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간 때문이야’라는 노랫말로 유명해진 광고가 있었습니다. 남녀노소 모두 흥얼거리게 하는 신나는 멜로디라 방송 여기저기서 패러디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피곤하거나 음주 후 간을 걱정하며 영양제를 찾는 경우가 있는데 과연 도움이 될까요?
글 정희진 울산대학교병원 약제팀 약사
간 영양제로 밀크시슬과 UDCA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밀크시슬은 건강기능식품이라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고, 의약품인 UDCA는 저용량은 약국에서 살 수 있지만 고용량은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간질환 치료의 보조제 밀크시슬
밀크시슬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고 표현, 관리하는 건강기능식품입니다. 서양엉겅퀴인 밀크시슬을 수세기 동안 간질환에 사용해왔고, 거기서 효능을 가진 성분인 실리마린을 추출하여 건강기능식품을 만듭니다. 밀크시슬은 간경변, 간염 등 간질환을 치료하는 데 보조적으로 쓰입니다. 우리 몸의 대사 과정 중에는 반응성이 매우 큰 활성산소종이 발생해 주위의 단백질과 지방을 과산화하고 DNA를 손상시킵니다. 특히 우리가 섭취한 수많은 물질을 대사하는 간에서 활성산소가 많이 발생하는데, 밀크시슬은 이 활성산소종을 제거해 간세포 파괴를 막습니다. 또 단백질 합성을 자극해 손상된 간세포를 재생시키고, 염증 물질들을 억제해 항염증 효과를 나타냅니다. 일일섭취량은 실리마린 130mg이며, 설사, 위통, 복부팽만 등 위장관계 장애가 나타나면 복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1개월 정도 복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장기간 복용하고자 하는 경우, 황달이 있거나 임산부와 수유부는 복용 전에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그리고 심한 담도폐쇄 환자와 12세 이하 소아는 복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용량은 일반약, 고용량은 전문약인 UDCA
UDCA는 ursodeoxycholic acid의 줄임말로, 체내 담즙산 성분 중 하나입니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담관을 거쳐 담낭에 보관되었다가 소장으로 가서 지방 소화를 돕습니다. 담즙산은 지방이 물에 녹을 수 있도록 작은 덩어리로 쪼개서 소장에서 흡수되게 하죠. 원래 담즙산에서 UDCA는 적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UDCA를 복용하면 독성을 나타내는 담즙산 성분보다 상대적으로 많아지면서 효과를 나타냅니다. 특히 만성 간질환 환자는 증가한 독성담즙산으로 인해 간세포가 손상되는데, 그것이 UDCA로 대체되면서 독성 담즙산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간세포가 보호됩니다. 그리고 UDCA는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과 흡수를 억제하는 걸 돕기도 합니다.
UDCA는 국내에 100mg, 200mg, 300mg이 있고, 이 중 100mg은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약이며, 200mg와 300mg은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입니다. 일반약인 100mg은 ‘담즙(쓸개즙)분비 부전으로 오는 간질환과 담도계 질환의 보조치료, 만성 간질환의 간기능 개선, 소장절제 후유증 및 염증성 소장 질환의 소화 불량’에 효과를 인정받았으며 50~100mg을 하루에 3번 복용합니다. 전문약인 200mg과 300mg은 ‘콜레스테롤 담석증, 원발 쓸개관 간경화증의 간기능 개선, 만성 C형간염 환자의 간기능 개선’시 처방받을 수 있고 보통 200~300mg을 하루에 3번 복용합니다.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이 우선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이 있는 제산제, 고지혈증 치료제 중 담즙산과 결합하는 콜레스티라민(cholestyramine)은 UDCA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이상반응은 적으나 설사나 변비 등 위장관계 증상, 기관지염이나 인후두염이 나타날 수 있으니 즉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담도폐쇄 환자나 췌장질환이 있는 경우, 간성혼수나 복수가 찬 경우에는 그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하므로 함부로 투여하면 안 됩니다.
밀크시슬과 UDCA는 효능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를 알면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간략하게 요약하면 밀크시슬은 항산화 효과가 있는 성분이며, 간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고, 단백질 합성을 통해 간세포 회복을 도와줍니다. 잦은 음주와 흡연, 지속적인 유해 공기 노출 등 간에 지속적인 자극이 있고 산화적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라면 복용해볼 수 있습니다. UDCA는 노폐물을 지속적으로 배출해야 하는 간의 역할을 도와줍니다. UDCA는 이담제로 분류되는데, 이는 담즙 분비와 담도 내 노폐물 배출을 촉진해준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알코올성지방간 등 간에 노폐물이 축적되어 있을 여지가 많은 경우 등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에 좋은 영양제’를 찾는 큰 이유인 피로 해소를 위해 밀크시슬이나 UDCA를 복용하고자 한다면 고민을 해야 합니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릴 정도로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간이 안 좋아서 피곤할 정도이면 이미 간이 매우 상한 상태라 보조제로 해결할 수 없고 바로 진료를 받아 문제의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합니다.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가 좋지 않거나 간질환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은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애초에 피로의 원인이 간 문제가 아니라면 간 기능을 보조해주는 밀크시슬이나 UDCA를 복용해도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울산대학교병원에서 무균조제실을 담당하고 있는 약사. 병원 약사의 생활을 담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병원약사회 홍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