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건강

천고마비의 계절
복부비만과 지방간을
예방하려면

2020년 국가암등록통계의 주요 암종 조발생률을 보면 2010년 2위를 기록한 위암이 2020년에는 4위로, 5위였던 간암은 7위로 내려갔다. 반면 폐암이 4위에서 2위로 올라갔고,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의 발생이 증가하면서 영양과잉과 비만이 문제가 되는 선진국형 암 분포를 보이고 있다.

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최근 증가세를 보이는 암종은 폐암을 제외하면 공통적으로 신체활동 부족과 체중증가, 지방 과다 섭취로 인한 비만, 인구고령화와 관련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간암은 B형·C형 간염 치료 약 물의 개발로 감소 추세인 것으 로 보이지만 복부비만, 비알코올성지방간이 급증하면서 앞으로 선진국형 간암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젊었을 때 와 비슷한 생 활습관을 유지해도 나이가 들면 정상 체중이거나 조금만 과체중이어도 복부비만과 지방간이 생긴다. 이는 근육량이 줄고, 체력이 떨어지는 순간 몸이 지방과 열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간에 지방을 축적하는 것이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흔히 지방간을 치료할 때 무조건 살을 빼라고 권유한다. 또 덜 먹고, 운동량을 늘리면 체중이 빠질 것으로 생각하고 나이 들어서도 무조건 적게 먹고 운동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장년층에서는 먹는 것을 조금 줄여도 체중감량이 쉽지 않고, 체중을 줄여도 복부비만과 지방간이 좋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복부비만, 지방간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영양소는 고르게 양은 일정하게

복부비만,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 이는 지방간은 먹은 열량보다 소모한 열량이 적어 체중과 지방이 느는 것을 의미하므로 먹는것을 줄이고, 움직임을 늘리는 것은 맞다. 그러나 활동량이 많고 대사 속도가 빠른 시기에는 식사를 거르면 누구나 폭식하기 쉽다. 오죽하면 옛 어른들이 시장이 반찬이라 했을까?

따라서 지방간 을 완화하기 위해 체중조절을 할때는 첫째, 세끼 식사를 반드시 한다. 즉, 먹던 끼니를 거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둘째, 만약 정해진 끼니를 골고루 챙겨 먹지 못했다면 다음 끼니 전 우유나 바나나 등 간식을 조금이라도 먹어둔다. 지나치게 배고픈 상태를 만들지 않아야 폭식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5~6kg 정도 감량이 아닌 10~20kg 정도의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지나치게 식사량을 줄이면 먹고 싶은 음 식이 생각나는 본 능과 식탐을 다스리기 어렵다. 반면 통곡물로 지은 밥과 빵, 고기, 생선, 계란, 콩 등 단백질 식품, 나물이나 김치와 같은 채소류를 매 끼니 고르게 먹으면 조금 적게 먹어도 식탐과 폭식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열량과 신체 활동의 균형이 중요

대부분 적게 먹고 활동을 늘리면 체중과 지방간, 복부비만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6 0세 이전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장년층 이후에는 몸이 생존을 위해 지방을 줄이려고 하지 않는다. 특히 식사 때마다 열량 섭취가 많았다 적었다 하는 경우는 전체적으로 적게 먹어도 절대 살이 잘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장년층이라면 경험했을 것이다.

체중만 감량하는 것이 아니라 복부비만, 지방간 예방을 위한 체중감량을 목표로 한다면 열량을 적게 섭취했을 때는 조금 움직이고, 열량이 많은 식사를 한 후에는 좀 더 움직임을 늘려야 한다. 예를 들어 오전 중에 신체활동과 운동을 하거나 일을 많이 한다면 아침식사는 밥과 육류, 채소류 등 좀 더 골고루, 열량이 높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또 저녁 이후에 거의 하는 일이 없다면 저녁 식사는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두부류와 콩류 등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쓸 만큼 제때 먹는 다이어트

마지막으로 지나친 근력운동이나 힘든 활동, 감정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이후에는 식욕이 폭발하기 쉽 다 . 근육량을 늘리거나 체력 향상을 위해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체중감량을 염두에 두고 식탐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면 적게 먹었을 때는 열량에 맞게 빨리 걷기나 낮은 산을 오르는 등 가벼운 운동을 해야한다. 평 상시 익 숙 하지 않은 강도로 갑자기 강하게 운동하면 몸이 적응하지 못해 과식과 과수면으로 이어지기 쉬워 결국 체중감량이 어려워진다. 다만 예외가 있다. 체질량지수가 30kg/㎡ 이상으로 고도비만인 50대 이전의 성인이라면 에너지 소모가 많은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시간당 칼로리 소모가 많은 운동을 해야 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우리 몸의 균형을 깨뜨리고,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지름길로 가게 돼 오히려 안 하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누구나 3개월에 6kg은 쉽게 감량할 수 있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빨리빨리’와 ‘조급함’ 같은 지나친 욕심이다. 오늘 당장 ‘제때 먹는 다이어트’, ‘앞으로 쓸 만큼 먹는 식사’로 지방간과 복부비만을 예방해보자.

남녀 전체 주요 암종 조발생률

* 조발생률 : 관찰기간 동안 특정 인구집단에서 새로 발생한 암환자 수로, 해당 인구집단에서 암발생 정도를 절대적으로 평가할 때 사용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미국 하버드 보건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환경역학연구원으로 일했다.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와 대한노화방지학회 연구이사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