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알코올은 모든 종류의 간질환을 유발하는 원인물질이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단주가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므로 알코올 사용장애 치료도 함께 진행해야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글 박능화 울산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성인의 간은 무게가 1.2~1.5kg에 달하며 체내 대사과정에 관여하는 등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오른쪽 횡격막 아래에 위치하고 갈비뼈가 간을 보호하고 있어 정상인에게서는 대부분 만져지지 않지만 간이 붓거나 커지면 우측 갈비뼈 아래에서 만져질 수 있다.
간은 간세포가 서서히 파괴되어 간기능이 절반 이하로 저하되어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웬만큼 나빠지기 전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따라서 간손상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간 전반에 걸쳐 이미 손상이 심각한 상태로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질환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피로, 전신쇠약, 식욕감퇴, 메스꺼움, 구토, 소화불량, 복부 불쾌감, 오른쪽 윗배 통증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간질환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므로 증상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 간질환이 진행되거나 손상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복수가 발생해 생기는 복부팽만·부종, 토혈, 혈변, 황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알코올은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 모든 종류의 간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만성적인 음주에 의하여 발생하며 과음하는 사람들의 약 80~90%에서 보이는 가장 흔한 질환이다. 이 상태에서 단주하면 정상 간으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보통 매일 80g 이상(소주 1~1.5병)의 알코올을 10~15년 이상 마시는 경우에는 간이 딱딱하게 굳고 기능을 하지 못하는 간경변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지방간은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어 혈액검사에서 간기능 이상을 우연히 발견하거나, 우상복부에 간이 커져 있는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쉽게 피로하거나 소화불량, 우상복부 불편감 또는 통증이 있을 수 있다. 혈액검사에서 간기능이 정상이거나 약간의 이상을 보이며, 초음파검사에서 간이 지방 침착으로 인해 정상보다 하얗게 보인다.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간염은 간세포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알코올성 지방간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만으로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알코올성 간염을 구분할 수는 없다. 간손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증상이 없거나, 피로감, 소화불량이나 우상복부 불편감을 느끼며, 간비대, 간수치(AST/ALT)의 상승을 보인다. 간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우상복부통증과 고열이 있을 수 있고, 심한 황달뿐 아니라 간경변증이 없더라도 복수, 정맥류 출혈 또는 간성뇌증이 나타날 수 있다.
알코올성 간경변증 간경변증은 간세포의 염증과 섬유화, 최종적으로 세포가 괴사되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간경변증이 심해지다 보면 배 속에 물이 차는 복수가 나타나거나, 식도정맥류(Esophageal varix: 문맥압 증가에 의해 식도정맥의 수와 크기가 증가하여 정맥이 혹처럼 부풀어오르는 질환)가 발생해 점점 커지다가 결국 파열하여 심한 출혈을 나타낼 수 있다. 또 혈액 응고에 이상이 나타나거나, 뇌 기능, 신장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이나 간염은 회복될 수 있지만, 간경변증은 대체로 회복되기 어렵다. 그 외에도 과음을 하면서 식사를 잘 하지 않아 영양결핍, 말초신경병변에 의한 이상감각, 치매나 중추신경장애, 심장기능 이상에 의한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알코올중독이 심해 병원에 입원하면 금주로 인한 금단증상(만성중독자가 원인물질의 섭취를 끊었을 때 일어나는 정신·신체상의 증상으로, 하품, 재채기, 불면증, 통증, 불안, 허탈감, 구토, 환각, 망상 등으로 나타남)을 보이기도 한다. 알코올성 간경변증 환자의 5~15%에서 간세포암이 발생한다.
