개발과 청구 방법 개발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 ‘작은 심평원’이라고도 불린다. 정신과 정액수가, 식대·필수의료수가 등을 개선하고, 제도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불필요한 의료급여비용 지출을 방지하기도 한다. 심사 후 지급이 완료된 건에 대해 적정 여부를 재확인하는 등 사후관리 업무를 체계적으로 수행하여 절감한 재정지출 금액이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93억 원에 이른다. 이는 의료급여 재정건전성을 강화하여 꼭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잠복결핵이나 코로나19 등 감염병 유행 시에는 취약계층이 의료 현장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감염 예방과 치료의 원활한 지원을 위해 청구 방법과 의료전달체계 등을 신속하게 검토·개선했다.
의료급여심사부는 의료급여기관(상급종합병원)의 의료급여비용에 대한 심사, 재심사 조정 청구, 맞춤형 정보제공 등 심사를 운영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의료급여기관에서 청구한 의료급여 환자진료비가 관련 법령 기준에 따라 정확하게 산정되었는지, 의·약학적으로 타당한지를 심사한다. 심사 운영 측면에서도 합리적 재정지출을 위해 선별집중심사와 분석심사를 수행하는 등 의료급여 수급권자에게 필요한 진료는 보장하고 불필요한 진료비 지출은 사전에 방지한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만큼 심사직원 역량 강화를 위해 심사사례 콘퍼런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수탁사업부는 국가보훈대상자와 소외계층의 진료비를 심사하고 응급의료비 대지급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이를 위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수가 개발, 심사 기준 설정, 심사 관련 실적분석 등을 수행하며, 응급대지급 고지방법이나 구상·결손 기준 개선 등 민원인의 불편과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지난 2023년에는 보훈, 응급의료비, 외국인 근로자 등 관련 약 633만 건(진료비 약 8,511억 원)을 심사하고, 응급상황에 비용이 없어 진료받지 못하는 국민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약 63억 원을 대지급할 수 있었다.
경청하는 자세와 전문지식을 겸비할 필요
수탁사업부는 응급대지급 업무와 관련하여 심평원에서 유일하게 구상 업무를 수행한다. 응급대지급 상환을 위해 계좌 등을 압류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와 같이 불가피한 업무에 대한 악성 민원이 많다는 어려움이 있다. 반면 민원인에게서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받을 때는 의료급여실이 하는 일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어 큰 감동을 받는다.
의료급여 업무는 생계가 어려운 취약계층인 수급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대상자에 대한 배려심과 이해가 우선되어야 하며, 동시에 다양한 전문지식을 갖춰야 한다. 의료급여제도의 특성을 정확하게 인지해야 하며, 다양한 의료지식을 바탕으로 의료급여비용이 정확하게 청구되었는지, 의·약학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최적의 방법으로 이루어졌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검토·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공정하고 타당하게 심사하여 심사 업무의 전문성·공정성·일관성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모든 진료 분야의 의학적 지식과 급여기준의 이해, 건강보험 관련 기준 외에 의료급여 법령 및 별도로 정하고 있는 수가 등 전문지식을 갖추려는 노력이 꾸준히 필요하다. 의료급여 업무는 심평원에서 수행하는 건강보험 관련 업무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의료급여 정책은 건강보험 정책과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건강보험 관련 부서 간 긴밀한 소통·협업을 유지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의료급여실 직원들은 이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심사사례 콘퍼런스를 통해 심사 업무 수행 중 발견한 다양한 사례를 직원들과 공유하고, 전문 의학교육과 각종 학술대회에 참가하여 의학적 전문성을 쌓는 것이 그 예다. 이러한 노력 끝에 뿌듯한 순간도 찾아온다. 심사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거나 취약계층에게 안전하게 양질의 의료지원을 제공할 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 보장이 지속해서 확대되고 의료형평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볼 때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코로나19 관련 지원이 제한되었던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보건복지부 공공의료과와 협업하여 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국가보훈대상자의 진료비 심사 수탁을 확대하는 등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mini interview
지금처럼 따뜻한 온기가 식지 않도록
정민용 의료급여실장
올해 의료급여실은 보건복지부에서 수립한 제3차 의료급여 3개년 기본계획 중 심평원과 관련된 부분에 대한 체계적인 정책지원이 이뤄지도록 보건복지부-관련 부서 간 유기적 협력 및 소통 채널을 지속해서 유지하고, 본원-본부 간 컨트롤 타워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자 합니다. 또한 선별집중심사, 급여기준 적합성 및 맞춤형 심사 강화 등 의료급여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데 노력할 것입니다. 더불어 국가보훈대상자를 위한 위탁병원 감면대상자에 대한 진료비 심사 수탁이 확대될 예정입니다. 위탁병원은 보훈대상자가 근거리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보훈부에서 위탁계약하는 병원으로, 위탁병원이 늘어나면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병원이 늘어 더 가까운 병원에서 신속하게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이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의료급여실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가장 따뜻한 일을 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분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이 원활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온기가 식지 않도록 모든 구성원이 노력하여 앞으로도 계속해서 따뜻함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