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가꾸는 사람들

2019 May + June 05/06 Vol. 170

행복한 이야기

그곳에 가면

선비의 고장 영주에서 맞이한
고즈넉한 봄

글. 하상원 사진. 신국범

소백산 자락에 있는 경상북도 최북단의 도시. 영주시는 고고한 선비의 기상이 살아 숨 쉬는 고장이다. 우리나라 목조건물의 시초로 불리는 무량수전을 품은 부석사와 영주 선비문화의 정수가 모인 소수서원과 선비촌,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란 뜻을 지닌 무섬마을 등 오랜 역사를 간직한 명소가 즐비하다. 선비의 고장에서 맞는 한가로운 봄의 풍경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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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100% 즐기기, 인내하고 또 인내하라

2012년 입사 동기인 유혜영 과장과 손수정 과장의 인연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더욱 특별해졌다. 몇 년 전 결혼한 유과장의 남편 직장이 바로 손 과장의 고향인 영주였던 까닭이다. 유 과장은 서울사무소 근무, 손 과장은 수원지원 근무로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지역에서 근무하지만, 여전히 동료들 사이에서 ‘짝꿍’으로 불릴 정도로 가깝게 지낸다.
유 과장은 “둘 다 영주에 자주 가지만, 정작 영주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적은 없다”라며 ‘오늘만큼은 오롯이 우리만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여행에 앞서 마음을 밝혔다.
일상에서 느끼는 봄과 달리 조금 더 특별한 봄날을 맞기 위해서일까. 제법 낮은 기온의 날씨에도 두 사람은 조금 가볍고 화사한 옷차림으로 나타났다. 이번 봄나들이에 대한 의지가 엿보였다. 두 사람이 처음 향한 목적지는 영주 최고의 역사적 명소인 부석사였다.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부석사는 그 유명한 국보 제18호 ‘무량수전’을 비롯해 국보 5점, 보물 6점을 보유한 국내에서 손꼽히는 사찰 중 하나다.
손 과장은 “평생을 영주에서 살았지만 부석사가 이렇게 훌륭한 풍광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라며 “내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두터워짐을 느낀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부석사의 풍광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식은 끝까지 인내하기다. 부석사 무량수전에 이르기 위해서는 벼락 맞은 나무가 서 있는 일주문을 지나 경사가 제법 가파른 산길과 계단을 따라 약 20분의 등반을 감수해야 한다. 요즘 같이 낮 기온이 20도를 오르내릴 때면 옷이 땀으로 젖을 정도다. 이처럼 힘겨운 산행을 하면 으레 한 번씩 뒤를 돌아보며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무량수전에 도착할 때까지 돌아보지 않을 것을 권한다. 인고의 시간을 거친 끝에 맛보는 과실의 달콤함을 느끼기 위해서다.
부석사 무량수전에 도착한 후 비로소 뒤를 돌아보면 웅장한 목조건물과 어우러지는 수려한 봉황산의 풍광이 두 눈을 가득 채운다. 마치 구름 위에 떠있는 신선의 집 앞 풍경을 즐기는 느낌이다.
유 과장은 “그동안 꽤 많은 사찰을 방문했지만 이러한 장관을 품은 곳은 없었다”라며 “한국 사찰 문화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단언컨대 영주 부석사가 정답이라고 말하고 싶다”라며 부석사 방문을 강력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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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 100년 역사를 가슴 가득 품다

