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클리닉

막기는 어렵지만
늦출 수는 있는

골다공증

골다공증은 말 그대로 뼈에 구멍이 많다는 의미로, 골량 감소와 미세구조의 이상이 특징인 질병이다. 뼈가 약해져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되는 전신적인 골격계 질환으로, 적극적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트리고 위험한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박준영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골다공증 환자수는 2017년약 91만명에서 2021년 약 114만명으로 매년 약 5.7%씩 증가하고 있다. 총 건강보험 진료비도 2008년 4조 7,712억원에서 2011년 6조 1,512억 원으로 연간 9.2%씩 증가하며 전체 의료비용의 약 1/6을 차지한다. 이처럼 환자 수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부담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골다공증 환자의 의료서비스 이용률은 약 60%, 약물치료율은 34%, 약물의 지속 치료율은 1년에 33%에 그치는 등 적극적인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병 골다공증

2021년 골다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약 112만 명 가운데 약 106만 명이 여성으로, 전체 환자의 95% 정도를 차지한다. 특히, 폐경 이후의 중년 여성에게서 골다공증 유병률이 증가하는데, 그 원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서 찾을 수 있다.

에스트로겐은 뼈 안에 있는 파골세포와 조골세포를 조절해 뼈가 흡수되고 형성되는 과정에 관여한다. 이러한 재형성 과정이 잘 조절되고 반복돼야 뼈의 밀도와 미세구조를 유지해 일정한 강도를 갖게 된다. 하지만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뼈를 흡수하는 파골세포가 많이 만들어지고, 그에 따라 뼈 교체율이 올라가며 재형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골밀도는 폐경 후 첫 5~10년 이내에 30%가량 감소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남성이 골다공증을 겪지 않는 것은 아니다. 노화, 음주, 흡연, 카페인 등 다양한 위험인자가 골다공증 발병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뼈는 우리가 늙을수록 만들어지는 양보다 흡수되는 양이 많아져 결손이 생기며, 뼈의 표면 아래 미세한 구멍이 생기는 다공성 변화가 일어난다. 과도한 음주는 간의 비타민D 합성을 방해하고 소변으로 칼슘 배출을 촉진해 골밀도 감소를 유발한다. 담배 내의 니코틴은 칼슘, 비타민D 대사에 악영향을 주며, 뼈세포로 가는 산소와 영양분 공급도 차단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드물게는 남성 갱년기 증후에 따른 남성호르몬 감소도 골밀도 저하를 유발한다.

골다공증이 위험한 이유

골다공증은 약해진 뼈로 인해 가벼운 충격이나 낙상에도 골절이 발생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골다공증성 골절 중 척추골절이 가장 흔하며, 고관절의 대퇴골, 손목뼈에서 주로 발생한다. 또 어깨의 상완골, 갈비뼈 늑골, 엉치나 골반뼈에서도 발생한다. 골절 발생 후 1년 이내 사망률은 척추골절이 5.4%, 고관절 골절이 무려 2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또 골다공증성 골절이 한 번 발생하기 시작하면 앞서 언급한 여러 신체 부위에서 재발성 골절이 발생한다. 골절 1회 발생 이후 4년까지 재골절 위험이 증가하고, 특히 척추골절이 발생하면 이차적인 다른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가장 크다. 골절 이후에도 기능적 회복이 더디고 만성통증이나 관절 변형 등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골다공증, 어떻게 진단할까?

골다공증 진단에 가장 유용한 기준은 골밀도이다. 골밀도는 골다공증의 치료 방침을 결정하고, 뼈의 소실·생성, 치료 반응을 평가하는 데도 이용된다. 일반적으로 골다공증성 골절이 흔히 발생하는 부위인 요추와 대퇴골에서 골밀도를 측정해 낮은 수치를 기준으로 골다공증을 진단한다. 수술을 받았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요추, 대퇴골에서 측정이 불가능할 때, 또는 피질골 소실이 심한 부갑상샘기능항진증을 앓는 등 특수한 경우에는 손목의 요골 원위 1/3 부위에서 골밀도를 측정하기도 한다.

골밀도 수치 이외에 피검사나 소변검사를 통해서도 골다공증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파골세포와 조골세포에서 분비되는 효소나 골흡수·골형성 과정에서 유리되는 기질 성분등 생화학적 골표지자를 혈액이나 소변에서 측정하는 방법이다. 골흡수표지자와 골형성표지자의 수치를 보고 골교체가 일어나는 속도를 파악해 골다공증을 진단한다.

골다공증 치료 약제의 종류

골다공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바로 골절 예방이다. 골밀도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치료를 지속해 골밀도를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약물치료를 시작하더라도 이미 낮아진 골밀도가 몇 주 만에 빠르게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경구용 알약이나 주사 등 여러 방법으로 골밀도를 높일 수 있다. 골다공증 약제는 크게 골흡수억제제와 골형성촉진제, 이중효과를 가지는 약제로 나뉜다.

