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과 관리로
막을 수 있는 질병
치매
치매는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고, 보호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어 많은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이다. 그러나 치매도 알고 보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일부 치매는 치료가 가능하고 치료가 불가능한 치매도 예방법을 잘 숙지하면 막을 수 있다. 또 치매 치료제도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어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글 김종헌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
치매는 매우 흔한 질병이다.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해 80세 이상 인구에서는 치매 환자가 40%에 달한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800만 명이고, 치매 인구는 약 80만 명이다. 앞으로 전체 인구는 감소하지만 노인인구는 증가해서 2060년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1,800만 명으로 예상되며, 추정 치매 환자수는 현재의 4배에 달하는 3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치매 종류에 따라 다른 증상
기억장애는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치매의 주요 증상이다. 치매의 종류와 주로 침범된 뇌의 부위에 따라 초기에는 다양한 증상을 보이다가 말기로 갈수록 뇌의 전반에 걸쳐 손상이 진행돼 전반적인 인지저하로 나타난다.
환자나 보호자는 여러 증상을 ‘기억이 떨어진다’라고 판단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치매의 기억장애는 청구서를 내는 것을 잊거나, 대화 내용을 반복해서 질문하는 것 등이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이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기억저하보다는 언어능력 저하로 진단할 수 있다. 뇌의 우반구를 침범하면 시공간 기능이 저하되어 길을 잃고 찾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알츠하이머치매에서 언어능력 저하가 진행되면 이해력이 떨어지고 따라 말하기 장애가 나타난다.
치료와 증상 완화를 위한 방법
증상 및 행동증상의 호전을 위한 치료
항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 NMDA라는 신경전달물질 수용체 차단제가 현재 치매 치료제로 대표되는 약제다. 이 두 가지 약을 복용하면 기억력과 행동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며, 요양병원 입소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항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는 루이소체치매에서 특히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치매환자는 우울, 불안, 환각, 폭력성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는 우울증약이나 항정신병약을 써볼 수 있다. 그러나 항정신병약은 심혈관계질환과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어서 사용 전에 보호자의 충분한 이해와 동의가 필요하다. 심한 행동장애가 있다면 복용 시 득실을 고려하고, 복용 시작 후에 증상이 안정된다면 사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지기능의 간접적 악화요인 제거
인지저하가 있는 환자는 약간의 외부요인에도 인지기능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인지기능을 악화시키는 약물의 제한에 신경 써야 한다. 대표적으로 치매를 악화시킬 수 있는 약물은 항콜린 효과가 있는 진통제, 항히스타민제, 소변약 등이다. 갑자기 환자의 증세가 나빠졌다면 뇌졸중 등은 아닌지 살펴보고, 다른 내과적인 원인 등을 찾아야 한다. 심한 감기, 폐렴, 신장염 등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인지저하가 악화되기도 한다. 또 체중변화를 면밀히 관찰해서 영양 섭취와 탈수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치매, 이렇게 하면 예방할 수 있다!
모든 질환은 치료보다 예방이 최선이고 치매는 다른 질환에 비해 예방 효과가 크다. 치매 예방은 생애주기에 따라 다른데, 평생 지켜야 할 것은 꾸준한 운동, 인지활동, 지중해식 식단이다. 40대부터는 혈압조절, 당뇨 예방, 비만 관리 등 혈관위험인자를 관리해야 한다. 또 청력 손실 예방도 중요하다. 그 외에 치매 위험인자인 우울증, 흡연, 음주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 신체 전반의 건강 유지도 중요한데 이는 신체적 허약(fraility)과 치매 발생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중요한 것은 신체활동이다. 와상상태 환자 중 80% 이상이 치매로 진행된다는 통계를 보더라도 신체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신체활동은 뇌세포의 성장인자 분비를 활성화하고 여러 기전으로 뇌의 노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운동은 일주일에 4번, 한 번에 40분 이상 전신운동을 추천하고 통증 등 제한이 있다면 개개인에게 맞는 운동을 힘이 들 정도로 한다.
건강한 식습관도 중요하다. 지중해식 식단이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콩, 채소, 등푸른생선, 올리브오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육류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또 염분 섭취를 제한하고 탄수화물을 균형 있게 섭취해 혈압과 당뇨를 예방하는 것도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
두뇌활동도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두뇌활동을 하면 기억력과 관련 있는 뇌 영역의 크기가 커지고 뇌세포 사이의 연결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활동을 통한 간접적인 두뇌활동도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어 여러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수면도 치매와 관련이 있다. 수면 부족과 과다 모두 치매가 발생할 위험을 높인다. 그러나 과도하게 잠에 집착하면 오히려 불면증이 생기고 수면제에 의존할 수 있다. 과다한 수면제 복용은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어 결과적으로 해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한다. 건강한 수면을 해치는 수면무호흡증이나 하지불안증은 없는지 진단해서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체적 허약은 체중저하, 근육량 감소, 보행속도, 쉽게 지침 등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각각의 인자가 치매와 연관성이 있다. 따라서 신체적 허약을 유발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예방하는 것이 곧 치매 예방과 연결된다.
근거에 입각한 치료 및 예방
현대 의학은 근거 중심 의학에 근간을 두고 있다. 뇌영양제라는 이름의 다양한 약을 환자들이 복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현재로선 모든 뇌영양제·치매예방약은 관련 연구가 없는 허구일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객관적 근거를 찾아보거나 전문의에게 조언을 듣는 것이 좋다.
다양한 사회보장제도의 활용
치매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 보호자를 지치게 하는 질환이다. 가족 구성원 중 한 사람에게 부담을 지우지 말고, 보호자들이 서로 도와가며 환자를 돌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또 장기요양보험, 치매가족휴가제, 치매약가 지원, 산정 특례, 재택의료, 공공후견인, 연말정산공제 등 다양한 사회보장제도를 알아보고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해서 치매와의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전문의. 다양한 신경계질환에 대한 진료를 시행함은 물론 치매예방센터를 운영하며 치매환자들의 치료와 예방 관리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