알코올성 간질환 치료는 술을 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알코올에 의한 간손상의 초기 상태인 지방간은 술을 끊으면 정상으로 회복되므로 되도록 빨리 금주하는 것이 좋다. 금연과 마찬가지로 금주를 시작하기는 쉬우나 지속하기는 매우 어렵다. 술을 끊는 데에는 개인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가족이나 동료, 의료진의 사랑과 협조가 있어야 한다. 또한 사회적으로도 건전한 음주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술을 완전히 끊는 것이 어렵다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단주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알코올성 간경변과 심한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에게는 안전한 음주 범위가 없으므로 반드시 단주해야 한다. 영양부족 상태에서는 술로 인한 간손상이 더 심해지므로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개인의 의지로 금주가 어렵다면 병원을 방문하여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정신과적인 치료를 받거나 알코올 치료 상담기관의 전문상담요원이나 금주동호회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또 지방간 환자라면 운동과 체중조절이 필요하다. 비만한 사람은 음주에 의한 간손상 위험이 더 높다. 특히 비만인 경우에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아도 지방간, 지방간염, 간경변증이 생길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지방간 치료법은 체중감량과 식사요법, 꾸준한 유산소운동이다. 대부분의 지방간 환자는 과체중이나 비만을 동반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운동은 지방간 치료뿐 아니라 혈압을 떨어뜨리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정상간 습관성음주 80~90%, 알코올성 지방간 10~35% 알코올성 간염, 알코올성 지방간 10~20% 알코올성 간경변증, 알코올성 간염 50% 알코올성 간경변증,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문항 | 점수 | ||||
|---|---|---|---|---|---|
| 0 | 1 | 2 | 3 | 4 | |
| 얼마나 자주 술을 마십니까? | 없다 | 월 1회 | 월 2~4회 | 주 2~3회 | ≥4회/주 |
| 술을 한 번에 몇 잔 마십니까?(소주) | 1~2 잔 | 3~4 잔 | 5~6 잔 | 7~9 잔 | ≥10 잔 |
| 한 번에 소주 1병 또는 맥주 4병 이상 마시는 경우는 얼마나 자주 있습니까? |
없다 | <1회/월 | 1회/월 | 매주 | 거의 매일 |
| 지난 일 년간 한 번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었던 때가 얼마나 자주 있었습니까? |
없다 | <1회/월 | 1회/월 | 매주 | 거의 매일 |
| 지난 일 년간 평소 같으면 할 수 있던 일을 음주 때문에 실패한 적이 얼마나 자주 있었습니까? |
없다 | <1회/월 | 1회/월 | 매주 | 거의 매일 |
| 지난 일 년간 술을 마신 다음 날 정신을 차리기 위해 해장술이 필요했던 적은 얼마나 자주 있었습니까? |
없다 | <1회/월 | 1회/월 | 매주 | 거의 매일 |
| 지난 일 년간 음주 후에 죄책감이 든 적이 얼마나 자주 있었습니까? | 없다 | <1회/월 | 1회/월 | 매주 | 거의 매일 |
| 지난 일 년간 음주 때문에 전날 밤에 있었던 일이 기억나지 않았던 적이 얼마나 자주 있었습니까? |
없다 | <1회/월 | 1회/월 | 매주 | 거의 매일 |
| 음주로 인해 자신이나 다른 사람이 다친 적이 있습니까? | 없다 | 있지만, 지난 1년간 없다 |
지난 1년간 있다 | ||
| 친척이나 친구, 의사가 당신이 술 마시는 것을 걱정하거나 당신에게 술 끊기를 권유한 적이 있습니까? |
없다 | 있지만, 지난 1년간 없다 |
지난 1년간 있다 | ||
출처: 대한간학회 간질환백서
위 문항별 점수를 합산한 점수로
다음과 같이 선별한다.
정상
남성 9점 이하, 여성 5점 이하
위험 음주군
남성 10~19점, 여성 6~9점
알코올 사용 장애군
남성 20~40점, 여성 10~40점
박능화
울산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로 재직하며, 급성·만성간염, 간경변증(간경화), 간암, 자가면역 간질환을 전문분야로 진료를 보고 있다. 울산 내과학회 및 부산·울산·경남 간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학간학회 전산정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