골흡수억제제는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와 비스포스포네이트, 데노수맙이 있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는 호르몬은 아니지만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해 에스트로겐 작용제·길항제 역할을 하는 약제다. 척추와 대퇴골 골밀도를 높이고 척추골절 위험도를 낮춰주지만 하지부종, 정맥혈전증 등의 부작용이 알려져 있다.

비스포스포네이트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골흡수억제제이다. 파골세포의 분화, 작용을 억제하며 뼈 안에 약 10년 정도 남는다. 신기능 저하 시 사용이 제한되며, 경구용 비스포스포네이트는 삼킴곤란, 구역 등 위장장애나 식도염, 위궤양에 주의해야 한다. 주사용 비스포스포네이트에서도 근육통, 저칼슘혈증, 신기능 장애 등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

데노수맙은 파골세포의 분화·활성·생존을 억제하고, 강력한 골흡수 억제 작용을 보이는 약제이다. 신기능 저하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으며, 대규모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 비척추 골절과 대퇴 골절의 위험도를 유의미하게 낮춰주었다. 잔류효과가 없어 복용을 중단하면 효과가 즉시 사라지며, 반동 골절로 오히려 척추골절의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따라서 젊은 환자에게는 데노수맙 사용을 추천하지 않는다.

골형성촉진제로 부갑상샘 호르몬(PTH) 제제인 테리파라타이드가 널리 사용된다. 낡은 뼈를 제거하고 새로운 뼈를 채워 넣어 골재형성을 증가시키는 약제로, 척추·비척추 골절 위험도를 모두 낮춰준다. 로모소주맙은 골형성 촉진 및 억제의 이중 작용이 특징적인 약제이다. 로모소주맙 역시 척추와 대퇴의 골밀도를 모두 증가시키고, 척추·비척추·대퇴 골절의 위험도를 유의미하게 낮춰주었다.

이렇듯 골다공증의 약물치료 방법은 다양하기 때문에 환자의 상황에 맞춰 개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나이를 고려해야 한다. 폐경기가 시작된 중년 여성 중 척추 부위 골밀도가 낮은 경우에는 SERM을 사용하고, 골절 과거력이 있는 70대 이상 노인에게는 데노수맙, 골형성촉진제 등의 사용을 추천한다. 최근에는 단기간에 달성 가능한 골밀도를 미리 목표로 정해 골형성촉진제 사용 후 골흡수억제제를 사용하는 등 골다공증 약제를 적절히 조합하는 형태의 골다공증 치료 방식을 추천하기도 한다.

칼슘·비타민D 섭취가 중요

충분한 칼슘 섭취와 적절한 비타민D 영양상태는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필수적이다. 체내 칼슘의 약 99%가 골격과 치아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 골격 성장 및 유지, 무기질의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성인의 칼슘 섭취량과 혈중 비타민D 농도는 뼈 건강을 위해 권고하는 수치보다 낮다. 칼슘, 비타민D가 부족하면 혈청 칼슘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부갑상샘호르몬 농도가 증가하며, 이에 의해 이차성 부갑상샘기능항진증이 발생해 골재형성 과정에서 골소실과 골절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충분한 섭취가 중요하다.

골다공증 예방 위해 최대골량을 높여야

10대에서 20대 무렵 가장 튼튼했던 뼈조직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약해진다. 일생 중 가장 튼튼한 뼈 상태를 ‘최대골량’이라 하는데, 최대골량은 이후 평생의 뼈 건강을 좌우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젊은 시절부터 최대골량을 충분히 높여두는 것이 가장 좋다. 최대골량은 유전적 영향이 가장 크지만, 청소년기에 걷기, 달리기 등 신체활동을 꾸준히 하고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면 최대골량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성인이 된 이후라면 뼈 건강을 돕는 올바른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를 삼가고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을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주 150분 이상의 유산소운동, 주 2회 이상의 근력 강화 운동을 하면 좋다. 운동은 노화를 억제하고 체력과 균형감각을 증가시켜 낙상 위험을 줄일 수 있으므로 적극 권장한다. 골다공증에는 칼슘과 비타민D 섭취가 가장 중요하지만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건강한 식습관을 갖는 것이 가장 좋다. 단백질은 매일 3∼4회, 채소류는 매 끼니 2가지 이상, 과일류는 매일 1∼2개, 우유·유제품은 매일 1∼2잔을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비타민D 합성을 위해서 햇볕을 적당히 쬐는 것도 중요하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인공관절외과(무릎, 고관절 / 전치환술, 반치환술), 퇴행성관절염,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고관절 골절, 대퇴비구 충돌 증후군 등을 전문 분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