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칼럼

심사평가정보 표준서식을
앞서 도입한

국립경상대학교병원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은 의료기관에서 진료비 심사 등에 필요한 진료 정보 등 각종 자료를 정보통신망을 통해 쉽고 안전하게 제출하는 시스템이다. 국립경상대학교병원에서는 이를 도입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 도입부터 정착까지 모든 과정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국립경상대학교병원 보건의료정보관리실 박상은 수석보건의료정보관리사에게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실 사진 백기광

전산 고도화된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

병원, 의원 등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의료서비스 등을 제공한 뒤,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진료비 내역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사평가원)에 청구하면서 환자 진료기록 등 심사참고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이 구축되기 이전에 병원에서 참고 자료를 보내기 위해서는 해당 참고자료는 기록지 복사본(서면, 개별 컴퓨터 파일), 영상 복사본(CD 등)으로 별도 제작하여 심사평가원에 우편 등으로 송부해야 했다.

이는 의료기관 측 에서는 별도 제작에 따른 행정비용이, 심사평가원 측에서는 진료비 청구서와 참고자료를 매칭해야 하는 업무의 비효율성을 발생하는 큰 요인이 되었다. 심사평가원은 의료기관의 자료 제출 편의성과 진료비 심사 관련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2019년 5월부터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 구축을 추진하여 계속 운영중이다.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은 의료기관에서 제출하고자 하는 자료의 형태에 따라 ‘HIRA e-Form(히라 이-폼) 시스템’과 ‘HIRA e-Image(히라 이-이미지) 시스템’으로 나뉜다. HIRA e-Form 시스템은 진료비심사등에 필요한 진료정보등을 정보통신망을 통해 표준서식(Layout) 형태로 제출하는 시스템이며, HIRA e-Image 시스템은 의료기관의 팍스(PACS) 에서 생성된 CT, MRI 등 영상정보를 정보통신망으로 제출하는 시스템이다.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을 활용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특히 HIRA e-Form 시스템을 사용하는 의료기관은 진료비 심사 등에 필요한 자료를 시스템(정보통신망)을 통해 전송할 수 있어 자료제출에 소요되는 시간과 행정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또한 포털을 통해 자료 송달여부도 즉시 확인할 수 있고 우편제출 시 발생하는 자료 분실 및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방지되어 안전하고 정확한 업무처리가 가능해졌다.

추가로 의료기관에서 HIRA e-Form 시스템을 통해 제출한 자료는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가 가능하여 심사평가원 내 업무 간 연계활용으로 동일 자료를 중복하여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선도적으로 시범사업에 참여한
국립경상대학교병원

심사평가원에서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을 시행한 지 4년이 되어가지만 현재 이 시스템을 활용하는 의료기관은 많지 않다.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병원 내에서 사용하는 기록지는 대부분 전산화됐지만 심사평가원으로 전송하는 자료들은 여전히 수기로 작성하는 곳이 많다.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을 부분적으로 사용하는 의료기관은 1,000여 개 정도이지만 시스템 전체를 활용하는 곳은 창원국립 경상대학교병원(이하 ‘창원경상대 병원’)을 포함해 몇 곳뿐이다.

HIRA e-Form 중 대다수 서식은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이어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개발한 데에 대한 보상체계가 부족하고, 의료진들이 24시간 돌아가야하는 업무중에 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운 환경과 시스템에 적응해야 하는 다소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한다”고 말했다.

2016년 2월 창원 최초의 국립대학병원으로 개원한 창원경상대병원은 심사평가원에서 2016년 9월부터 시행한 ‘청구 심사 효율화 시범사업’ 참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재는 진주에 위치한 국립경상대학교병원 보건의료정보관리실로 자리를 옮겼지만 당시 창원경상대병원 보건의료정보관리실에서 관련 업무의 총괄을 맡아 진행했던 박상은 수석보건의료 정보관리사는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과정을 설명했다.