부석사의 장엄한 풍경은 두 사람의 떠남을 쉬이 허락하지 않았다. 유 과장과 손 과장은 다음 목적지로의 행보가 사뭇 아쉬운 듯 매 순간을 사진으로 남기려고 수시로 걸음을 멈추곤 했다.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재촉하며 향한 다음 목적지는 아직 벚꽃이 지지않고 흐드러진 선비촌과 소수서원이었다. 조선시대 선비마을을 그대로 재현한 선비촌과 민족 교육의 산실로 평가받는 소수서원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네 선조들의 숨결이 진하게 남아있다. 곳곳에 흐드러지게 핀 봄꽃을 벗 삼아 과거 선조들이 수학했을 학당과 풍류를 즐겼을 누각, 옛 향취 가득한 한옥 등을 둘러보던 두 사람은 한 초가집 툇마루에 앉아 잠시 망중한을 즐기기도 했다.
손 과장은 “정문을 기점으로 마치 시간이 나뉘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라며 “다른 한옥마을의 인위적인 구조와 달리 정말 조선시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전 내내 이어진 일정에 홀쭉해진 뱃속을 달랠 메뉴는 하얀 감자탕이었다. 지상파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극찬을 받은 하얀 감자탕은 담백한 맛과 푸짐한 재료로 최근 영주에서 인기가 높다. 평소에 빨간 감자탕만 접했던 이유로 당황스러움도 잠시, 맑은 감자탕의 국물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든든하게 배를 채운 두 사람이 향한 마지막 장소는 350여 년 역사를 자랑하며, 물위에 떠 있는 섬이란 뜻을 지닌 무섬마을이다. 마을 주변을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과 서천이 휘돌아 흐르는 대표적인 물동이마을인 무섬마을은 100년이 넘는 역사의 전통가옥이 16채나 남아있을 만큼 옛 모습이 잘 간직돼 있다. 또한 건넛마을을 오가는 다소 아찔한 외나무다리는 무섬마을의 상징으로 오직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구조물로 유명하다.
유 과장은 “영주의 아름다움에 다시한번 매료되었다. 앞으로도 새로운 명소 탐방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사라져가는 옛 것에 대한 소중함은 정작 그것을 잃은 후에야 깨닫기 마련이다. 여전히 우리 선조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영주의 가치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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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와 함께 힐링여행’

주말부부인 저는 영주에 자주 내려갑니다. 처음엔 낯선 고장이었지만 지금은 제2의 고향처럼 느껴집니다. 영주의 자연과 문화유산들이 주는 고즈넉함과 아름다움이 마음을 힐링하게 해줍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수정이와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유혜영 과장(심사관리실 이의신청부)

‘내 고향 영주에 대한 자부심이 쑤욱!’

가장 친한 동기 혜영이와 영주 여행을 함께하면서 또 하나의 둘만의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풍광을 보며 다시금 영주의 아름다움을 느꼈고, 내 고향에 대한 자부심이 부쩍 늘었습니다. 앞으로 누군가 영주 여행에 관해 묻는다면 자신 있게 추천할 것입니다.
손수정 과장(수원지원 심사평가2부)

영주의 맛과 멋 그리고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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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 무량수전

우리나라 목조건물의 시초로 불리는 무량수전을 품고 있는 부석사는 자연과 가장 잘 어우러진 사찰로 평가받고 있다. 676년(신라 문무왕 16) 2월에 의상대사가 왕명을 받들어 창건한 뒤, 화엄종의 중심 사찰로 삼았으며, 경내에는 무량수전, 조사당, 소조여래좌상, 조사당 벽화, 무량수전 앞 석등 등 국보와 다양한 문화재가 있다.

-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부석사로 345 / 054-633-3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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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서원 & 선비촌

오랜 역사와 문화, 선조들의 학문과 전통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소수서원과 선비촌은 작은 강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으로 선비 문화의 산실로 불리는 소수서원과 조선시대의 선비와 상민의 삶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한 선비촌에서는 조상들의 숨결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 소백로 2740 강학당 / 054-639-5852 (소수서원)
- 경상북도 영주시 순흥면 소백로 2796 / 054-638-6444 (선비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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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섬마을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낙동강 줄기에는 강물이 산에 막혀 물돌이 지형을 만들어 낸 곳이 여럿 있다. 경북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도 그 가운데 하나다. 350여 년 역사를 지닌 무섬마을은 외부와 마을을 잇는 외나무다리에서 시작된다. 마치 뱀처럼 통나무가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외나무다리를 건널 때면 제법 아찔한 기분이 느껴질 정도다.

-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 054-634-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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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감자탕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등장한 하얀 감자탕으로 유명한 영주의 떠오르는 맛집. 맑은 감자탕의 매력적인 맛에 직접 담근 깍두기와 배추김치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저렴한 가격과 푸짐한 고기, 알이 굵은 감자까지 삼박자가 완벽하다.

- 경상북도 영주시 중앙로106번길 8 / 054-635-7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