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건강

젊은 층도 긴장!
늘어나는 허혈성 심장질환

올해 8월 개최된 제70회 유럽심장학회 연례회의(ESC Congress 2022)에서 총 228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5개 연구의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추위에 노출되는 것과 증가하는 심혈관계 사망률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내용이다. 특히 기온이 10도가량 떨어지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9% 증가하며,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22% 증가한다는 내용이 강조됐다

김용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예전에는 60~70대에 많이 나타났지만 이제는 30대부터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 됐다. 특히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 더욱 주의해야 하는 허헐성 심장질환에 대해서 알아보자.

허혈성 심장질환이란?

자동차에 연료를 공급하는 연료 호스에 불순물이 쌓여 좁아지면 가속할 때 엔진에 적절하게 연료가 공급되지 못하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엔진은 고장이 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심장혈관에 불순물이 쌓여 좁아지면 일상생활을 할 때는 지장이 없지만, 운동을 하거나 힘 쓰는 일을 할 때 산소가 적절하게 공급되지 못하면 심장은 가슴통증으로 이상 신호를 보낸다. 만약 심장혈관이 완전히 막히게 되면, 심장에 산소 공급이 끊겨 안정 시에도 극심한 가슴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서 심장혈관의 불순물은 콜레스테롤을 의미하고 심장혈관이 약 70% 이상 좁아진 경우를 협심증, 완전히 막힌 경우를 심근경색증이라고 정의한다. 즉, 허혈성(虛血性) 심장질환이란, 심장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어 심장혈관을 통해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하며, 심장혈관이 좁아진 협심증과 완전히 폐색된 심근경색증으로 구분된다.

▲허혈성 심장질환에 의한 가슴통증의 위치

허혈성 심장질환의 증상

허혈성 심장질환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통증이다. 일반적으로 가슴통증의 가장 많은 원인은 위식도역류질환 혹은 위십이지장궤양 등 소화기 질환이기에 협심증 혹은 심근경색증에 의한 가슴통증의 특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첫 번째 특징은 통증이 발생하는 위치다. 주로 앞가슴에 통증이 발생하며, 왼쪽 가슴에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리고 가슴통증은 손가락으로 가리키기 어려울 정도로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연구에서는 가슴통증의 위치를 손가락으로 가리킬 수 있으면 협심증에 의한 가슴통증이 아닐 확률이 98%이며, 혈액검사 수치가 상승하는 심근경색증과 달리 수치가 정상일 확률이 88%라고 보고하기도 했다. 때때로 왼쪽 팔, 어깨, 목, 턱 등으로 통증이 퍼져나가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배꼽 아래나 아래턱 위를 넘어서 통증이 퍼져나가지는 않는다.

두 번째 특징은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표현하는 느낌이다. 주로 ‘가슴이 조여든다’, ‘빠개진다’, ‘쥐어짜는 듯하다’, ‘고춧가루를 뿌린 듯 아리다’, ‘답답하다’ 등 환자마다 다양하게 표현한다. 하지만,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가슴통증은 그 원인이 심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위와 같은 가슴통증의 발생 위치와 느낌이 모든 허혈성 심장질환 환자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에 가슴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심장내과 전문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

▲심장의 구조(좌),
허혈성 심장질환의 분류와 심장혈관 상태(우)

허혈성 심장질환의 치료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의심되면 먼저 심장혈관조영술을 시행한다. 과거에는 허벅지 동맥을 통해서 검사를 진행했지만, 최근 대부분의 검사는 부분마취 후에 손목동맥을 통해서 검사가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손등 부위 동맥을 이용하는 최소절개 접근법인 ‘스너프박스 접근법’을 도입해 검사 후 합병증 발생도 최소화했다. 심장혈관조영술에서 심장혈관이 좁아진 협심증, 심장혈관이 완전히 막힌 심근경색증으로 진단된 경우, 현재까지의 표준치료는 스텐트 삽입술이다. 스텐트는 스프링 형태로 제작된 금속 그물망으로, 직경은 2.0~4.0mm이며 길이는 최대 48mm로, 이를 삽입해 좁아지거나 막힌 심장혈관을 넓혀준다. 스텐트 삽입술은 대부분 심장혈관조영술을 통해서 시행하지만, 최근에는 심장혈관 내부를 3차원으로 재구성하여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심장혈관 영상 장치인 ‘광간섭단층촬영(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CT)’을 통해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OCT는 스텐트 삽입술 후 시술이 완벽하게 잘되었는지 직관적이고 정확하게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준다.

▲스너프박스 접근법(좌)과 심장혈관영상장치인 광간섭단층촬영(OCT)을 이용한 스텐트 삽입술 후의 OCT 영상(우)

허혈성 심장질환의 예방법

허혈성 심장질환은 위험인자를 조절해 예방할 수 있다. 대표적인 위험인자로 알려진 질환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심근경색증 환자에서 이 세 가지 동반 질환을 가지고 있는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2018년 기준 국내 심근경색증 환자 4명 중 3명은 고혈압, 5명 중 2명은 당뇨병, 5명 중 1명은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하고 있다. 그러므로 동반 질환이 있다면 철저하게 관리해서 허혈성 심장질환이 발병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최근에는 이상지질혈증 관리가 특히 강조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저밀도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의 관리가 매우 중요시되고 있다. 동반 질환 유무에 따라서 LDL 콜레스테롤의 목표 수치가 다르기 때문에 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국민건강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이 의심되거나 진단된 경우 반드시 심장내과 전문의와 상의하여 본인의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를 확인하고 치료해야 한다.

심근경색증 환자의
연도별 위험인자 유병률

출처: 한국인의 심근경색증 레지스트리(KAMIR, Korean Acute Myocardial Infarction Registry) 2019, 김용철

이제는 100세 시대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건강하게 100세 시대를 살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건강한 심장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허혈성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금연은 필수이며, 고혈압,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다면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특히 30~40대의 경우 이상지질혈증이 진단된다면 증상이 없다고 간과하지 말고 반드시 심장내과 전문의와 상의할 것을 추천한다. ‘튼튼한 심장, 100세까지 건강한 인생’임을 잊지 말자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협심증, 심근경색, 동맥경화증, 심장혈관중재시술, 혈관내광학단층촬영(OCT) 및 혈관내초음파(IVUS) 등을 전문 분야로 진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