“2016년 심사평가원에서는 심사참고자료의 서면제출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의료기관 내 EMR(전자 진료기록)을 전산적으로 제출받아 활용할 수 있을지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때마침 우리 병원이 개원을 하였는데, 기존 병원보다 개원된 병원이 신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더 수월할 것이라 판단한 심사평가원에서 ‘청구·심사 효율화 시범사업’ 참여 검토를 요청하였습니다. 병원 내부 검토 결과 쉽지 않은 사업이라 판단되어, 처음엔 저희도 할 수 없다고 답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평소 우리병원 같은 국립대학교병원에서 정부가 하는 사업에 먼저 참여해서 정책에 대한 피드백을 산출하는 데 일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 평소 심사평가원, 보험사 등에 자료를 제출하는데 고생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심사평가 정보제출시스템을 사용하면 업무방식이 매우 간소화될 것이라는 심평원의 설명에 흥미가 생겼습니다. 이에 저는 임원진에게 심사평가원 시범사업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1년 반이 지나 ’18년 11월, 국내 최초로 창원경상대병원에서 심사평가원과 함께 HIRA e-Form 공통서식 37종 을 연계하는 선도적인 시스템을 도입을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창원경상대병원에서는 실제로 시스템을 운영하며 청구·심사 효율화 시범사업에서 개선할 점은 없는지 검토했다. 이렇게 심사평가원과 창원경상대학교병원은 실제 서식들을 시범 적용해보면서 HIRA e-Form 시스템을 통한 정보수집·데이터 관리 등을 비교·분석하여 향후 활용 가능성을 실제 검증하는 과정까지 마치면서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였다.

분석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완성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보건의료정보 관리파트, 의료정보파트, 적정진료지원실 등 여러 부서와 함께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에 창원경상대 병원은 2018년 11월부터 병원 집행부 주도하에 표준서식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먼저 2019년1월부터 7월까지 병원 내 외래초진, 외래경과, 퇴원요약지, 수술기록, 입원초진, 입원경과, 응급기록 등 필수 기록지 7종에 대해 정리하고 통합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후 박상은 수석보건 의료정보관리사 는 약 1년간 병원 내에서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의 필요성을 알리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주 1회 순차적으로 각 진료과를 돌며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보고했는데, 녹록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창원경상대병원에는 비교적 젊은 교수님이 많았습니다. 교수님들은 각자 원하는 서식을 활용하고 싶어 했습니다. 교수님들마다 사용하는 외래초진 기록지가 모두 달랐는데 그것을 하나로 만드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또 대부분의 교수님이 변화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고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병원 내 서식지 사 용여부를 조사한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기본 7개 서식이 무려 485개 서식으로 분화되어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이를 통합·간소화 한다면 병원 행정 업무에 대단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기존 485개 서식을 일일이 분석하고 교수님들을 한 분 한 분 설득하고 각 진료과 과장님들께 서명을 받는 과정은 생각보다 무척 힘들었지만, 고생 끝에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을 오픈할 때는 그만큼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시범사업 과정에서 심사평가원에서도 EMR 직접 매핑 개발 전 중간단계를 신설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하였고, 프로그램 개발 및 오류내역 즉각 조치 등 적극적인 개발지원을 해주는 등 병원 내 부서 간, 기관 간 협업이 있었기에 그 당시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심사평가원에서는 HIRA e-Form 시스템을 통해 e-Form Agent IT 개발 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환자의 한방추나 실시내역(횟수)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심사기준 조회 등 진료비 청구 업무에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심사평가정보 표준서식의 미래

박상은 수석보건의료정보관리사는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이 확산, 공유되기를 바란다며 좋은 점과 개선점을 전했다.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은 오픈까지 과정은 다소 복잡하지만 완성하면 ‘이보다 좋은 시스템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쉽고 간편합니다. 큰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버튼 하나만 클릭하면 자료를 전송할 수 있고, 접수 여부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활용하는 의료기관이 많지 않으니 직간접적인 혜택(benefit)을 제공해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도 좋을 듯합니다.”

심사평가원에서는 향후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의 기능을 개선하고 관련 업무에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다각도의 노력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박상은 국립경상대학교병원
보건의료정보관리실 수석보건의료정보관리사

아날로그에서 똑똑한 디지털로 성장하다

우리는 디지털이 편한 줄 알면서도 기존의 방식, 아날로그가 익숙해서 새로운 것에 거부반응을 보이며 변화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습니다. 물론 심사평가정보 제출 시스템으로 바꾸는 과정은 굉장히 복잡하긴 합니다. 특히 대학병원급에서는 더욱 어려움이 따릅니다. 많은 교수님이 계시고, 대부분 기존 방식을 고수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분석하고 설득하는 과정은 힘들어도 결과는 완벽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업무의 효율성과 편의성도 탁월합니다. HIRA e-Form을 사용하면서 병원 데이터 전산화 작업을 통해 환자 정보 관리가 더 수월해져 인력·시간·비용 면에서도 이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이점이 많습니다. 담당자가 흔들리지 않고 뚝심 있게 밀어붙인다면 지금보다 쉽고 편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고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것입니다. 혹시 다른 병원에서 벤치마킹을 오신다면 모든 과정을 오픈하고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언젠가는 우리나라의 모든 의료기관이 심사평가정보 제출시스템을 활용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