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전국 방방곡곡

살며시 미소가 지어지는 길

제천 교동민화마을

익살스러운 우리 고유의 민화로 마을 벽면을 채운 제천 교동민화마을은 제천시 중심부에 자리한다. 조용한 마을을 천천히 걸으며 만나는 벽화가 살며시 입가에 미소를 띠게 만드는 곳이다.

편집실 사진 윤선우

‘교동민화마을’이 위치한 교동(校洞)은 향교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제천향교는 1389년(공양왕 1년)에 세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향교를 시작으로 마을 전체에 펼쳐진 벽화는 ‘어변성룡(魚變成龍)’, 즉 ‘물고기가 용으로 변한다’를 주제로 한다. 합격이나 출세를 상징하는, 평범한 사람의 애환과 소망을 담고 있다. 벽화 테마길 안내도를 보면 장생길, 학업성취의 길, 평생길, 추억의 골목길, 장원급제길(한양길, 정도전길), 어변성룡의 길, 소망길 등으로 이름이 붙어 있다.

야트막한 단층집들 사이로 미로 같은 골목이 있고, 그 길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숨바꼭질, 비석치기 등 골목 놀이를 하고, 때론 꾸지람도 들으며 자라던 지난 시간들을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관광객들이 옛 정취를 실감할 수 있는 곳이다.

교동은 196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조성된 도농복합지구 형태의 거주지였으나, 빈 가옥이 늘어나면서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2009년부터 담장에 민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민화와 함께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이 교동 일대의 담장을 장식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100여 점이 넘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