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일상에 감성 한 스푼
위로를 주는
문학상 수상작 네 권
하루하루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조금은 지쳐갈 즈음 소설책과 시집 한 권쯤 곁에 두는 건 어떨까? 하루에 한 페이지라도 좋다. 휴대폰 대신 책장을 넘기며 책 속의 문장 속으로 빠져보자. 문학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작품 네 권을 골라봤다.
글 편집실 / 사진 백기광
『눈으로 만든 사람』
정제된 문장을 차분히 쌓아 올려 단숨에 폭발적인 서사를 만들어내는 작가 최은미가 자신의 작품 세계에 눈부신 분기점이 될 세 번째 소설집 『눈으로 만든 사람』을 선보인다. “이후의 한국문학을 위한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라는 평과 함께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여기 우리 마주」, 젊은작가상 수상과 더불어 주요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발표 당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눈으로 만든 사람」을 비롯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쓴 단편 아홉 편이 수록된 이번 소설집은, 『너무 아름다운 꿈』, 『목련정전』, 『아홉 번째 파도』를 통해 끊임없는 문학적 확장을 이루어낸 작가가 마침내 ‘최은미 스타일’이라고 부를 독보적인 세계를 구축한 결과물이다.
저자 최은미. 2008년 <현대문학>에 단편소설 「울고 간다」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젊은작가상, 대산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제45회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출판사 문학동네 출간 2021년 6월 11일
『0%를 향하여』
2018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서이제의 첫 소설집이다. 등단작 「셀룰로이드 필름을 위한 선」은 ‘예술하는 젊은 세대의 감성을 호들갑스럽지 않게 전달’하면서도 ‘얼마간은 찌질하고, 얼마간은 숭고하고, 또 얼마간은 유머러스한 이야기에 걸맞은 형식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으며, 서이제식 청춘소설의 시작을 알렸다. 작가는 필름 영화에서 디지털 영화로 변화하던 시기에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다. 그의 소설에 영화를 경험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까닭이다. 필름의 종말 이후에 전개된 매체의 변화는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기묘한 시간대를 형성하고, 작가는 비선형적으로 전개되는 소설적 장소를 이 시대 청춘의 조건으로 제시한다.
저자 서이제. 2018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2021년 제12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과 제45회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했다.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출간 2021년 9월 1일
『불펜의 시간』
『불펜의 시간』은 야구라는 스포츠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얽힌 세 사람이 무한경쟁 시스템 안에서 부서지며 겪는 성장의 시간을 담은 옴니버스 소설이다. 유수한 경쟁작 206편을 제치고 당선된 『불펜의 시간』은 문학상 심사 당시 ‘야구라는 주제를 각 인물의 이야기에 걸맞게 직조해내는 균형감’이 뛰어나고, ‘스포츠 서사에서 익숙한 자기 성장에서 끝나지 않고 사회적 관점으로 흡입력 있게 뻗어 나가’며 기존의 소설과 다른 저력을 뽐내는 작품으로 단단한 지지를 받았다. 한 편의 영상을 보듯 촘촘히 짜인 서사, 생동하는 인물들, 섬세하고 박진감 넘치는 문체는 다큐멘터리 감독이라는 작가의 이력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저자 김유원. 2009년 <개청춘>(공동연출), 2011년 <그 자식이 대통령 되던 날>, 2014년 <의자가 되는 법> 등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다. 소설 『불펜의 시간』으로 제26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다. 출판사 한겨레출판 출간 2021년 7월
『백지에게』
『백지에게』는 김언 시인이 오랫동안 골몰해온 경계 밖을 향한 사유와 실험적인 언어가 정점의 정점을 거듭해 나아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마치 홀로 백지 앞에 앉아 나지막이 읊조리듯 전하는 시인의 일상과 진솔한 고백 또한 짙게 담겨 있다. 2021년 제7회 김현문학패를 수상하며 ‘독자로 하여금 삶을 살아 보고 싶게 만드는 시인’이자 ‘언어와 세계 양쪽을 모두 운동시키는 시인’이라는 극찬의 심사평을 받은 시인의 정점에 달한 시력과 단단하고도 말간 목소리를 『백지에게』에 담아 전한다. 김언 시인에게 ‘백지’는 시공간을 부유하듯 유랑하는 말들이 모여 시가 빚어지는 장소이자, 닿을 수 없는 태초와 영원을 포착하는 유일한 공간이다.
저자 김언. 1998년 <시와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2006년 대산창작기금을 받았다. 2007년에는 제19회 봉생청년문학상을, 2009년에는 미당문학상을 수상했다. 출판사 민음사 출간 2021년 7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