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가꾸는 사람들

2019 March + April 03/04 Vol. 169

행복한 이야기

건강한 동행

환자를 위해 의료 질 향상에 팔을 걷어붙이다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QI 컨설팅 참여

글. 하상원 사진. 차가연

병원은 환자를 위해 존재한다. 환자를 위해 지속적인 혁신을 시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숙명이자 의무라고 할 수 있다. 경기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QI(의료 질 향상, Quality Improvement) 컨설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의미 역시 이와 일맥상통한다. 환자에게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수원병원의 행보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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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진료의 시작, 환자에게 꼭 필요한 만큼만 약을 처방한다

1910년 개원해 무려 10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이하 수원병원)은 15개 진료과, 181병상을 보유하고 266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지역 거점병원이다. 오랜 세월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져온 수원병원은 지난해 새로운 변화에 나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QI 컨설팅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QI를 도모하기로 한 것이다.
정일용 수원병원장은 “그동안 병원 자체적으로 QI를 진행했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 탓에 많은 부분에서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이에 대해 고심하던 중 2016년 심평원 QI 컨설팅에 대한 내용을 접했고, 바로 실무진을 꾸려 신청했다”라고 말했다.
QI의 중요성을 잘 아는 수원병원은 2015년, 이미 전담팀을 구성해 관련 업무를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 해 의료기관 인증평가가 진행됐고, 인력이 부족해 결국 QI 전담팀을 해당 업무에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자체 역량에 대한 한계를 고민한 수원병원은 심평원 QI 컨설팅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심평원에서 제공하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QI컨설팅을 받음으로써 병원 및 의료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기 위함이었다.
정 병원장은 “실제 QI 컨설팅 지원 병원 선정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라며 “그간 실무를 담당해온 적정진료실 직원, 병원의 결정을 믿고 따라준 의료진, 그리고 아낌없이 지원해준 심평원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가장 중점을 둔 컨설팅 분야는 ‘약제 적정성 평가 개선’이다. 수원 지역 특성상 응급실 이용 환자가 연간 4만 명에 달할만큼 수요가 많고 덩달아 약을 쓰는 비율도 높은 현실을 개선하고자 한 것이다. 특히 수원병원은 지역 거점 공공병원으로서 국가의 보건의료정책을 수용하고 영리병원의 적정진료를 제시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이에 오랫동안 지적돼 온 관련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심평원 E-평가시스템의 지표정의 및 산출기준을 활용해 임상과장 1:1 설명 교육을 실시했다.
수원병원의 QI 실무를 총괄 담당하는 신연덕 적정진료팀장은 “약제 적정성 평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직접진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의 의지가 전제돼야 한다”라며 “의료진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과 유기적인 소통을 병행함으로써 해당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수원병원이 지난 1년간 심평원 QI 컨설팅에 참여한 결과는 놀라웠다. 컨설팅 참여 전인 2016년 12월과 비교해 2018년 12월에는 놀라울 정도로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해당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급성상기도 감염항생제 처방률감소 43.12%→17.99% ▲처방건당 약 품목 수 감소 3.56개→3.30개 ▲6품목 이상 처방비율 감소 15.50%→9.55% ▲ 소화기관용 약 처방률 감소 41.63%→30.90% 등 대부분의 수치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
정 병원장은 “우리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경우 고령층이 많은 까닭에 환자 측에서 먼저 약 처방을 요구하는 일이 많았다”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의료진들이 환자와 보다 심도있게 소통함으로써 불필요한 약 처방을 최대한 줄이고자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약은 만능이 아니다. 환자 입장에서야 약을 처방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할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적정진료의 선 안에서 결정돼야 할 사안이다. 즉 환자에게 꼭 필요한 만큼만 약을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적정진료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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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QI 컨설팅의 나비효과, 병원 전체 혁신의 단초가 돼

모든 업무가 마찬가지지만 특히 의료 질 향상이 목적인 QI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무엇보다 구성원의 의지와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수원병원이 QI 과정 중 의료진을 비롯한 병원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신 팀장은 “처음에는 추가적인 업무에 대한 부담으로 직원들 사이에 부정적인 의견이 오가기도 했다”라며 “하지만 QI의 필요성 및 중요성에 대해 꾸준히 교육한 결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의료 질을 제고시키고자 노력할 만큼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정 병원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지도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개인이 아닌 병원 전체의 혁신을 도모한다는 대의명분 앞에 전 직원의 마음이 하나로 모인 것이다.
이번 QI의 진정한 성과는 이른바 ‘나비효과’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다. 처음 컨설팅 때만 해도 약제 적정성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뤘지만 이후 전체적인 적정성 평가 관리를 목표로 부서별 QI 활동을 확장해 폐렴,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뇌졸중, 중환자, 마취 등 적정성 평가 전반에 걸친 질 향상을 시도했다. 신 팀장은 “이외에도 유소아중이염 항생제,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치과, 결핵 등을 분기별 성과관리지표로 관리함으로써 대승적 상향 성과를 거뒀다”라며 “해당 결과는 국가에서 제시하는 적정진료를 올바르게 수행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수원병원의 이번 QI 컨설팅은 심평원과 서로 유기적인 소통이 매우 중요했다. 이 부분에서 심평원과 수원병원은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는 행보를 보였다. 심평원에서 병원의 개선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 병원 측은 이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문제점을 고치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정 병원장은 “우리 병원을 방문해 교육을 진행해준 평가위원은 물론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은 심평원의 도움이 헛되지 않도록 이번 QI 컨설팅을 계기로 병원 및 의료 질개선에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방문에 동행한 평가관리부 이승덕 부장은 “QI 컨설팅을 통해 지속적인 질 향상 노력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돕는 것이 목적이다. 수원병원은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는 만큼 지역의 의료 질 높은 기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비단 수원병원뿐 아니라 국내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의료질 향상의 행보는 결국 국민건강증진이란 목표로 귀결된다. 병원의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환자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의료 서비스 및 환경 개선은 의료인으로서 당연히 수행해야 하는 의무이자 책임인 것이다. 지역 주민들에게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힘겨운 체질 개선 과정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수원병원의 행보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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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I 컨설팅’이란?

 QI 컨설팅은 질 향상 활동이 필요한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심평원이 지원하는 사업이다. 심평원은 평가위원의 기관 방문 교육, QI 지역 전문가의 멘토링 등으로 요양기관의 적극적인 참여와 컨설팅 팀의 협력을 통해 요양기관이 자체적인 질 향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한다.

 ◀ (좌측부터 시계 방향) 평가관리부 안경미 차장, 정일용 병원장, 평가관리부 이승덕 부장, 평가관리부 조연우
 과장, 적정진료실 이은정 간호사, 간호과 박효숙 간호과장, 적정진료실 신연덕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