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건강

쑤시고 아프고 저린

퇴행성 근골격계질환

근골격계란 근육과 뼈를 기본으로 하여 힘줄, 인대, 관절, 연골, 말초신경, 활액낭 등 여러 구조물을 아우르는 용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근골격계가 있으므로 근골격계질환은 몸의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다. 퇴행성은 ‘낡았다’라는 의미를 지니며 노화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나이 외에도 잘못된 자세, 반복된 동작, 외상과 같은 물리적 자극이나 비만, 당뇨 등 전신적 질환이 질병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장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심장, 호흡재활, 소아호흡재활을 비롯해 통증, 근골결계 질환등에 대한 운동처방과 치료에 힘쓰고 있다.

근골격계질환의 주요 증상은 통증인데, 퇴행성 질환에서는 급성과 만성통증이 혼재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만성적으로 통증이 있다가 여러 요인에 의해 평상시보다 심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며, 반대로 처음에 급성으로 시작되었던 통증이 양상이 달라져 만성화되기도 한다. 질병이 심해지면 근력 감소나 신체기능의 제한을 초래하기도 한다.

급성기에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움직임을 제한하며 때로는 보조기를 착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장기간 움직이지 않거나 보조기를 계속 착용하면 오히려 해당 부위의 컨디션을 떨어뜨려 자칫 근골격계질환이 심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급성기가 지나면 점진적으로 활동량을 늘려주어야 한다. 통증의 양상과 정도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투여하고, 다양한 방법의 물리치료를 적용하기도 한다.

그래도 만족할 만큼의 효과가 없을 경우에는 통증을 유발하는 부위에 주사치료를 하기도 하는데, 주사의 방법과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하다. 일부 질환에서는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다른 여러 방법을 사용해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수술적인 치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혹은 회복된 질환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근골격계질환이 잘못된 자세와 동작에서 초래되므로 이를 교정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스트레칭과 근력운동, 고유감각훈련 등 을 포함하며, 궁극적으로는 지구력과 심폐기능 향상을 위해 유산소운동이 동반되어야 한다.

단, 질환에 따라서 해야 하는 운동과 피해야 하는 운동이 있는데 여기에서 모두 언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염두에 두어야 할 기본적인 원칙만 제시하자면, 통증을 유발하는 운동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근골격계질환 치료에 대한 오해

이처럼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어느 한가지 치료 방법이 아주 뛰어난 효과를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질환의 각 단계에서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고 조합해야 한다. 치료에 앞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퇴행성 근골격계질환의 회복에 매우 중요하지만 간혹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내용들이다.

첫째, 퇴행성 근골격계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약물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며 중요하다. 진료를 하다 보면 많은 분이 약물을 복용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그럴 때 종종 듣는 말이 약물치료 말고 ‘근본적인 치료’를 원한다는 것이다. 통증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는 통증을 경감해주는 것이며, 여러 치료 방법 중에서 비교적 빠르면서도 효과적으로 통증을 덜어주는 것이 약물이다. 통증의 여러기 전 중 하나가 염증반응이기 때문에 진통·소염 효과가 있는 약물을 처방하는 경우가 많고, 약물치료도 일종의 근본적인 치료 중 하나라고 보면 된다. 사람들이 원하는 ‘근본적 치료’라 함은 ‘질병이 발생하기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인 듯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퇴행성 질환은 노화와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시간을 되돌리지 않는 한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약을 복용하는 것에 크게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며 그것 또한 근본적인 치료의 일종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퇴행성 근골격계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고령이거나 다른 기저질환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약물 부작용이나 기존에 복용중인 약제와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에 대해 적절히 고려하고 약제를 선택한다면 장기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약제도 많다.

둘째, 통증이 감소했다는 것이 손상된 조직이 완전히 회복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취미로 배드민턴을 치던 사람이 회전근개 손 상으로 어깨통증이 있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퇴행성 회전근개 손상은 다른 근골격계질환과 마찬가지로 어깨의 반복적이고 무리한 동 작과 연관되어 발생한다. 특히, 어깨는 우리 몸에서 가동성이 가장 큰 관절로, 다양한 손상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회전근개 병변에 대해 급성기에 통증이 심할 때는 적절한 주사치료를 하면 통증이 극적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주사치료를 한 번 했다고 해서 손상된 회전근개가 빠른 속도로 완전히 재생되지는 않는다. 간혹 치료 직후 배드민턴을 열심히 쳐서 통증이 재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주사치료의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적절하지 못한 무리한 동작이 다시 회전근개에 손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특정한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있다는 것은 그 동작이 손상된 구조물을 자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약간의 통증이 있는 것이 무리한 동작을 피하게 하여 오히려 치료에 도움이 될 때가 있는데, 통증의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환자마다, 의료진마다 기준이 다를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 별로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통증은 최소한의 치료만 유지하며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한 시간이 지나서 조직이 완전히 회복된다면 얼마든지 예전처럼 운동을 할 수 있으니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제5의 활력징후 통증, 관리가 중요

인간의 수명이 길어졌을 뿐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여느 때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보통 인체의 기본적인 건강 상태를 살필 때 체온, 맥박, 호흡수, 혈압을 측정하는데, 이것을 활력징후라고 한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이상이 있다면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통증은 제5의 활력징후라고 일컫는다. 그만큼 건강을 위해서는 통증을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퇴행성 근골격계질환에 대해 잘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