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초기 심평원의 DUR(Drug Utilization Review,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시스템이 큰 주목을 받았다. 실시간으로 의사와 약사에게 의약품 안정성 정보를 전달하는 특성을 활용하여 코로나19와 관련한 해외 입국자 정보를 제공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크게 기여한 덕분이다. 이 모든 것은 DUR 관리실이 있기에 가능했다.
글 김희연 / 사진 송인호
이용률 99.9%의 DUR 시스템
2015년 메르스, 2016년 지카바이러스에 이어 2017년 에볼라와 라사열,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까지. 전 세계를 흔든 감염병이자 DUR 시스템을 활용해 심평원과 질병관리청의 공조가 이뤄진 일들이다.
DUR 관리실은 DUR 시스템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DUR 관리부와 DUR 정보부로 나뉘어져 있다. 전체 인원은 34명으로 타실에 비해 적지만, 의약품 안전정보 DUR 적용 및 대상 의약품 관리를 담당하는 심사직, DUR 정보시스템 개발·구축을 담당하는 전산직, DUR 관련 법령 및 지침 제정과 개정 등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직, DUR 관련 고객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운영직까지 다양한 직종이 모여 DUR 시스템을 활용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DUR 시스템은 2003년 콧물감기약과 무좀약을 함께 복용한 30대 여성이 사망한 사고에서 비롯되었다. 의약품 부작용 관리가 충분하지 않았던 시절이었기에 항히스타민제와 항진균제를 같이 복용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이 사고를 계기로 의약품 부작용 방지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생겼고, 2008년 개발에 착수해 2010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현재 약 8만 개소에 달하는 의료기관과 약국에서 DUR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의약사가 의약품을 처방·조제할 때 병용금기·연령금기·임부금기 및 노인주의의약품 등 총 13개 유형, 약 6만 3,000개 품목의 의약품 안전성 등과 관련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여 부적절한 약물사용을 사전에 점검한다.
실시간 정보교류가 가능한 DUR 시스템의 활용 영역을 확장해 메르스 이후 여러 감염병에 대처하는 데 큰 도움이 됐고, 2020년 3월 코로나19 상황에서는 DUR·ITS 사용 의무 관련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2020년 1월에는 DUR·ITS을 통한 감염병 발생지역 체류·방문자의 요양기관 정보이용률은 54.1%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비상 상황에 신종 감염병의 국내 유입과 전파를 막기 위해 심평원과 정부, 의료기관이 적극적으로 노력·협조한 끝에 2021년 12월 말 기준 99.9%까지 향상되었다.
무궁무진한 DUR 시스템 활용법
심평원은 건강보험과 보건의료 업무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코로나19로 인해 높아진 위상만큼 무거운 책임감과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있다.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해 보건의료 안전망을 확충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심평원이 보유한 보건의료자원관리시스템, DUR·ITS 시스템, 빅데이터시스템과 의약품관리종합정보시스템 등 다양한 보건의료 인프라와 ICT시스템을 더욱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통합관리할 수 있는 모형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DUR 관리실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보건의료 안전망을 확충하기 위해 DUR 시스템을 활용하여 해외여행력정보 제공, 역학조사 지원 등 다양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021년 5월 이후에는 이상반응 모니터링 지원을 위해 백신 접종자 정보를 의료기관에 제공하기도 했다. 2022년에는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가 긴급사용승인됨에 따라 원활한 치료제 공급을 위해 공급기관별 입고량, 출고량, 통계관리 등 현황 관리가 가능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재고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안전한 의약품 사용 환경 조성을 위한 DUR 기반의 개인별 약물알레르기 등 부작용 정보 추적 관리체계 구축, DUR 점검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별 의약품 투약 이력과 알레르기·부작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내가 먹는 약! 한눈에’ 서비스, 접근성·편의성 향상을 위한 서비스 개선을 통해 디지털 중심의 DUR 혁신 성장을 준비 중이다.
사우애 넘치는 분위기
돈독한 분위기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DUR 관리실의 또 다른 자랑이다. 타 실에 비해 소규모이기 때문에 사무실 분위기가 화목할 수밖에 없다. 새해부터 DUR 관리실에 합류한 김옥봉 실장도 짧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분위기가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말한다.
“사실 업무는 많고 인원은 적기 때문에 우리 구성원들이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모두 국민 안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업무를 한다는 자부심으로 힘든 내색 없이 성실하게 업무에 임해줘 항상 고맙고 자랑스러울 따름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함께하는 시간이 줄면서 소통할 기회도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매 분기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업무에 지친 직원들이 잠시 숨 고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극성이던 지난해 8월 입사한 하대성 주임도 코로나19로 인한 사적 모임 자제로 인해 아쉬웠지만, 사내 메신저나 전화를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다양한 활동 덕분에 수월하게 DUR 관리실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도입과 DUR 시스템의 확장으로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DUR 관리실. 안전한 의약품 사용 환경을 조성하며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DUR 관리실의 노력이 하나둘 결실을 맺고 있다.
DUR 시스템의
향후 10년을 그리는 원년이 되도록
김옥봉 실장
“저를 어려워하지 마시고 고민이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세요. 함께 고민합시다.”
제가 우리 실 구성원들에게 자주 하는 말입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치료제와 관련해 복지부·식약처·질병청 등 범정부 차원의 보건의료 안전망 강화를 위한 DUR 시스템 역량 확장으로 업무 강도가 높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업무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직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심평원에서 34년간 근무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에 실무자의 능력이 더해진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DUR 시스템이 상용화된 지 어느덧 10년이 넘었습니다. 이제는 과거를 되돌아보고 DUR 시스템을 보완하여 업그레이드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올해가 바로 그 시작이 되도록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점검하고 연구해서 더 나은 DUR 시스템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