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상비약

복용횟수와 시간이 중요한

당뇨 약

2019년 질병관리청 만성질환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1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그중 62.5%는 약을 투여하고 있으나, 혈당이 잘 조절되는 비율은 30.5% 정도이다. 당뇨병의 치료 목표는 혈당조절, 합병증의 예방과 치료다.

약 투여뿐 아니라 생활습관 관리와 혈당 측정 등 환자 스스로의 노력이 잘 이뤄져야만 혈당을 잘 조절할 수 있다. 따라서 당뇨 환자는 적극적으로 당뇨병과 그 치료 방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희진 울산대학교병원 약제팀 약사

당뇨병 약에는 주사와 먹는 약이 있다. 주사는 인슐린을 보충해주고, 먹는 약은 세포가 인슐린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먹은 음식이 분해되는 걸 막아서 혈당을 떨어뜨린다.

인슐린 주사는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 치료에 필수적이고, 2형 당뇨 치료에는 경구약으로 혈당조절이 잘 안되거나 먹을 수 없는 경우, 합병증이 있는 경우 등에 사용한다. 인슐린은 주사 후 효과 발현과 유지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나뉘고 각각 사용방법도 다르다. 15분 만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초속효성 인슐린은 식사하기 직전이나 식사를 시작하면서 바로 투여한다. 30분 후 정도부터 효과가 나타나는 속효성 인슐린은 식사 30분 전에 투여하는 식이다.

투여 3시간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서 24시간 동안 효과가 유지되는 지속형 인슐린은 하루에 한 번만 투여한다. 투여량은 체중과 혈당치를 토대로 계산하고, 목표 혈당치보다 혈당이 높거나 낮은 경우엔 그 차이에 비례해 환자 스스로 인슐린 투여량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투여 가능 부위는 다양하나 그중 복부가 지속력과 흡수력이 좋다. 단, 배꼽 주변은 혈관과 신경이 많기 때문에 배꼽을 중심으로 주먹 크기 정도의 범위는 피해야 한다. 인슐린은 피부 아래의 지방층과 근육층 사이의 피하조직에 주사하는데, 부위별로 다른 속도로 흡수되기 때문에 일관성 있게 같은 부위에 주사하는 게 좋다. 그러나 완전히 같은 자리에 반복해 투여하면 피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 전에 투여한 곳에서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떨어진 곳에 주사해야 한다. 주사바늘은 쓸수록 손상되기 때문에 재사용하지 말고, 바늘을 펜에 계속 꽂아두면 공기가 들어가거나 인슐린이 샐 수 있으니 사용 후엔 뽑아둬야 한다. 사용하기 시작한 인슐린 펜은 실온에서 1개월, 냉장에서 3개월까지 보관 가능하다.

환자 특성에 따라 사용하는
다양한 먹는 약

먹는 약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각자 다른 방법으로 혈당을 떨어뜨리고, 약마다 부작용이나 금기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 특성에 따라 약을 선택한다. 제2형 당뇨병의 약물치료시에는 먹는 약을 1개로 시작해 2~3가지를 함께 써도 혈당조절이 잘 안 되면 인슐린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

췌장에서 인슐린이 많이 나오도록 하는 sulfonylurea계에는 glimepiride 등이 있다. 복용 후 아주 빨리 흡수되기 때문에, 식사 직전에 복용해야 식후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저혈당, 체중증가 등 부작용이 있어서 저혈당 시대처방안을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을 낮추기 위해 체중조절에도 신경 써야 한다. sulfonylurea계와 작용 방법이 거의 비슷한 meglitinide계에는 repaglinide, nateglinide 등이 있다. 차이점은 sulfunylurea와 달리 혈당이 낮으면 인슐린을 덜 나오게 하지만 저혈당이 가장 흔한 부작용이다.

간에서 포도당이 만들어지는 걸 억제하고 포도당이 많이 소모되도록 하는 biguanide계인 metformin은 다른 성분과 함께 섞인 복합제로도 많이 나와 있다. 저혈당이나 체중증가 위험이 낮지만, 신기능이 손상된 환자에서 유산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신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조영제를 써야 하는 경우에는 조영제 사용 전후 일시적으로 metformin 투여를 중단해야 한다. 투여 초기에 구역, 식욕부진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식사와 함께 복용하면 이러한 부작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장에서 탄수화물이 흡수되는걸 억제하는 alpha-glucosidase계에는 acarbose, voglibose 등이 있다. 이 약들은 약효가 아주 빠르게 나타나고 사라지기 때문에 식사를 시작하자마자 복용해야 한다. 탄수화물의 소화를 늦추는 약이기 때문에 복부팽만감, 복통 등 부작용이 흔히 나타나는데, 치료 초기에 주로 나타나고 수주일에 걸쳐 점차 사라진다. 인슐린이 세포로 포도당을 잘 넣어줄 수 있게 하는 thiazolidinedione계엔 rosiglitazone, pioglitazone 등이 있다. pioglitazone은 이상지질혈증의 경과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으나 체중이 증가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포도당을 소변으로 많이 배출해 혈당을 낮추는 SGLT2 억제제에는 dapagliflozin, empagliflozin 등이 있다. 소변으로 당이 나오기 때문에 요로감염 위험이 있고 노인에서 탈수, 저혈압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GLP-1 효능약은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GLP-1처럼 작용한다. 오심, 구토 등 부작용이 있고 약가가 비싸서 다른 약과 병용하는 식으로 사용한다. DPP4 inhibitor는 GLP-1의 효과가 길게 유지되도록 도와준다. sitagliptin, linagliptin, saxagliptin 등이 있고 혈당이 높을 때만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저혈당이나 체중증가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단백뇨를 낮추고 신장보호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울산대학교병원에서 무균조제실을 담당하고 있는 약사. 병원약사의 생활을 담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병원약사회의 홍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